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썰-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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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규샘은 퇴근 안하셨네요?” 보조 선생 동기가 담당 업무를 마치고 내 자리만 스탠드가 켜져 있는 어두운 사무실로 들어와 말했다. “네, 장 선생님이 현장학습 이동 예매 예산을 안 넣어서 대신 부탁하셨어요.” “못됐다. 금요일인데?” “찐따라서 친구도 없어요. 서 선생님 먼저 들어가요.” “여자 친구는요?” “그게 뭐죠?” “정색하기는.......” 그녀는 대화 후 짧은 머리를 매만지다 사무실 슬리퍼를 끌며 자리로 돌아가 스탠드를 켰다. “안 가려고요?” “네, 할 일이 생각나서.” “흐음~.” “왜요?” “아녜요.” 어두운 사무실엔 한동안 컴퓨터 키보드 소리와 그녀의 핸드폰을 두드리는 소리만 가득했다. “저녁은 먹었어요?” 그녀는 핸드폰을 응시하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물었다. “목소리 때문에 전혀 안 다정해.” “뭐라구요?” 그녀는 성큼성큼 걸어와 갈비뼈에 주먹으로 파고들었다. “다시 말 해봐요.” “농담농담.” 나는 배를 움켜쥔 채로 손사래치고 웃으며 말했다. “치킨이나 먹으러 가려고요.” 나는 윗옷을 집으며 말했다. “친구 없다면서 누구랑요?” “문자 잘못 보낸 사람이랑.” “문자?” “읽어줄까요? 규샘... 아직... 안 갔는데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해 볼까요?......발신자~ 서 선.생.님.” 내 휴대폰 화면을 보자마자 달아오른 구릿빛 얼굴로 얼어버린 그녀의 어깨를 톡톡 치고 사무실 키를 집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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