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자유게시판
하숙집 아줌마  
0
니체와철학 조회수 : 4064 좋아요 : 0 클리핑 : 0





지방 소도시 중학교에서 공부를 잘했던 나는

인근 교육도시에 있는 소위 명문이라는 고등학교에 입학하였다.


아버지가 알아본 하숙집은 낡은 한옥이었다.

아비와 함께 녹슨 철문을 열고 드러선 내 앞에

밝은 미소로 맞이하는 키가 크고 피부가 고운 하숙집 아주머니.

아줌마는 새댁이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하숙집 아저씨와 아주머니.

아저씨는 찡그린 얼굴로 아줌마를 나무라곤 하였다.

그러나 아주머니는 한 번도 대들지 아니하였다.


그 때마다 나는 속으로 외치곤 했다.

"아저씨는 아주머니의 '진정한 가치'를 모르고 있어요!"


고딩 시절 길을 잃고 방황하던 나에게

당신도 공부를 잘했지만 대학입시날 갑자기 앓은 복통으로 시험을 망치고

생각지도 못했던 지방교대에 진학한 후

가난한 집안사정으로 초등교사보다 벌이가 많은 여러명의 남학생들을 하숙치는

'하숙집 아줌마'가 되었다는 당신의 인생 얘기를 하시며

방황하던 나의 장래를 걱정해주시던

따뜻했던 누나.


가난한 살림에도 집안에 찾아드는 참새들을 외면하지 않으시어

뒷마당 보이지 않는 곳에 쌀 몇 줌을 뿌려놓으시던 따뜻했던 누나.


오! 나의 신실하고 따뜻한 누이여!

나의 성모마리아여!


저는 그대와 같은 여인을 만나지 못하여

나이 사십이 넘도록 결혼을 하지 아니하였습니다.


 
 
니체와철학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 추천 콘텐츠
 
해바라기남 2016-06-06 16:30:57
다른 스토리는 없었군요... ㅋㅋ
1


Total : 36183 (1266/1810)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0883 더운날 냉면 사진은 없고 꽃이라도...... [2] 차가운매너 2016-06-09 2125
10882 생각이 많아지네요 [10] 소심녀 2016-06-09 1935
10881 [기사공유] 레드x옌 - 프로젝트 현장속으로! [1] 섹시고니 2016-06-09 1732
10880 오늘은 레드홀릭스 2주년입니다 [25] 쭈쭈걸 2016-06-09 2636
10879 오늘 무슨날이게요 [11] 곰팅이얌 2016-06-09 1921
10878 얼마나 방향을 잡아줄지 [4] 몰리브 2016-06-09 2366
10877 내생각은 그렇다 레홀이란? [6] 쑥먹어라 2016-06-09 1825
10876 오늘은 기다리던 영화 개봉하는날 [15] 쑥먹어라 2016-06-09 2433
10875 다른 남성분들께 질문~ [24] 봉지속에잡지 2016-06-09 2482
10874 부럽더라 [30] 최고의 2016-06-09 2699
10873 카섹스와 사이카 사이 행복한이반장 2016-06-09 2059
10872 이별 후.. [3] 보더 2016-06-09 1897
10871 가슴 보여줄까? [3] 풀뜯는짐승 2016-06-08 2247
10870 솔직하고 적극적이며 순수하고 착한 [11] 쑥먹어라 2016-06-08 2232
10869 어험...익명의 글들이.. [5] 카리스마킴 2016-06-08 2071
10868 과거란 중요치 않아... [10] 오늘부터레드 2016-06-08 1795
10867 뭐요뭐요 [16] 슈퍼맨456 2016-06-08 2132
10866 (후방)이세돌 vs 알파고 숨은 명장면 [1] 꼬꾸 2016-06-08 2045
10865 커플클럽예시카 가보신분 계신가요? [5] dipper 2016-06-08 2839
10864 남자 브라질리언왁싱 문의요 [16] 슈퍼맨456 2016-06-08 2413
[처음] < 1262 1263 1264 1265 1266 1267 1268 1269 1270 1271 > [마지막]  


작성자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