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자유게시판
편지. 젊은 시절의 내게 띄우고 픈.  
0
아저씨펌 조회수 : 1861 좋아요 : 1 클리핑 : 0
사다는 동료인 류키에게 때때로 자기 집안일을 푸념했다. -집에는 오로지 사다만을 바라보며 사는 어머니 한 분 밖에 없었다. 어머니는 아들이 운동권이 되는 것을 '몸부림치며' 슬퍼했다. 어머니는 그를 고등상업학교까지 공부시키기 위해 8년이나 온몸으로 일했다. 그는 어머니의 몸을 조금씩 갉아먹으면서 살아온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는 사다가 학교를 졸업하고 은행원이나 회사원이 되면 자신은 아들의 월급을 자랑하거나, 하루 종일 여유롭게 차나 마시면서 근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1년에 한 번 정도는 고향에 놀러 가거나, 보너스가 들어오면 가끔씩 온천에라도 갈 수 있겠지...... 지금처럼 매달 돈 나갈 일에 벌벌 떨거나, 변명을 늘어놓거나, 전당포를 들락거리거나, 압류를 당하지 않아도 된다. 그것은 마치 뜨거운 물속에서 나와 속옷만 걸친 채 툇마루에 가로로 길게 누운 것처럼  더없는 행복으로 여겨졌다. 어머니는 길고 긴(실제로 그것은 너무 길게 느껴졌다) 고통 속에서 오직 그런 일들만 생각하고, 예상하고, 그 이유 하나로 고통을 견뎌왔다.(중략) 사다가 2층에 있으면 때때로 어머니가 올라왔다. 그 횟수가 점점 잦아졌다. 어머니는 그때마다 똑같은 얘기를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 하나가 뭘 어쩐다고 해서 세상이 달라지는 게 아니야. 그러다가 무슨 일이 생겨서 밥도 못 먹게 되면 어쩔래? 너는 세상 사람들이 꺼려하는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란다, 틀림없이 뭔가에 홀린게야. 나는 매일 너를 위해서 신령님과 돌아가신 네 아버지께 빈단다...... 사다는 짜증이 나면 "어머니는 몰라요"라고 반쯤 우는 목소리로 외쳤다.
"그보다, 이 에미는 네 마음을 모르겠다." 어머니는 어깨를 움츠리며 가냘프게 말했다.
귀찮아진 사다는 어머니를 남겨두고 2층에서 쿵쾅대며 내려왔다. 그래도 사다의 기분은 풀리지 않았다. 나를 이런 겁쟁이로 만드는 사람은 엄마다, '뜻밖에도 엄마가 우리의 가장 큰 적이었어.' 그는 흥분한 마음으로 생각했다. -고바야시 다키지

나카지마 요시미치의 책에서 옮겨 적었어요. 손가락이 힘들다 ㅎㅎ

뜻밖에도 우리 엄마가 우리의 가장 큰 적이었어.
이 문장을 내려 놓을 수가 없었어요.

뜻밖에도.
내게 가장 가깝고 내가 가장 믿었던  사람들이 적인지 모른다면.

한장을 더 넘기면 작가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당신이 만일 자기 내부에서 끓어오르는 뭔가를 하고 싶다면 부모를 정신적으로 버릴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 이상의 것, 다시 말해 "부모와 어떻게 대결해야 하는지"는 당신의 문제다. 그 누구도 대신 결정해줄 수 없다.

어떻게 생각해요? 출가한 딸이자 부모인 당신은?

우리도 지금 사다의 엄마처럼 그럴까?

여기까진 책의 시선과 동일하게 본 것이구요.

난 내게 가까운 사람이 적일지라도.
등에서 내게 칼을 꼽는다 하더라도
그것은 나의 일이다.
어쩔수 없네. 그럴 것 같군요.
물론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나의 등이 드넓고 깊어 보이며
후광이 끝끝내 머물도록 해야 할 몫은 스스로  해내야 겠지요.


문득.
당신의 등을 보다가. 난.
후크만 풀고 싶어졌다눈!
^~^♡
아저씨펌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 추천 콘텐츠
 
늙은탱 2016-05-26 00:31:56
책 많이 읽은 티가 팍팍 나네요~외모에서 고수의 풍모가 느껴지더라니~
아저씨펌/ 아 이것참 씨익:D 감사합니다~ 외모 칭찬 좋아해요~~ㅎㅎ;;
슈퍼맨456 2016-05-25 23:15:08
마지막까지 좋은글이네요
아저씨펌/ 아, 여기까지 오셨군요. 그냥 편안하게 읽은 마음이라면 먼지 든 옷을 털 듯 한 번 털고 일어나시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1


Total : 36657 (1279/1833)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1097 20남입니다.일반채팅하실분? [14] 야루니아 2016-06-23 2241
11096 아참.. [56] 낮져밤이 2016-06-23 4328
11095 오늘 하루도 고생들 많으셨습니다~ [2] OhgRay 2016-06-23 1656
11094 강릉 없나요..ㅎ [23] zzzkkk111 2016-06-23 2511
11093 참치마요 [13] 쪼요쪼요 2016-06-22 2052
11092 여기서 만난 친구가 그런말을 하더랍니다. [15] 꽁이c 2016-06-22 3075
11091 야근후 혼자 맥주한잔... [3] 탄산음료러브 2016-06-22 2002
11090 [기사공유] 레드어셈블리 세미나n파티 2회 후기 이벤트 당첨.. [4] 레드홀릭스 2016-06-22 2574
11089 제가 말이에요 원작잔데 말이에요 [1] 레드 2016-06-22 2178
11088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난 당신을~ 생각해요~.. [2] OhgRay 2016-06-22 1700
11087 레드스터프 오픈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네요. [10] 섹시고니 2016-06-22 3161
11086 귀로듣는 레드홀릭스 [16] 곰팅이얌 2016-06-22 7123
11085 장마가 시작됐네요. [13] 디니님 2016-06-22 2092
11084 이상하게 비오면 성욕이 더 올라오지 않나요? [4] 레홀꿈나무 2016-06-22 3521
11083 허심탄회하게 [15] 슈퍼맨456 2016-06-22 2204
11082 섹스와 사랑은 별개의 문제이다.... [15] 뱀파이어 2016-06-22 4941
11081 일본어 좀 아시는 분들은 빵터짐 [9] 풀뜯는짐승 2016-06-22 2773
11080 여친과 환상적인궁합 [6] 화리온 2016-06-22 3453
11079 [기사공유] 플레이 카테고리 OPEN [4] 레드홀릭스 2016-06-22 2007
11078 레홀에서 섹스하고 싶을 때.... [3] 뱀파이어 2016-06-22 2496
[처음] < 1275 1276 1277 1278 1279 1280 1281 1282 1283 1284 > [마지막]  


작성자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