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자유게시판
[덤덤] 폭주  
10
NOoneElse 조회수 : 2073 좋아요 : 1 클리핑 : 0
중국과의 계약..
꽤 오랜 기간을 끌어왔던 계약이 이젠 마무리되었다고 느끼는 순간... 
온몸의 긴장은 풀려 버렸고, 
술기운은 상상을 할 수도 없는 속도로 정신을 잃게 만들었고, 
저절로 움직이는 듯 걸어가고 있지만, 
심하게 늘어진 몸으로 집으로 향했던 것 같다.

아침에 정신을 차리려 노력할 때,
눈에 띈 냉장고 옆 맥주 4캔과 편의점에서 산 것으로 보이는 감자 스틱 한 봉지.
저것들은 대체 왜 사온걸까? 
마시지도 못하면서..

목이 칼칼하다. 
온통 엉망인 방안에, 유일하게 어제 입었던 옷들만 잘 정돈되어 있다.
옷 만큼은 멀쩡하게 챙기다니... 차라리 정신을 챙기지..

불은 켜져 있고,
커텐은 닫지도 않았으며,
이불은 침대 밑에 떨어져 있고,
팬티만 입고 엎어져서 덜덜 떨며 자고 있었다.

평소 아무런 불편도 느끼지 않는 혼자 사는 삶인데..
꽤 오랜 시간 동안 잊고 있던 '혼자'라는 것이 이렇게 처절함을 남기는구나.

...
...
...

기억을 더듬어 보니 그녀와 오랜 시간 통화를 한 것 같다.
휴대폰을 확인해보니 1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이 찍혀 있다.
기억에 남는 것은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내가 집에 잘도착하게 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말을 걸어주고, 
또 도와주던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

아 그랬다.
그녀와 통화하면서, 옷을 차곡 차곡 잘 정리했던 것 같다. 
옷을 잘 벗어두고, 정리하고, 테이블에 앉아서 휴대폰 옆에 코를 박고 통화를 했었다.
통화를 하면서 스피커폰으로 울려나오는 목소리가 너무나 귀여웠다는 생각이 들었었고,
통화 중에 보내준 귀엽지만 왠지 모르게 눈빛이 이상한 동물 모양의 베게 사진을 바라보면서,
그것을 껴앉고 있을 그녀를 떠올리며 묘한 질투의 말들을 내뱉었던 것 같다.

팔꿈치와 무릎이 아픈 것 같다.
테이블 여기저기에 부딪혔던 것이겠지.
그래 맞다. 그래서 그녀가 오늘은 상비약을 챙기라고 했었다.

그리곤 기억이 없다.
조각조각 부서진 기억들을 더 모아보려 하지만,
머릿속은 백지장 같다.

...
...
...

중국에서 메일을 보냈으니 확인하라는 카톡이 와 있다.
후아.... 쉴 틈을 안주는구나.
그래, 계약 끝내고, 입금 했다고 일이 끝나는게 아니라, 
이제 시작이니까.

이제 다시 정신을 차려 보는거야.

조각조각 나뉘어서 제대로 기억 못하는 춘일몽 같은 일들은 정리하고, 
다시 달리는거야.

간을 지치게 하는 폭주(暴酒)가 아니라, 브레이크 없이 달려가는 폭주(暴走)를 해야 하니까.
설사 오늘이 토요일이라 해도 말이지.

de Dumb square
NOoneElse
덤덤 입니다.
de Dumb square는 "Dumb 의 제곱(square) 즉, Dumb Dumb"으로 부터라는 의미. 뭐 그냥 두 배쯤 멍청하다는 의미입니다. ㅠㅠ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 추천 콘텐츠
 
당신만을위한은밀한 2016-03-29 12:35:33
정신차리고 아자!!!!^^
NOoneElse/ 끙차!! 훅훅! 아자아자! 힘내야죠~!
1


Total : 36148 (1325/1808)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9668 저도 구입했어요~~ㅎ [8] 나는나닷 2016-03-23 2623
9667 오랫만이에요 레홀^^ [20] 언니가참그렇다 2016-03-23 2702
9666 마음 조각하기 160323 [2] 균형 2016-03-23 2276
9665 같이 공부하는 누나.. [2] 계속서있음 2016-03-23 3294
9664 드디어 택배가 왔습니다..ㅎ.ㅎ [10] 희레기 2016-03-23 2739
9663 내 자지는 특별하다?? [5] clrboat 2016-03-23 2563
9662 남자들의 길이측정 [5] 중간의중요성 2016-03-23 4701
9661 놀러간다 얏호 ㅋㅋ [5] 미몽 2016-03-23 2077
9660 어제도 [4] 계속서있음 2016-03-23 1907
9659 공부하시는분들힘내세요 [5] 보거스시끼 2016-03-23 1971
9658 몇 번을 하는거야 [1] Yfive 2016-03-23 2498
9657 놀고싶은 날씨 [4] 나는나닷 2016-03-23 2219
9656 수요힐!!!!! 쑥먹어라 2016-03-23 1602
9655 휘어진 자지에 대한 단상 [17] 훌랄라라 2016-03-23 14312
9654 아!!! 이 여자 때문에 미치겠습니다!..(글 퍼옴).. [1] Mare 2016-03-23 2678
9653 [오일마사지]다시 생각하게된 섹스 그리고 관계.. [4] 오일마사지 2016-03-23 4249
9652 나름 봄 [30] Balance 2016-03-22 2556
9651 클리핑이 뭐에요? [10] 오동통한여우 2016-03-22 2492
9650 빼꼼 [4] 뽕알 2016-03-22 2004
9649 레드어셈블리세미나&파티 현장이야기 part 3 쭈쭈걸 2016-03-22 2091
[처음] < 1321 1322 1323 1324 1325 1326 1327 1328 1329 1330 > [마지막]  


작성자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