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추A] 점심먹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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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타의 습관」 일부 나는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을 싫어했어요 리타 아침 먹어라 리타 배도 안고프니 리타! 리타! 새엄마의 발소리가 사라진 뒤에야, 나는 도어록을 풀고 식당으로 내려가죠 대개 가족들이 식사를 마치고 난 후에 혼자 밥을 먹는데 어느 날, 내가 미처 모르는 무슨무슨 기념일이나 축하연 자리에 언니 형부 이모 나부랭이들이 식당을 꽉 메워버린 날, 맙소사! 그런 날은 마치 새엄마가 나를 똥구덩이에 처넣은 듯한 기분이 들곤 했죠 그 피할 수 없는 함정, 처음엔 입을 다물었어요 다음엔 용기를 내어 옆 사람의 수프를 떠먹었고 그다음엔 이모부에게 이렇게 말했죠 내 꺼 볼래? ㅡ 황병승, 시집 『여장남자 시코쿠』 중 /// 조개탕 칼국수 먹었어요 얼마 전에 먹었던 조개탕 생각이 나기도 하고 그래서 또 해장도 할 겸 점심 특선인데도 왜 이리 비싼지 뭐 가끔이니까 그냥 먹자 하고 신나게 먹다가 문득 혼자 밥먹고 혼자 돌아다니고 혼자서 무언가를 하는 것에 내가 무척 익숙해져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무언가 이 어정쩡한 기분 그냥 심심한 것인지 아무튼 이마에 땀까지 닦으면서 먹었죠 근데 가끔은 누군가랑 이렇게 같이 있다가 말해보고 싶은 거예요 내 꺼 볼래? 하고, 아니면 듣거나 그나저나 롤리타에 대해서는 어떻게들 생각하시나 궁금하네요 갑자기 너무 위험한 질문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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