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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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허니버터칩을 어제 저녁에 먹어봤다. 찾아본 적도 없었고 별 관심도 없었는데 연차를 쓰고 놀러온 처제가 한 봉다리를 사와서 먹어봤다. 봉지를 뜯었을 때 지금껏 보아왔던 과자들에게서는 맡을 수 없었던 먹음직스러운 향기가 내 얼굴을 덮는 느낌을 경험했다. ' 이놈이 입에 들어가면 정말 환상적이겠지?' 예상과 다르게 입속으로 들어간 감자칩은 예상과는 다른 맛이었다. 실망이라면 실망이겠다. 이 과자의 열풍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 공장에 불이 나서 생산이 중단되었고 품귀 현상이 생겨난 과자. 왜 네티즌들은 이 과자에 열광하는가. 입소문에 먹어본 적 없던 사람들도 열광하는 것 인가 아니면 나 빼고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 과자를 먹고 있었던 것 일가. 아마 이 허니버터칩 열풍속에서 어렵사리 과자를 구해 처음 맛을 본 사람들 중에는 나와 같은 생각을 갖게된 사람들이 많을거라 생각된다. ' 이게 뭐라고 이렇게 열광을 해?' 이런 맛이 요즘 트렌드인가? 내가 그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인가 하는 생각에 열등감 비슷한 감정도 있었지만 그냥 '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라는 말로 대충 합리화를 시켰다. 아주 오래전에도 이와 같은 '소문난 잔치'를 경험했던 적이 있었다. 내 나이 열여섯에 아다였던 시절. 내 주변 친구들의 90% 이상은 이미 '아닷줄'을 끊어놓았던 상태였고 개중의 10%는 나와 같은 '찐따', '돼지' 들의 몫이었다. 어느날 90%의 친구들 중 하나가 나에게 이런 소리를 해줬다. " 야 돼-지야. 떡치고 싶지?" 나는 약간의 타원형 눈을 동그랗게 뜨며 " 물론이지!!" 하고 밝게 대답했다. " 내 말 잘 들어봐. ㅇㅇ여중에 김ㅇㅇ이라는 여자애가 있는데 좆나 걸레거든?? 너도 걔 알지?" " 응 알지." 아주 잘 아는 아이는 아니었지만 친구들과 무리를 지어 놀 때 많이 마주쳤던 아이. 약간의 호감이 있었던 아이였다. " 걔가 좆나 똥걸레야. 달라고 하면 줄걸. 내가 알기론 남자 한 10접시?? 정도 먹었을걸??" " 뭐? 시발 열접시?" 이 '접시'라는 말에 대해서 약간의 설명을 하자면 이 '접시'라는 말은 섹스 경험을 접시에 비유한 것이다. 동네 마다 그 기준이 많이 다르기는 하다. 어느 동네에 가면 '한 접시'가 열명인 곳도 있고 연필 한다스처럼 애매모호한 12명인 곳도 있다. 통큰 동네에 가면 '한 접시'가 무려 백명이나 되는 동네도 있다.(대학 다닐 때 애들한테 물어봐서 알게된 사실들이다.) 섹스를 한 횟수를 이야기하는 동네도 있고 섹스를 한 상대의 수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네도 있다. 우리 동네에서는 애매모호한 12. 12번이 한 접시였다. 쨌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 응 열접시. 좆빠지지 않냐??" " 와... 그러네? 좆나 많이 했네... 너도 걔랑 쳤냐?" " 응 나도 한 두번 쳤지 걔랑." 와 시발 부러운 새끼... 나보다 겨우 1.003배 잘생겨놓고... 어떻게 겨우 0.003이라는 숫자로 일반인과 찐따가 나뉘어지는거지... " 아무하고나 막 하고 다니는구만??" " 아니 시발 똥걸레인데 오죽하겠냐? 선배들도 다 먹었잖아 걔. 너도 한번 달라고 해봐." " 에이... 내가 되겠냐?? 좆나 잘나가는 형들한테만 주는거 아냐?? 일진들한테만??" 나의 물음에 친구는 잠깐 생각을 하며 " 아... 넌 일진이 아니지... 삼진은 OUT이라 안되겠다..." 친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좀전까지 고개를 바짝 들고 쿠퍼액을 입안에 가득 머금고 있던 자지도 고개를 숙이고 쿠퍼액을 삼켰다. " 야 그래도 한번 대달라고 해봐. XX이도 걔랑 했다는데. 너도 주겠지." XX이는 나의 외모에 약간 못미치는 아이였는데 일단 일진들 패거리였기에 섹스가 가능했었던가 보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보다 더 큰 희망이 생겼다. 