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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아디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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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쫒기고 사람에 쫒기고.
일상의 흔적같은 먼지마저도 짐이 되어 산만한 무게로 다가올 때.

바이크 여행을 다니고 싶어요.
침낭 하나 둘러매고.
너무 빠른 도로가 아닌.
삶처럼 굴곡진 길을 따라 물처럼 흘러들고 싶어요.
무탈을 기원하는 돌탑을 쌓듯 검은 돌들로 담을 쌓아 바람을 비껴 앉고 부르스타버너에 끓여 먹는 라면과 믹스커피는 혼자라 더 맛이 깊어지네요. 우연히 가을을 만난듯. 청량해지는 마음.
소박한 촌시럼이 얼마나 그리운지.
시간도 꾸깃꾸깃 접어 빈 커피잔 옆에 휙 던져 나뒹굴게 하고는
살짝 부른 배와 새벽 라이딩에 곤한 몸을 나무 등걸에 기대어 뉘이면.
여기서 흙으로 돌아간들 무엇이 아쉬울까.


하늘을 이고있는 나무의 침묵처럼 초연한 잠을 자고는
다시 내 몸 하나 딱 붙일만한 바이크 안장에 앉습니다.
세 뼘 남짓 작은 공간이지만 여기에 앉아 둘러보는 세상은 다 내 꺼랍니다.
지나가며 손 흔드는 코흘리개의 미소는 당신께 엽서처럼 부칠께요.

웃샤. 다시 출발입니다.
낡은 가죽잠바 안주머니에
부적같은 당신의 팬츠가 잘 있나 확인하고
고양이처럼 쓰담 쓰담 하고는.

아직. 담배를 물고 싶지는 않군요.

저 산 꼭대기에서.
올라가면 또 다른 산 꼭대기가 보일 그 곳에서. 더없이 망막해지기만 하거든.
담배를 태워 볼께요.
거기라면 내 욕망 몆 가치쯤은
다 태워 버릴 수 있겠지요.

푸른 하늘을 등에 업고.
당신의 남자로부터.

잘 지내시게 지혜군. 내가 언제나 미안하네~
아디오스!

Ps.
부산으로 갑니다.
돼지국밥 먹으러.
그냥. 맛있잖아요.

https://youtu.be/A4mRiZsoNqw
아저씨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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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탱 2016-06-11 00:05:57
감성 좋아요~^^
hecaton 2016-06-10 11:22:30
항상 게시하시는 글을 보면 평화롭달까?  여유롭달까?  좋은것 같습니다.
아저씨펌/ 감사합니다. 아마도 늘 그렇지 못하니까. 서로들 그렇게 살지는 못하니까. 벽에 걸린 풍경화 속으로 들어가듯. 저 또한 저렇게라도 해보게 아닐까요. 수면 아래, 백조의 물길질처럼. 에흑. 오늘도 덥군요^^
hecaton/ 그러게요 오늘도 덥군요. 이럴때일수록 건강 잘챙겨야죠. 냉방병 같은것도 조심해야하고... ㅎ
또해영 2016-06-10 11:07:51
편지..긴 글이  아니지만 저에겐  감동과 동심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오늘 부산 날씨 참 좋아요~^^
아저씨펌/ 그렇군요^^ 마찬가지로 대전 날씨도 참 좋습니다. 이런게 서로 좋은 것이죠.
슈퍼맨456 2016-06-10 09:56:32
부산가고싶다ㅜ
아저씨펌/ ㅎㅎ 저처럼 마음만 보내세요, 점심은 가까운 순대국밥으로~;;
베이뷔 2016-06-10 09:53:26
전 오늘 울산가요 ㅋㅋㅋ
아저씨펌/ 울산이면 가깝네요! 돼지국밥 드시러 오세요, 제가 와장창 살께요~ 아. 물론 마음만 입니닷. 냐하~;;
베이뷔/ ㅋㅋㅋ하하하 실은 남자친구 보러 가는거랍니당(소근소근)
아저씨펌/ 남친에게 돼지국밥 정도는 늘 사줄 친구가 전국적으로 있다고 긴장타라고 하세요~(크게크게) ^^ 즐거운 주말 여행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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