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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덤] 액션에 함몰된 한국, 스토리에 함몰된 중국, 감동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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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oneElse 조회수 : 1588 좋아요 : 1 클리핑 : 1

하루 하루를 살아가며 만나는 일상들이 지겨워질 때면, 술을 벗하기도 하고, 주변에 널린 유흥 거리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가끔은 영화라는 녀석들에게 다가서게 될 때가 있다.

뭐 살다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영화를 보다보면 삶의 한 단편을 보기도 하고, 내가 얻을 수 없는 혹은 내가 알 수 없는 무언가를 한꺼풀씩 두꺼풀씩 벗겨나가는 재미가 쏠쏠하기도 하고, 내가 주인공이었다면 이랬을텐데, 저 녀석은 저기에서 실수한거야 하며 몰입도 하고, 그 안에서 즐길 거리, 유희거리를 하나씩 둘씩 찾아가는 것이 당연하겠지. 다만, 지속적이기 보다는 짧다면 짧은 90분, 120분.. 혹은 180분의 시간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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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중요한 이야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언가 핵심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도 아니지만, 
1년에 30편에서 80편 가량의 영화를-그것도 극장에서만 말이다- 섭취하고 소화 시키려 노력하다보니, 
몇 가지 특이한 점이 보이더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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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과 감정을 토대로 눈물샘을 자극하던 콧물 찔찔 흘리며 티비에서 봤던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에서 시작된 신파 스토리는 어느 사이엔가 한국 영화의 커다란 카테고리를 넘어서 등뼈보다 더 단단한 한 축을 형성하곤 했었던 것 같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에서 이미연이 추락으로 자살하는 장면에서 우리네가 살아가는 냉정하고도 차가운 현실을 받아들일 무렵부터였을까? '접속'에서 잠시 괘도를 사이버 스페이스에서의 변화를 꿈꾸는 듯 싶더니, 어느 순간 '클래식'의 가련한 여주인공을 바라보며, 우리는 감성으로 영화를 소비하고 있음을 느꼈던 듯도 싶다. 

그러다 어느 순간이었다. 헐리우드 영화 시스템이 영화계 사이사이로 자리잡아서인지, 아니면 미국을 비롯한 서양물을 먹은 감독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해서 인지, 아니면 그와 별개로 허리우드 영화의 장단점을 보고 자라온 감독들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해서 인지 모르겠으나... 

언젠가 부터, 우리네 영화의 핵심 축은 액션이 아니면, 난데 없는 코미디 혹은 그 둘을 적절하게 섞어 놓은 종합 유희 세트로 바뀌어 갔다. 물론, 이런 변화가 변질일지 아니면 올바른 변혁일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과거와는 전혀 다른 물건들임은 확실하다.

예를 들면, '부산행'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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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중국 영화는 홍콩 액션 느와르 내지는 액션을 토대로 현란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영화들이었다. 8~90년대의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를 들썩이게 했던 홍콩 느와르들이 판을 벌여 놓을 때는 액션.. 액션.. 그리고 또 액션... 물론, 느와르가 아닌 액션도 충분히 많았음은 분명한 일이고...

스토리 라인이 없던 영화들은 절대로 아니었지만, 스토리를 표현하고 이야기함에 있어서의 한계를 가지고 있던 영화들.. 그 영화들을 보고 즐기며 느꼈던 그네들의 영화적 외연은 실제의 모습과는 조금 멀리 떨어진-실제로 꽤 많은 중국인들을 만나고, 함께 일하지만 그네들이 영화처럼 액션을 하는 장면을 볼 기회는 과거 10년간 거의 없었다- 그냥 영화의 모습 그 자체였다.

그랬던 중국 영화가 변하고 있다. 그네들의 영화는 이젠 액션은 그저 저 밑바탕에 항상 깔아두어야 하는 것이고, 이젠 스토리를 조금씩 꺼내 올려서 큰 덩어리로 앞 머리에 세워서 격파를 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뀐 것이다. 물론, 여전히 액션은 항상 내걸 수 있는 캐치프레이즈이고, 항상 모객을 위한 떡밥이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그네들은 이젠 스토리를 이야기 하고 있다. 

과연 지금의 중국의 모습이 어떠한가, 혹은 그 안의 자신들의 모습이 어떠한가를 성찰하기도 하고, 개선을 위한 노력이라고나 할까...

예를 들면, 홍금보의 '보디가드(영제 perfect bodyguard)'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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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나라가 치열하고 번잡스럽게 변화를 거듭하는 동안, 어찌보면 내실을 다지며 하고 싶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거듭하는 나라가 있으니, 일본이 아닐까 한다. 기승전교훈 이라고 하던가? 모든 이야기의 끝과 종결은 교훈과 월요일 마다 뙤악볕 밑에서 이어지던 교장 선생님의 훈시 같은 '선하고 아름다운 말씀'들이 이어지는 그러한 교훈 들을 깔고 이어간지가 어느덧 수 십년..

물론, 그네들은 궤도를 이탈한채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풀어내 보기도 했었다. '감각의 제국'에서는 반기를 들기도 했고-사실 반기를 들어봤자 에도시대 부터 이어져온 그네들의 성가치관을 그냥 편하게 드러냈던 것은 또 아니었을까?- 기타노다케시의 '기꾸지로의 여름' 처럼 잔잔한 스토리 위에서 무언가를 이야기하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이어졌으나... 편한 액션과 스토리로 풀어낼 수 있었던 '춤추는 대수사선' 마저도 교훈과 감동으로 풀어갔던 모습..

일본은 변화하지 않는다. 아니 변화하지 않기 보다는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변이와 변태를 거듭한다고나 할까? 대표적인 예가 항상 상위를 유지하고 있는 다양한 애니메이션들과 그 안에서의 변이 내지는 변태가 아닐까 한다. (미리 이야기 하지만, 변이와 변태는 절대로 나쁜 말이 아니다)

가끔은 그 체계를 부수는 영화가 있기는 하나, 사실 코믹스나 소설의 흥행과 그를 통한 영화화의 성공이라는 형태는 거의 변화 없는 제자리 걸음이기도 하다.

재밌는 것은 꽤나 많은 영화와 애니메이션이 종국에 가서는 사회 기반 시스템과 인류애를 넘어선 일본인들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발톱 아래부터 자극하는 교훈 투성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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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21세기의 인류들은 세 나라가 물질적 충만함을 기반으로 쏟아내는 영화의 홍수 속에서 서서히 헐리우드 시스템의 약화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다만, 변화가 없는 일본의 제한적인 도약보다는 거칠게 스토리를 도입하며 부수고, 충동질 하는 중국 영화와 좌충우돌하며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발악하는 한국 영화 사이에서 말이다. 

결과적으로 어찌보면 대한민국의 우리네들은 그 어느 때보다, 충만한 문화적 흐름이 덮쳐오고, 파도를 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궁극적으로, 우리는 정말 행복한 시대를 살고 있다는 점... 최소한 영화와 그를 통한 문화의 변화만큼은... 

de Dumb square 
P.S. : 술기운에 쓴 글은 언제나 결론이 왈왈판이기도 하고, 게다가 지워질지 모른다는...
NOoneElse
덤덤 입니다.
de Dumb square는 "Dumb 의 제곱(square) 즉, Dumb Dumb"으로 부터라는 의미. 뭐 그냥 두 배쯤 멍청하다는 의미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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