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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트로 요 며칠 사이 상당히 열받는 일이 하나 생겨 몇 년 만에 제대로 야마가 돌아 눈이 떠 있는 시간동안은 내내 분노에 휘어잡혀 정신이 점점 썩어 문드러지는 느낌이다. 여기다가 좀 써갈기고 토해놓으면 나아지려나. 아무튼 볼 사람은 볼 거고 안 볼 사람들은 안 볼 거니까 그냥 갈겨나 볼란다. 발단 남자 투성이인 지인들 그룹채팅에서 저녁 스케쥴을 묻길래 (여자친구)'상황 봐서'라고 대답했더니 '여자친구 생리해?'라는 좆병신같은 반문을 받았는데, 저 말에 동조하며 생리 말고 다른 단어로 순화했어야지라는 말만 늘어놓고 실례가 뭔지도 모르는 새끼들 투성이길래 재미있냐고 물어봤더니 재미있으라고 한 건 아니란다. 씨발... 전개 짧은 시간이였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야 어차피 그룹 내에서 단물빠진 껌 같이 적당히 질겅질겅하기 좋은 모양새였고 그런 행동에 무신경한 편이기도 했으나 얘(여자친구)는 뭔 죄가 있어 자기도 수모를 당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어 남의 여자친구 생리 이야기는 왜 나오냐고 몇마디 따졌다. 절정 점점 재미있어졌다. 내가 조금 욱했더니 여자친구가 생리해서 눈치보는 줄 알았단다. 자기도 자기 여자친구 생리할 때 짜증난다고 하면서 셀프 퉁치기를 시도하질 않나, 자기는 여자 면전에 대놓고 저렇게 물어볼 수도 있다고 여자친구 여기 불러보라고 하는 말에 난 간신히 붙잡고 있던 어이마저 상실해버렸다. 저게 어디가 사회생활 하루이틀 한 20대 초중반도 아니고 나이는 서른 지난지가 한참인 사람새끼 입에서 나온 말인지 궁금했지만 별로 묻고싶지도 않았다. 결말 그래 알았다. 하고 방을 나오고 나니 다시 불러 3마디 정도 사과를 하더라. 사실을 이야기했지만 거친 단어를 써서 미안하다고. 자기가 원래 말이 직설적으로 튀어나온다고. 그래 나도 그건 알고 있는데 이 씨발새끼야 니가 직설적으로 말이 튀어나오는 거랑 예의 밥말아쳐먹은거랑은 다르지. 여자친구 생리때문에 눈치보는 게 사실이라도 최소한의 개념탑재를 했다면 그 말이 입밖으로 나와야 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뉘예뉘예 졔가 잘몬했쯉니다 하며 적당히 넘어가려 하면서도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사과의 메시지와 지금 중요한 문제가 대체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고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는 개새끼들이랑은 계속 더 있기 싫어 역지사지의 예를 든 뒤 작별인사와 함께 방을 나와버렸다. 에필로그 한 번 불이 붙은 분노는 왜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것일까. 자다가도 벌떡벌떡 깨는 수준은 아니지만 눈 뜨고 있는 동안에는 머리에서 도무지 나갈 생각을 하질 않는다.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는 개새끼들 그룹에 10년도 넘게 사귄 친구가 포함되어 그 세월에 대해 덧없고 아까움을 느껴 그런 것인가 아니면 호구같은 남자친구 덕분에 자기도 모르게 도매급으로 넘어간 여자친구에 대한 미안함과 무기력감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카톡 캡춰라도 해놓아 어디 사람 많은 게시판 같은곳에 좀 걸어둘걸 그랬나 하는 뒷북의 아쉬움일까. 이젠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괜한 것에 화낸 건 아닌 것 같아. 이렇게 주절거리는 것도 한낱 쭉정이의 자위처럼 보이지만 내 분노는 정당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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