그리고 그 아이와 마주칠 날만 섹수고대 했다. 공원 후미진 곳에서 술판을 벌이고 놀던 어느날. 그 여자애가 왔다. 똥걸레 이야기를 흘려줬던 친구가 나에게 눈짓을 보내며 내 옆에 그 아이를 앉혀줬다. 그리고는 그 여자아이에게 무차별적으로 술을 먹였다. 농구 대잔치 시절 허제가 강동희의 어시스트를 받았을 때에도 이렇게 흐뭇했을까. 나는 술을 마시는 내내 심장이 쿵쾅거렸다. 여자 아이는 얼마 가지 않아 휘청거렸다. " 야. 우리집 비었다. 우리집으로 가라." 친구가 나에게 열쇠를 주며 건투를 빌어줬다. 나는 비틀거리는 여자아이를 부축하고 친구의 집에 들어갔다. " 여기가 어디야?? 너희집이야??" 반쯤 감긴 눈으로 여자 아이가 물었다. " 아니 우리집은 아니고 ㅌㅌ네 집이야." " 어? 여긴 왜 왔어?" " 아니 뭐 너 취한 것 같아서 술 깨고 집에 가라고." " 응 고마워~" 여자 아이는 나를 보며 히죽 웃었다. 지금으로 따지면 이것은 그린라이트. 노래 한편 듣고 가시죠. 여행 스케치의 '왠지 느낌이 좋아.' 친구의 방에 여자 아이를 앉혔다. ' 푸후~~ 푸후~~' 하며 술냄새를 불어냈다. " 괜찮아??" 하며 그 여자 아이의 옆에 앉아 등과 어깨를 쓸어내렸다. " 응 괜찮아..." 여자 아이는 나의 손을 살짝 밀어내며 대답했다. 여자 경험이라곤 '옥녀'라는 여자 아이에게 목에 쪼가리(키스마크)를 씹힌 것이 전부였던 나는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몰라 애를 먹었다. 그냥 남자답게 밀어부치기로 했다. " ㅇㅇ아. 나 예전부터 너 많이 좋아했었어." 하며 그 애를 안았다. 그 아이는 내 어깨에 힘없이 고개를 떨구며 " 그래?........응 그래.........." 술에 취해서 늘어지는 것인지 내 품에 안기는 것 인지... 지금의 눈치로는 그냥 술에 취해 늘어진 것이었지만 당시의 나는 이것 역시 그린 라이트라고 생각했었다. 지금이 기회다! 기회는 지금이다!! 나는 그 아이를 안은채로 스르륵 눕혔다. 그리고 그 아이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갰다. " 아이씨!!" 그 아이는 나를 밀어내며 크게 소리쳤다. " 야!! 나 안취했거든?? 장난해 지금??" 갑자기 맨정신으로 돌아온 듯 또박또박한 말투로 이야기했다. 나는 적지않게 당황하며 " 어?? 아......... 미안... 아니 난 그냥 네가 좋아서 그런거야." 그러자 그 아이는 벌떡 일어나 " 네가 나 좋아하면 뭐?? 내가 널 안좋아하는데? 왜 네 맘대로 키스를 할라고 그래??" 아니 이 썅년....... 그럼 지금까지 너의 그 열접시는 모두 사랑이었냐..... 그 새끼들은 대주고 나는 왜 안대주는지 이해가 안갔지만 친구방에 걸려있는 거울의 밑부분에 비친 이마부터 코까지의 내 모습을 보고는 이해했다. 나는 남자답게 그리고 법적인 문제를 일으키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 내가 실수했다. 미안하다야. 쉬다가 가. 난 먼저 갈게." 그리고 나는 친구의 집을 나왔다. 집으로 와서 이불을 덮고 몇시간전 그 여자아이의 어깨와 등을 쓸어내리던 손에 신경을 과거로 돌려 그 느낌을 회상하며 딸딸이를 쳤다. 그리고 다음날. 집주인 친구를 만났다. " 야 했냐??" " 아니..." " 와 이 시발 병신. 줘도 못먹네?? 쪼다냐??" " 아니 뭐 그냥 그럴 일이 있었어. 됐어 몰라!" 친구는 나를 보며 깔깔거리며 웃었다. " 그만 웃어 병신아." 친구는 계속 깔깔거리며 내 옆구리를 주먹으로 때렸다. " 아 시발 하지말라고. 나 병신 맞으니까 그만하라고!!" 친구는 웃음을 멈추고 진지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했다. " 난 어제 걔 먹었는데." ?????????????? " 너네 집에서??" " 응." 이런 시발........ " 너 걔랑 사귀냐??" " 아니. 시발 미쳤냐 그런 똥걸레랑 사귀게?" " 근데 어떻게 먹었어??" 나는 물었다. 친구에게... " 미친새끼야 내가 그랬잖아. 걔는 그냥 다 준다고. 이 병신." 시발... 좋아해야 주는 줄 알았는데 난 뭐지.... 개년... 썅년... 소문난 잔치에는 먹을 것이 없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소문난 잔치는 손님을 가려가며 받을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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