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섹스가 작년 8월이었으니 어느덧 여자의 품에 못 안긴지 1년이 넘어갔다.워낙 바쁘기도 했고 직업 특성상 외진 곳에서 남자들과 지내다 보니 아무 생각 없이 잘 지냈는데, 가을이 되니 더 헛헛해진다. 사람의 기본 욕구 중에 식욕, 수면욕, 성욕 3가지는 충족되어야 한다는데 3가지 모두 부실하다보니 점점 사람이 사람답지 않아진달까?
사실 섹스보다 더 그리운 건 사람의 체온인 것 같기도 하다. 자취방에 들어오면 반겨주는 이 하나 없고 그저 팀대와 서랍장, 유일한 안식처인 IPTV와 침대, 그리고 맥주로 차있는 냉장고. 일요일인데도 약속도 없고 그래서 기분만 내려고 드라이브 2시간 하고 들어와서 빨래를 돌리고 맥주캔을 딴다. 주변 사람들은 외로운 건 모두 다 마찬가지이니 청승부릴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렇게 마른 오징어와 맥주 한모금에 외로움을 씹어넘긴다.
마지막으로 섹스했던 여자가 기억난다. 참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었지만 서로의 고집이 강해서 헤어졌던 그 사람. 항상 뜨겁게 사랑을 나누고 같은 침대에서 잠들면 머릿결에서 나던 샴푸냄새에 취해 행복했었다. 지금은 그 사람이 싫어하던 담배연기로 지워버렸지만, 이따금 그립기도 하고 그렇다. 그 사람의 땀방울이 내 몸에 떨어지며 함께 거친 호흡을 내뿜을 때가 생각난다.
섹스가 하고 싶다. 사람의 체온이 그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