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벚꽃 한 잎 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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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이 곡을 이렇게 듣는군요.
처음 그치의 노래를 듣고 당신 벨 소리로 저장하면서 몆 번을 다시 들었더랬지요. 라라. 라라라라라라 라라. 라라라 라라라. 이 후렴구. 당신처럼 종일 내 머리 속의 방에서 나오질 않던 날. 그 방에는 하얀 침대와 벌거벗고 세상의 첫 날 처럼 꼭 안고 있던 우리와 이 곡 만이 있었지요. 곡은 절정으로 치닫고 난 당신이 으스러지도록 발끝까지 감싸 안습니다. 곡이 끝나도 사라지지 않는 체온의 떨림처럼, 지금 다시 문을 열어 본 그 방에는 당신의 체취가 봄바람에 안긴 벚꽃처럼 날리고 있네요. 출근길, 차창에 붙은 벚꽃 한 잎만 바라보며 운전한 내 마음을 이제는 알겠나요? 어제 내가 말한 조용한 사랑이 이런 것일 수도 있어요. 참 곤욕스런 사랑이다 싶지만. 당신말대로, 하루쯤은, 남자이기에, 나 또한 그런 날이 있는 거지요. 요즘 느낀다며 이해가 사치라는 당신 말. 봄나물 같아요. 냉이나 달래 특유의 알싸한 맛. 큰 대접에 뜨겁고 하얀 밥과 윤기 흐르는 찰고추장을 한수저 턱 떨구고 서걱 서걱 젓고 비벼서 한 입 크게 물어 씹으면 목 넘기기 직전 찾아와 코 끝에 맺히는 봄의 생기, 그 알싸함이란! 사치스런 맛일 수는 없지 않겠어요? 봄은 세상의 모든 사치를 허용하는 계절입니다. 그러니. 당신도 허락 해 주세요. 당신의 사치를, 나의 사랑을. 나만의 당신을.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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