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자유게시판
편지. 목요일 아침, 묵묵히 일하는 내 친구에게.  
0
아저씨펌 조회수 : 1512 좋아요 : 1 클리핑 : 0
하늘이 어떤 사람에게 장차 큰 사명을 맡기려 할 때는 반드시.
그 마음과 뜻을 괴롭게 하고 그 몸을 지치게 하고
육체를 굶주리게 하고 그 생활을 곤궁케하여
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하느니. 이는
그의 마음을 두들겨서 그 성질을 참게 하여,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하늘의 사명을 능히 감당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 맹자의 '고자' 하편.

참 어렵고 힘든 요즘이다. 그럴때마다 맹자의 이 구절을 주문처럼 되뇌며 버틴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너는 기진맥진해 질 때까지 달려왔는가.
더 힘이 있다면 너는 아직 일을 끝 낸 것이 아니다.
달릴 수 있을 때 달려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약간은 무모한 것도 좋겠다. 돌이켜보니 내가 앞으로 나아갔다고 느꼈던 때는 약간 무리해서라도 일을 마무리 지었던 그 순간인 것 같다. 어쨌든 힘을 좀 더 내야하는 요즘이다.
- 최갑수. 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


맹자에 나오는 말이군요.
내가 맹자 해도 되겠다 는 건방도 떨어봅니다. ㅎㅎ
정녕 그렇다 생각했어요.
하나님께서 나의 놋그릇을 넓히시기 위해 불에 넣고
망치질로 두드리며 반복하고 또 찬물에 담그고.
내 안에 내가 죽어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 있지요.
이 또한 능히 견딜만한 자를 위한 시험이나. 진짜가 아닌 가식이나 요행으로 연단 앞에 선 사람들은 그 과정 중에 죽어 나갈 밖에요.
기적이 아닌 요행을 바라고 내 딛는 걸음은 반듯이 헛딛게 될 것입니다.
기적은 내 모든 것을 먼지 하나 아낌없이 바치고 바라는 것이니
오직 신의 뜻이라 하겠습니다.

지금의 나는 아직 무리라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여백이 부족한 게 탈인데.
여백을 만들려면 또 연단이 필요하지요.
실은 그게 두렵습니다. 다시 시작할 연단.
거울을 보기가 부끄럽네요.
연단을 두려워하는 남자라니.
커피 한 잔으로 이 남자를 달래보렵니다.
거뭇한 수염을 만지면서 남자답게 흐압. 기합을 넣어야지요.

당신, 오늘은 점심이 즐겁겠군요.
가벼워진 마음이라면 거리의 표정을 눈여겨 보세요.
세상 모두가 불같은 연단 속에만 있지는 않아요.
이미 행복한 바람과 나무와 웃는 얼굴들에게는 필요치 않음입니다.
즐거이 바쁜 거리를 마주합시다.
자기 자리를 묵묵히 지키는 것들에 얼굴을 맞대어 봅시다.
거기. 차로만한 눈물 자욱 하나 없는 이들이 어디있어요.
다 삼키고 다시 웃을 뿐입니다.

내 사랑하는 당신이 그러하듯이.
내 사랑하는 당신이 미소 짓듯이.

https://youtu.be/18avCRPw4vM
아저씨펌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 추천 콘텐츠
 


Total : 36185 (1266/1810)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0885 로마 첫번째 아침 [8] hell 2016-06-09 1835
10884 나도 지나가는 쨜 [3] 보9105 2016-06-09 2186
10883 더운날 냉면 사진은 없고 꽃이라도...... [2] 차가운매너 2016-06-09 2125
10882 생각이 많아지네요 [10] 소심녀 2016-06-09 1935
10881 [기사공유] 레드x옌 - 프로젝트 현장속으로! [1] 섹시고니 2016-06-09 1735
10880 오늘은 레드홀릭스 2주년입니다 [25] 쭈쭈걸 2016-06-09 2637
10879 오늘 무슨날이게요 [11] 곰팅이얌 2016-06-09 1922
10878 얼마나 방향을 잡아줄지 [4] 몰리브 2016-06-09 2369
10877 내생각은 그렇다 레홀이란? [6] 쑥먹어라 2016-06-09 1825
10876 오늘은 기다리던 영화 개봉하는날 [15] 쑥먹어라 2016-06-09 2433
10875 다른 남성분들께 질문~ [24] 봉지속에잡지 2016-06-09 2482
10874 부럽더라 [30] 최고의 2016-06-09 2700
10873 카섹스와 사이카 사이 행복한이반장 2016-06-09 2059
10872 이별 후.. [3] 보더 2016-06-09 1897
10871 가슴 보여줄까? [3] 풀뜯는짐승 2016-06-08 2249
10870 솔직하고 적극적이며 순수하고 착한 [11] 쑥먹어라 2016-06-08 2232
10869 어험...익명의 글들이.. [5] 카리스마킴 2016-06-08 2074
10868 과거란 중요치 않아... [10] 오늘부터레드 2016-06-08 1795
10867 뭐요뭐요 [16] 슈퍼맨456 2016-06-08 2134
10866 (후방)이세돌 vs 알파고 숨은 명장면 [1] 꼬꾸 2016-06-08 2045
[처음] < 1262 1263 1264 1265 1266 1267 1268 1269 1270 1271 > [마지막]  


작성자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