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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목요일 아침, 묵묵히 일하는 내 친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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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어떤 사람에게 장차 큰 사명을 맡기려 할 때는 반드시.
그 마음과 뜻을 괴롭게 하고 그 몸을 지치게 하고
육체를 굶주리게 하고 그 생활을 곤궁케하여
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하느니. 이는
그의 마음을 두들겨서 그 성질을 참게 하여,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하늘의 사명을 능히 감당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 맹자의 '고자' 하편.

참 어렵고 힘든 요즘이다. 그럴때마다 맹자의 이 구절을 주문처럼 되뇌며 버틴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너는 기진맥진해 질 때까지 달려왔는가.
더 힘이 있다면 너는 아직 일을 끝 낸 것이 아니다.
달릴 수 있을 때 달려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약간은 무모한 것도 좋겠다. 돌이켜보니 내가 앞으로 나아갔다고 느꼈던 때는 약간 무리해서라도 일을 마무리 지었던 그 순간인 것 같다. 어쨌든 힘을 좀 더 내야하는 요즘이다.
- 최갑수. 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


맹자에 나오는 말이군요.
내가 맹자 해도 되겠다 는 건방도 떨어봅니다. ㅎㅎ
정녕 그렇다 생각했어요.
하나님께서 나의 놋그릇을 넓히시기 위해 불에 넣고
망치질로 두드리며 반복하고 또 찬물에 담그고.
내 안에 내가 죽어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 있지요.
이 또한 능히 견딜만한 자를 위한 시험이나. 진짜가 아닌 가식이나 요행으로 연단 앞에 선 사람들은 그 과정 중에 죽어 나갈 밖에요.
기적이 아닌 요행을 바라고 내 딛는 걸음은 반듯이 헛딛게 될 것입니다.
기적은 내 모든 것을 먼지 하나 아낌없이 바치고 바라는 것이니
오직 신의 뜻이라 하겠습니다.

지금의 나는 아직 무리라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여백이 부족한 게 탈인데.
여백을 만들려면 또 연단이 필요하지요.
실은 그게 두렵습니다. 다시 시작할 연단.
거울을 보기가 부끄럽네요.
연단을 두려워하는 남자라니.
커피 한 잔으로 이 남자를 달래보렵니다.
거뭇한 수염을 만지면서 남자답게 흐압. 기합을 넣어야지요.

당신, 오늘은 점심이 즐겁겠군요.
가벼워진 마음이라면 거리의 표정을 눈여겨 보세요.
세상 모두가 불같은 연단 속에만 있지는 않아요.
이미 행복한 바람과 나무와 웃는 얼굴들에게는 필요치 않음입니다.
즐거이 바쁜 거리를 마주합시다.
자기 자리를 묵묵히 지키는 것들에 얼굴을 맞대어 봅시다.
거기. 차로만한 눈물 자욱 하나 없는 이들이 어디있어요.
다 삼키고 다시 웃을 뿐입니다.

내 사랑하는 당신이 그러하듯이.
내 사랑하는 당신이 미소 짓듯이.

https://youtu.be/18avCRPw4v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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