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일곱인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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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물일곱 너는 서른.
내가 만났던 네명의 여자, 두명의 남자. 그리고 여덟번째 너. 내 침대에서 다 벗고 너에게 안겨있는 나를 한손으로 안고는 티브이를 보았어. 내일의 출근시간을 떠올리며 넌 양말도 벗지 않고 초조하게 시간을 세었어 '사랑해라고 말해주지 않을래?' 라고 부탁했고, 너는 나의 눈을 보며 사랑한다고 말했어. 그래 그럼되었지. 혼자 속으로 중얼거리는데, "이제 가야겠다." 침대가 따뜻해지기도 전에 일어나는 너를 보며 나는 벗은 내 몸이 부끄러워서 이불밖으로 나갈 수 없었어. "졸려서 마중을 못나가겠어, 잘가." 어설프게 인사하고 방문이 닫히고 난 눈물한방울쯤 흘렸을까 스물일곱이 되면 이런 일로 울지 않을 줄 알았지. 이불에 너의 냄새가 스몄을까 킁킁거리다가, 잘 들어가고있다는 너의 문자에 끄덕거리며, '보고싶다'고 소리내서 말했어. 너에게 들렸을리가. 뒤에서 안아주고, 크게 내쉬는 그 날숨이 어깨에 닿는 그 오싹한 행복이 유독 그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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