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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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아침입니다.
비 온 뒤의 풍경이 고스란히 전해지네요. 하룻밤 사이에 어찌나 쑥 컸는지 길가의 풀잎들이 연노란빛으로 바람길도 물들이고는 서로 키재기 하며 춤을 춥니다. 풀잎들의 댄스를 보며 들어선 공장에는 그만한 활기가 돌지를 않는군요. 어제 내린 비에 마음마저 먼 고향 생각들로 젖었을까요. 동료들의 겉으로 드러난 얼굴이 까칠합니다. 대야에 물 받아 얼굴을 닦아주고 코 풀어내던 어머니의 손길이 필요해 보여요. 커피 물을 올려요. 내가 채워줄 수 없는 감정의 조각들은 가끔 커피 한 잔이 채워주기도 하지요. 말없이 건내는 과자 한 조각이나 수고했다고 부둥켜 잡은 어깨에서 덜컹. 마음의 문이 열리기도 합니다. 난 블랙으로 한 잔 마실까해요. 어제 먹다 남은 작은 빵이 두 개나 있어요. 빵결에 뿌린 흰설탕 가루는 다 녹아 보이질 않지만 햇빛에 그을린듯 탱탱하게 윤기나는 살결은 침샘을 자극합니다. 어디 침샘뿐이겠어요! 빵은 거기 그대로 변함없이 있지만 이미 난 눈으로 코로 입술로 혀로 키스하듯 그 맛을 훔쳤답니다. 그런데 내 마음. 질투심도 여전하군요. 에그타르트. 여즉 차가운 공기를 핑계로 오븐에서 갓 나온 에그타르트를 떠올립니다. 당신의 살결을 물듯 가장자리부터 한 잎씩 베어물면 아! 츄릎. 잎안 가득 퍼지는 촉촉함. 제발요. 커피는 당신의 키스로 전해주세요. 연분홍의 립스틱이 찍힌 커피의 향은 철옹성같이 미련한 내 마음을 소리 하나 없이 무너뜨리고야 맙니다. 가끔. 무장해제되어 맞는 아침이 이렇게나 좋군요. 안경을 곧추 세우고 옷깃도 여미고 머리결도 스윽 다듬으며 이런 내 마음 아무도 모를꺼야. 혼잣말을 해봅니다. 오늘은 꽃밭에 뛰노는 아이처럼 향기롭게만 일하겠어요. 무릎 베개를 내어주고 허밍으로 바람을 일으키던 당신의 꽂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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