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런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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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홀을 시작한지 한 두달 정도 지났을까? 근래 들어 가장 들쭉날쭉한 나날들을 보낸 것 같다. 처음에는 성에 관련된 지식을 얻고 싶어서 들어왔다가,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도 하고, 그 글 때문에 누군가와 격렬하게 토론을 하면서 굳어있던 내 생각을 말랑말랑하게 깨뜨려 나갔다. 그리고 그 글 때문에 누군가를 만나기도 했다. 외로워서, 혹은 여기를 들어오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하는 궁금함에 또, 다양한 섹스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호기심에 여기에서 누군가를 만나 그냥 얘기만 하고 헤어진 적도 관계로 이어진 적도 있었다. 단 하루라도 허기진 이 마음을 채울 수 있다면 누구라도 상관없이 득달같이 달려들었고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보이면 그 날 당장 만나야했다. 조금 흥분된 마음이 가라앉은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한심했던 때였던 것 같다. 그리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짧은 만남 중에서도 만족스러웠고 만나길 잘했다 싶은 만남들은 만족스러운 애무와 질의 느낌 하늘 끝까지 솟아오르게 만드는 오르가즘보단 관계 전에 재잘재잘 나누었던 대화, 관계가 끝나고나서도 변함없던 상냥함. 그리고 미소가 있었다. 난 섹스가 고팠던 것보단 사람이 더 고팠던 것이었다. 한오라기 없는 상태로 서로가 가장 가까워질 수 있게 꼬옥 껴안았을 때 느껴지는 체온으로 몸이 따듯해지고 대화를 나누고 교감하면서 마음이 따듯해지는 그 느낌. 그게 나에게 더 절실하구나 싶다. 섹스를 하기 위해서 누군가를 찾고 만나는 분들을 보면 "아.. 나완 다르게 사람에 대한 그리움은 어느정도 채워졌구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조금은 그 사람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드는 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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