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덤]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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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천득을 읽다가 느끼고, 깨닫게 되는 생각들은 다양하다. 그는 일상의 삶에서 아주 작은 부분을 차곡차곡 접어둔 옷가지처럼 나열하다가도, 오히려 비에 젖어 듬성듬성 널려진 나른한 빨래들처럼 삶을 흩뿌린다. 그는 떠났지만, 그가 남겨둔 글들이 주는 여운들. 삶의 한 순간들을 쉽사리 조각조각 내기도 하고, 간혹 단순히 주섬주섬 모아둔 것처럼만 보이지만, 글의 끝에서 남는 여운들은 깔끔하게 쌓아둔 옷섬들의 의미를 찾으려는 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널부러진 빨래들의 한숨만도 같다. 그런, 그에게 중독을 느끼듯.. 중독이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이미 중독 되어버린 것인지 모르는 방황이 '시작' 되어버렸다. ... ... ... 잘잘한 삶의 작은 조각들이 모여들기라도 한 듯이 쌓인 이야기들이 정리조차 되지 않은채로 널려 있다. 극소량의 아드레날린이 뇌를 깨우고, 정신을 들게할 수 있는 것처럼, 작은 에피소드 하나 하나가 생각을 깨우고, 빠져들게 하는 무엇가를 의미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더 마음을 다져야만 빨려들어가고 있는 모래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다. 정말 그러하다면, 이젠 중독을 인정해야 할까? 마치 피천득이 차곡차곡 쌓인 삶의 조각으로 인연을 이끌어냈던 것처럼? 아니라면, 굳고 강한 마음으로 쏟아지는 비에 온몸이 젖어버리더라도, 땅이 굳어지길 기대해야 할까? 대신 마음은 나른한 빨래들처럼 늘어지고 몰인정 아니, 불인정의 더미에서 허우적 거려야만 하겠지. 시작인지, 전환점인지, 아니면 포기를 알리는 신호인지,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마음을 맡겨야 하는지, 이제 서서히 결론을 향해 달려가야만 한다. 중독되어 버린 자는 중독을 벗어나기 보다는 더 깊은 중독을 갈망할테니, 내가 더 중독되기를 바라는지, 아니면 벗어나길 바라는지만 확인하면 되리라... 차라리, 한낱 꿈이면 얼마나 좋을까? 깨어난 뒤의 아쉬움은 남더라도, 최소한 상처는 남지 않을테니.. de Dumb squa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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