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후
0
|
||||||||
|
||||||||
사귀기 전에는 가슴에 와닿던 누군가의 글이 사귄 후에는 가슴에 비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멋져 보이던 생각과 글도 상황에 따라 상처인 것들이 될 수도 있죠. 함께 보는 곳에서 엄연히 내가 가진 생각들을 풀어 놓음에 있어 당연히 입장에 따라 상황에 따라 받아들임이 다르다는 것을 잊고 있던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이별후에 늘 참고 버티고 잊어가며 했던 생각들을 굳이 만남의 진행 속에서 드러낼 필요는 없었을텐데 누군가에게 좋은 조언이 될 수 있는 이야기도 내 여자에겐 상처가 될 수 있다는걸 이제야 깨닫는군요 끝나도 덜 아플 사람으로 그저 잘 지낼 사람으로 말이죠. 그에 대한 방어적 마음을 이해 못해 다그치기만한 오늘이 참 아픕니다. 다 풀고 얼굴 보고 돌아와서 자려고 누운 지금에서야 내가 자아도취해 쓰는 한자 한자가 날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떤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한여름 소나기 처럼 내리 꽂히네요. 불혹이 넘어도 배울게 많습니다. 나이는 똥구멍으로 쳐먹은 것만 같습니다. 나도 아팠고 당신도 아팠지만 내가 좀 더 사려 깊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나눈 이야기들에서도 그 순간에 깨닫지 못하고, 이렇게 돌아와서 누워 하루를 돌아보며 그 입술에서 쏟아져 나온 말을 정리하고 나서야 내 멋에 취해 쓰는 그 사소한 한자조차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겠습니다. 진심으로 미안하고 사랑합니다.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