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자유게시판
편지. 그대와 함께 여름을 기다리다.  
0
아저씨펌 조회수 : 1694 좋아요 : 0 클리핑 : 0
그대와.

어느덧 쉬이 마음도 덥혀지는 계절입니다.
신이 어떤 모양으로 여름을 조각하고 있을지 궁금하기만 하네요.
하늘을 이고 있는 나무를 많이 만드셨음 합니다.
요즈음의 하늘은 금방이라도 힘없이 내려 앉을 것만 같아요.
사람들의 역활 중 하나가 하늘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 생각했어요.
계절이 바뀌어도 가슴으로 그 계절의 색에 맞는 하늘을 뿜어내는 사람들이 남아있기는 한 것인지.
하늘이 퇴색되어 가는 건
사람이 퇴색되어 가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을 신의 조각칼을 빌려 도려낼 수가 있다면.
세상살이에 암세포처럼 지 멋대로 웃자란 못난 마음을
베어내고 싶습니다.
그  아픔을 견뎌내는 시간만큼
깊고 파란 여름 하늘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비는 지나갔어요.
뒤따라 올 장마는 더욱 차분할지도 모르겠네요.
이제 여름과 인사하는 것이지만.
바닷가에 나선 아이들같이 마냥 부풀어 오른 마음도
서핑하듯 일상을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마음도
장마라는 통과의례를 거쳐야지요.
낡은 목선으로 바다에 나선 지아비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행여 배가 뒤집힐까
배 한번 뒤집지 못한채 구워낸 생선으로
코흘리개 아들에게 밥 한술 떠먹이는
아낙의 마음처럼.
그렇게 여름을 바라보는 마음이란.

청년 실업율이 최고치에 다달었다라는 뉴스를 듣고서.
올 해 여름은 참 잔인할 수 있겠다.
파란 하늘을 만들어 낸다해도 퍼렇게 멍들어 버릴 것만 같아
여름 하늘과 제대로 눈 맞출 수 있을까.
고개를 들지 못하겠어요.

청년들의 눈을 마주할 수 없는 중년의 나는.
주말이 되어 갈 수록 피곤하다던지 그런 것도 잘 모르겠습니다.
주말에 기대어 쉰다기 보다.
주말은 질감이 다른 시간을 보낸다. 이쯤이지 않을까.
나 보다 시간의 피곤함이 느껴지지요.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누구나 시계바늘을 꼭 붙잡아 고정시키고픈 마음은 있으니.

물이 끓습니다.
커피 할께요.
잠시라도 무어든 다 내려 놓아야겠습니다.


커피를 다 마시고 일어날 때.
좀 아까 내려 놓은 것들을 주워 담지 않고 그냥 나설 생각입니다.
조용히.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그러나 고양이처럼 능숙하게.


아! 당신의 사랑은 결코 내려 놓은 적이 없습니다.
난 그런 남자예요.

당신만의 여름같은.

네. 뜨겁게. 뜨겁게만. 사랑합니다.


https://youtu.be/Xrj9L2ez6IA
아저씨펌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 추천 콘텐츠
 
따뜻한햇살 2016-06-16 22:32:26
뜨겁게~~~

음악 좋네요~
아저씨펌/ ^^ 이제 눈부신 계절, 여름입니다~
1


Total : 36192 (1255/1810)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1112 퇴근인데..집가기싫다 [4] 쑥먹어라 2016-06-23 2673
11111 사정하지 않았는데 기가 빨리네요. 따마 2016-06-23 1551
11110 첫만남에 상대가 나에게 호감이 있다는거 [5] 레홀꿈나무 2016-06-23 1825
11109 테스트! [16] 보9105 2016-06-23 1899
11108 동성애가 어마무시 하군요 [4] 레드 2016-06-23 1934
11107 저도 잘 받았습니다~ [4] 집사치노 2016-06-23 1740
11106 잘 받았습니다~~SUMA!!! [2] 카리스마킴 2016-06-23 1575
11105 왜이럴까요? [7] -꺄르르- 2016-06-23 1710
11104 편지. 500일의 썸머. [2] 아저씨펌 2016-06-23 1616
11103 오늘은 정말.. [3] 희레기 2016-06-23 1767
11102 고추 작은 분들과 섹스할때 항상 듣는 말 top3 (펌).. [15] 디니님 2016-06-23 7068
11101 출근했는데..! [5] 음흉한보노보노 2016-06-23 2079
11100 켠님에게  part.1 [5] 켠디션 2016-06-23 4051
11099 20남입니다.일반채팅하실분? [14] 야루니아 2016-06-23 2160
11098 아참.. [56] 낮져밤이 2016-06-23 4229
11097 오늘 하루도 고생들 많으셨습니다~ [2] OhgRay 2016-06-23 1568
11096 강릉 없나요..ㅎ [23] zzzkkk111 2016-06-23 2391
11095 참치마요 [13] 쪼요쪼요 2016-06-22 1980
11094 여기서 만난 친구가 그런말을 하더랍니다. [15] 꽁이c 2016-06-22 3007
11093 야근후 혼자 맥주한잔... [3] 탄산음료러브 2016-06-22 1928
[처음] < 1251 1252 1253 1254 1255 1256 1257 1258 1259 1260 > [마지막]  


작성자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