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토일 자유롭게 *.*
0
|
|||||||||
|
|||||||||
/// 그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소파 위에서 몸을 비틀어 멘시키의 무릎에 올라않았다. 그러고는 양팔을 그의 몸에 두르고 입을 맞추었다. 혀가 얽히는 깊고 본격적인 입맞춤이었다. 긴 입맞춤이 끝나자 그녀는 손을 뻗어 멘시키의 바지 벨트를 풀고 페니스를 찾았다. 그리고 딱딱해진 그것을 꺼내 가만히 손에 쥐었다. 이윽고 몸을 숙여 페니스를 입에 물었다. 긴 혀끝이 주위를 천천히 핥았다. 혀는 매끄럽고 뜨거웠다. 그 일련의 행위는 그를 놀라게 했다. 그녀는 섹스에 관한 한 시종 수동적인 편이었고, 특히 오럴섹스에는ㅡ해주는 것도 받는 것도ㅡ늘 적잖은 저항감이 있는 듯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은 웬일인지 그녀 스스로 적극적으로 그 행위를 원하는 것 같았다. 대체 무슨 일일까, 그는 의아하게 여겼다. 잠시 후 그녀는 벌떡 일어나더니 신고 있던 고급스러운 검은색 펌프스를 벗어던지고, 원피스 아래로 손을 넣어 재빨리 스타킹과 속옷을 끌어내렸다. 그리고 다시 그의 무릎 위로 올라와서는 한 손으로 그의 페니스를 붙잡아 제 몸속으로 이끌었다. 그곳은 이미 충분한 습기를 띠고, 흡사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저절로 매끈하게 움직였다. 모든 단계가 놀랄 만큼 신속하게 이루어졌다(이것 또한 그녀답지 않다고 할 수 있었다. 느릿하고 부드러운 동작이 평소 그녀의 특징이었으므로). 정신을 차렸을 때 그는 이미 그녀 안에 있었다. 부드러운 주름이 그의 페니스를 고스란히 품고서 조용히, 그러나 망설임 없이 조여들었다. 그것은 그가 지금껏 그녀와 경험했던 어떤 섹스와도 달랐다. 따뜻함과 차가움이, 딱딱함과 부드러움이, 그리고 수용과 거절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 같았다. 그는 그런 불가사의한 감각에서 모순을 느꼈다. 하지만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인지는 잘 이해할 수 없었다. 그의 위에 걸터앉은 그녀는 작은 보트에 탄 사람이 큰 파도에 흔들리듯 격렬하게 위아래로 몸을 움직였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검은 머리카락이 강풍에 낭창대는 버드나무 가지처럼 허공에서 흔들렸다. 자제심을 잃고 신음이 점점 커져갔다. 멘시키는 사무실 문을 잠갔는지 확신이 없었다. 잠근 것 같기도 하고, 깜빡 잊은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확인 하러 갈 수는 없었다. "피임 안 해도 돼?" 그가 물었다. 그녀는 평소 피임에 무척 예민했다. "괜찮아, 오늘은." 그녀가 그의 귓전에 속삭였다. "당신이 걱정할 일은 아무것도 없어." 그녀에 얽힌 모든 것이 다른 때와 달랐다. 마치 안에 잠들어 있던 또다른 인격이 갑자기 깨어나 그녀의 정신과 몸을 고스란히 차지해버린 것 같았다. 아마 오늘은 그녀에게 무슨 특별한 날인 모양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여자의 몸에는 남자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은 법이다. 시간이 갈수록 그녀의 움직임은 대담하고 다이내믹해졌다. 그녀가 원하는 바를 막지 않는 것 말고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윽고 마지막 단계가 찾아왔다. 그가 참지 못하고 사정하자 그녀는 그에 맞춰 이국의 새 울음 같은 짧은 신음을 토했다. 그때를 기다렸다는 듯 그녀의 자궁이 그의 정액을 받아들이며 탐욕스럽게 빨아들였다. 그는 어둠 속에서 정체 모를 동물에게 잡아먹히는 것 같은 혼탁한 이미지를 떠올렸다. 잠시 후 그녀는 멘시키의 몸을 밀어내다시피 일어나 말없이 원피스 밑단을 바로잡았다. 바닥에 떨어져 있던 스타킹과 속옷을 가방에 쑤셔넣고 재빨리 화장실로 사라졌다. 그리고 한동안 나오지 않았다.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불안해질 즈음에야 그녀가 화장실에서 나왔다. 옷에도 머리에도 흐트러진 구석이 없고 화장도 완벽한 상태로 돌아와 있었다. 입가에는 여느 때처럼 온화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그녀는 멘시키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하고, 어서 가봐야겠다고 말했다. 벌써 약속시간에 늦었어. 그리고 잰걸음으로 사무실을 나갔다. 뒤돌아보지도 않았다. 멀어지는 그녀의 구둣소리가 그의 귀에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것이 그녀와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ㅡ 무라카미 하루키, 『기사단장 죽이기 1』 , p. 235-237 /// 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으시겠지만~.. 금토일은 [시추A] 안하려고요~ㅎㅎ 대신 요즘 읽고 있는 소설인데 흥미로운 부분이 있어서 불금에 한 번 제대로들 달아올라보시라! 고 올려보았습니다(누가 읽어주시겠느냐마는 하면서도..) 간략한 설명 : 위 장면은 '멘시키' 라는 인물이 자신도 모르는 자기 자신의 자식이 이 세상 어디에선가에서 자라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의구심에 휩싸인 것에 대한 근거로, 소설 속 '나'에게 들려준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그 얘길 들은 '나' 의 서술인거죠 이 부분을 읽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랍니다. 만약에 내가 이 책을 읽고 있는데 그 순간 내 옆에 어떤 애인이 혼자 무언가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면 어땠을까 나는 스웨터 밑으로 브래지어 와이어 안쪽으로 손을 집어넣지 않았을까... 하는 쓸데 없는 생각 이 부분 말고도 다른 좋은 장면들이 많았지만, 이 부분이 어쩐지 오늘과 잘 어울리지 않은가 합니다 그럼 이만 모두 뜨거운 밤 잘 보내시고, 소설이 아닌 진짜 후기 많이 남겨주시기 바랄게요~ ㅋㅋㅎㅁㅎ (간만에 치킨 시켜야지~) 오늘의 한 큐 : "당신이 걱정할 일은 아무것도 없어."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