말 나온 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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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몇일 우리나라는 아니... 세계는 미국 대선 후보 경선도 아닌 글로벌 경기 둔화도 아닌 알파고로 시끄럽다 이게 참 보고 있자니 기분이 오묘~~~하다 기술 발전이 놀랍기도 하고 왠지 뒷골이 서늘해지는 것이.... 막상 경기를 보니 엄청 재밌네 ㅎㅎㅎ 바둑이 이렇게 재밌는 스포츠였나 싶다 –해설도 의외로 딱딱하지 않고, 맛깔나게 잘 하대- 사실 나는 바둑을 1도 몰라서 해설자들이 해주는 얘기 들으면서 ‘아~ 지금이 이런 상황이구나’ 하면서 보고 있다 중계방송을 보면서 꽤 많이 나오는 해설자의 단어가 <실수> 더라 느닷없이 이상한 수를 두면 “알파고가 실수를 했네요“ 라며 ‘역시 아직은...’ 이런 늬앙스 그런데 알파고가 이겼다 경기 전 만해도 <AI가 바둑만큼은 아직 인간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하는 분위기 –사실 나도 당연히 그럴줄 알았다- 였는데, 알파고가 이겼다 처음에 나는 ‘알파고가 워낙에 특이한 수, 정형화 된 프로기사가 아니라서 이상한 수를 두니 오히려 세계 최고수라는 이세돌이 ’이게 뭐지?‘ 하면서 말리는게 아닐까?’ 라고 생각해보았다 그런데 오늘 경기까지 보고나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알파고는 <실수>를 한 것이 아니라 경기를 이기기 위해 그저 많은 수들 중에 한 수를 둔 것뿐이다 그 <실수> 라는 것은 닝겐의 눈으로 봤을 때의 것이겠지 프로기사들은 절대 두지 않는 수를 두었다고, 그것이 틀린 혹은 잘 못 된 수가 아닌 것이다 우리끼리는 지금 새로운 패러다임의 바둑입네 어쩌네 하면서 호들갑 떨고 있지 알파고에게 “도대체 거기서 그 수를 둔 이유가 무엇입니까?” 라고 인터뷰를 한다면, “거기 둬야 이기니까” 라고 심드렁하게 대답할 것만 같다 우리가 정해놓은, 그렇게 믿는, 당연스레 해 왔던 것이 정답이고, 그게 아니면 틀렸다고 치부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누가 모르겠냐만 또 그렇게 나는 <실수>를 했고, 하고, 할 것이다 부끄럽다 언젠가 AI가 자신의 생각까지 스스로 말 하는 그날이 온다면, 나를 무릎 꿇려 앉혀 놓고 훈계를 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며...총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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