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덤] 더러운 정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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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정의감이지만, 잘 생각해보면 비겁하고도 평범한 일상에선 아무 것도 아닌 일 일지도 모릅니다. 신임 이사와 함께 소주 한 잔을 지리하게 끌다가 집으로 돌아오던 길...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목격하고, 112에 신고를 했습니다. 잘생긴 남자 하나와 평범한 여인네가 싸움을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이해하지 못할 상황이었죠. 술기운이 가시지 않았던 이유로 평소 마시던 카스를 제쳐두고, 클라우드 병맥주 2병과 담배 한 갑을 챙겨넣은 비닐 봉지가 손에 들려 있었고, 어서 집으로 돌아가서 맥주 두 병을 처단(?)하고 잠들어야한다는 의무감에 집으로 향하던 길이었죠. 멀쩡하게 생긴 놈, 아니 잘생긴 놈팽이 하나가, 한 여자를 죽도록 때리고 있었죠. 목을 조르고, 발로 걷어차고, 주먹이 순식간에 서너차례 여자의 얼굴을 좌우로 때리고 있었습니다. 비닐 봉지에 담긴 맥주가 딸랑 거리는 소리는 제쳐두고, 미친 듯 두 사람을 말렸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왜 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약자를 구해야한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단지 이것은 옳지 않으니 옳게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을지.... 어느 순간 왜 말리기 시작했는지, 무엇을 위해서 말리기 시작했는지는 몰랐지만, 단순히 누군가가 이유도 모른체 맞고만 있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말리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전혀 알지 못하던 두 사람의 싸움을 말렸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 하나는 죽어 나갈 것 같았거든요. 강한 주먹질과 발길질을 내던지는 남자의 한 번 한 번은 여자를 죽음으로 몰고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여자의 격렬한 반항은 안타까웠기 때문이죠. 그런데, 주먹질을 하던 두 사람의 대화는 정말 믿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두 사람은 정말로 서로 사랑하던 사람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둘은 사랑하지만 부모님간의 갈등을 주체하지 못해서, 그 갈등을 정리할 방법을 찾지 못해서 싸움이 시작됐고, 그로 인해 주먹질까지 이어졌더군요. 굉장히 더럽고, 우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들이 왜 죽일 듯이 싸우는 것일까? 싸움을 말릴 수 없는 한계라 느꼈고, 결국엔,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말로 지독했던 남자는, 출동한 경찰에게... 순순히 "내가 저 여자를 때렸소!"라고 외칩니다. 여자는 땅바닥에 엎드려 움직이지 않은지 5분이 넘게 지나버렸습니다. 그리고, 난 경찰에게 그 둘에 대한 설명과 연락처를 남기고 돌아섭니다. ?이미 경찰에 넘어간 사건에 대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남지 않았고, 경찰들 역시도 어서 집에 돌아가라는 이야기 밖엔 할 수 없었으니... 사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기에, 내가 무엇을 하더라도 결과는 바뀌지 않기에, 그냥 내버려 두면 그 뿐입니다. 하지만, 왜인지 모를 애뜻함.. 혹은 연민이 남아서 자꾸만 생각 나네요.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랑'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있을까? '사랑'이란 것이 무엇일까? 과연 '사랑'이라는 말의 결과는 어떤 것일까? 그냥 내버려뒀어야 할까요? 내 일이 아니니까... 남의 일이니까... 내가 무엇을 한다해도 바뀌는 것은 없으니까... 때묻은 정의감은 답답함으로 남습니다. de Dumb squa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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