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젊은 시절의 내게 띄우고 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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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는 동료인 류키에게 때때로 자기 집안일을 푸념했다. -집에는 오로지 사다만을 바라보며 사는 어머니 한 분 밖에 없었다. 어머니는 아들이 운동권이 되는 것을 '몸부림치며' 슬퍼했다. 어머니는 그를 고등상업학교까지 공부시키기 위해 8년이나 온몸으로 일했다. 그는 어머니의 몸을 조금씩 갉아먹으면서 살아온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는 사다가 학교를 졸업하고 은행원이나 회사원이 되면 자신은 아들의 월급을 자랑하거나, 하루 종일 여유롭게 차나 마시면서 근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1년에 한 번 정도는 고향에 놀러 가거나, 보너스가 들어오면 가끔씩 온천에라도 갈 수 있겠지...... 지금처럼 매달 돈 나갈 일에 벌벌 떨거나, 변명을 늘어놓거나, 전당포를 들락거리거나, 압류를 당하지 않아도 된다. 그것은 마치 뜨거운 물속에서 나와 속옷만 걸친 채 툇마루에 가로로 길게 누운 것처럼 더없는 행복으로 여겨졌다. 어머니는 길고 긴(실제로 그것은 너무 길게 느껴졌다) 고통 속에서 오직 그런 일들만 생각하고, 예상하고, 그 이유 하나로 고통을 견뎌왔다.(중략) 사다가 2층에 있으면 때때로 어머니가 올라왔다. 그 횟수가 점점 잦아졌다. 어머니는 그때마다 똑같은 얘기를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 하나가 뭘 어쩐다고 해서 세상이 달라지는 게 아니야. 그러다가 무슨 일이 생겨서 밥도 못 먹게 되면 어쩔래? 너는 세상 사람들이 꺼려하는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란다, 틀림없이 뭔가에 홀린게야. 나는 매일 너를 위해서 신령님과 돌아가신 네 아버지께 빈단다...... 사다는 짜증이 나면 "어머니는 몰라요"라고 반쯤 우는 목소리로 외쳤다.
"그보다, 이 에미는 네 마음을 모르겠다." 어머니는 어깨를 움츠리며 가냘프게 말했다. 귀찮아진 사다는 어머니를 남겨두고 2층에서 쿵쾅대며 내려왔다. 그래도 사다의 기분은 풀리지 않았다. 나를 이런 겁쟁이로 만드는 사람은 엄마다, '뜻밖에도 엄마가 우리의 가장 큰 적이었어.' 그는 흥분한 마음으로 생각했다. -고바야시 다키지 나카지마 요시미치의 책에서 옮겨 적었어요. 손가락이 힘들다 ㅎㅎ 뜻밖에도 우리 엄마가 우리의 가장 큰 적이었어. 이 문장을 내려 놓을 수가 없었어요. 뜻밖에도. 내게 가장 가깝고 내가 가장 믿었던 사람들이 적인지 모른다면. 한장을 더 넘기면 작가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당신이 만일 자기 내부에서 끓어오르는 뭔가를 하고 싶다면 부모를 정신적으로 버릴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 이상의 것, 다시 말해 "부모와 어떻게 대결해야 하는지"는 당신의 문제다. 그 누구도 대신 결정해줄 수 없다. 어떻게 생각해요? 출가한 딸이자 부모인 당신은? 우리도 지금 사다의 엄마처럼 그럴까? 여기까진 책의 시선과 동일하게 본 것이구요. 난 내게 가까운 사람이 적일지라도. 등에서 내게 칼을 꼽는다 하더라도 그것은 나의 일이다. 어쩔수 없네. 그럴 것 같군요. 물론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나의 등이 드넓고 깊어 보이며 후광이 끝끝내 머물도록 해야 할 몫은 스스로 해내야 겠지요. 문득. 당신의 등을 보다가. 난. 후크만 풀고 싶어졌다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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