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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추A] 융털 담요를 뒤덮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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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이 실비아 플라스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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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아 플라스에게 빠진 여자」 일부


어젯저녁, 나를 주제로 시를 쓰면서
그녀는 나에게 모욕을 가했다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다고 운을 맞추어가며
그녀는 나를 우스꽝스러운 동성연애자로 각색했다
험프리 보가트에게 빠지다니, 빠진다는 표현은
얼마나 잘 숨기어진 외설인가?

나는 그녀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놀랍다. 이해할 수 없다니?
나는 그녀가 풀려고 애쓰는 퍼즐 게임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매일 저녁
그녀가 읽어주는 실비아 플라스를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여보 실비아는 이렇게 썼어요
여보 실비아가 놀랍지 않아요? 아아 지겨워라
실비아에겐 어떤 섬뜩함이 있어요. 아아 지겨워

그러고서 담배 한 대를 길게 붙여 물거나
위스키 속의 얼음을 짤랑짤랑 흔들어 마시며
그녀는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쏟아놓는다
우리는 사랑과 슬픔의 핵우산 아래 있지요
다시 얼음을 짤랑짤랑 흔들어 마시며
더할 수 없게 슬픈 어조로,
성인들에겐 상처입을 영혼이 있지만
우리에겐 상처입을 영혼조차 없지요.

아무래도 그녀는 미쳤다.

ㅡ 장정일, 시집 햄버거에 대한 명상 중

///

날씨가 너무 추워서 담요를 뒤덮지 않고는 견디기 힘든데(반팔을 입고 있는 이유는 뭘까 --)
음... 오늘 이 두 가지 시를 추천하게 된 건 어쩐지
바로 요 전에 모리셔스로 신혼여행을 떠나신 두 분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옆구리가 시려서? 인 것 같기도 하네요 ㅋㅁㅋㅋ 무언가
서로를 이해하고 있는 듯 하지 못한 듯 안하는 것인 양 아웅다웅 하는 듯한 두 남녀가 예뻐보여서,
(물론 이 남편이 아내에게 무관심해 보이는 듯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기는 하지만-이 태도와 함께 이 아내는, 이 둘의 관계는 더 매력적이다-
그런 남편을 보고 나에게도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하고 생각하는 아내의 질투, 이 진지한 태도에서 저는 귀염성을 발견해봐요)
그리하야 추운 밤 시린 손을 무릅쓰고 추천하게 되었다는 얘기 음 , ,
저는 독신주의자(?) 까지는 아닌 것 같고
결혼이라는 것을 굳이 꼭 해야만 한다 라고 생각을 하지는 않는 편인데
요즘 들어서는 부쩍 결혼에 대한 환상 같은 것에 사로잡히게 되네요
아무튼, 요는 그렇습니다. 재미있게 읽으셨길!

 
유스호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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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샤스 2017-11-16 23:00:15
두편으로 나눈 이유.. 알꺼 같아요. ^^*
유스호스텔/ ㅎㅎㅎ시인이 구성을 재미있게 해두었더라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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