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자유게시판
주체할 수 없는 븅신같음  
5
스쿨 조회수 : 3321 좋아요 : 2 클리핑 : 0
재미없는 글입니다. 속에 쌓인 이야기가 많은데, 딱히 풀 곳이 없어서 이곳에 씁니다.






일신상의 이유로 방문 밖을 나가지 못한 세월이 2년, 그러다 생긴 우울증을 비롯한 각종 정신질환을 치료하는데 또 4년.

6년이란 기간동안 정신적인 문제를 끌어 않고 사는동안 주변에 남아있는 사람들이라곤 하나도 없었고, 나의 카카오톡 친구 목록은 이제 한손으로 셀 수 있을 지경이 됐다.

이렇듯, 다시 사회에 멀쩡하게 나오기 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는 나의 븅신같음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기 위해 첫번째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120이 넘던 몸은 이제 70대까지 줄었다. 옷 사이즈에서 X가 떨어지는 순간은 스스로의 수많은 븅신같음이 같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정신적으로 오르가즘을 느낀다면 아마 그런기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몸매는  멋지지 않다. 내 키에 저 몸무게면 근육질이 아닌 이상에야 비만이다. 

다음으로는 중단했던 미술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이제 혼자 끙끙 앓는 일도 없다. 공부하는데 머리를 굴릴 만한 심적인 안정도 예전보다는 많이 생겼으니, 늦춰진 나의 진로를 하루라도 빨리 붙잡아야 한다. 늦어질수록 나의 븅신같음은 배가 된다.

학비도 벌어야 한다. 나는 요즘 알바와 공부를 병행한다. 밤 10시는 넘어야 집에 들어가는 생활을 3년째 하고 있다. 이짓을 계속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하루라도 빨리 그림으로 돈을 벌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가장 크다. 더 나이먹으면 체력적으로 후달려서 이짓을 못 할 것만 같다. 혹시 체력적으로 후달리더라도 나의 가운데 다리만큼은 힘찼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물론 그걸 쓸 일이 생기면 그게 더 좋겠지만.

그 다음은 가족들과의 불화를 해결하고 싶었다.
허나 정신병은 의지의 문제라는 이야기를 들은 이후 불화는 더 커졌고, 봉합은 불가능해졌다.
여기서 가족들과도 싸웠다간 알바도 공부도 좆된다. 아니, 똥된다. 좆은 소중하니까.

이런 찌질함과 븅신같음이 넘쳐나는 사람인지라, '나는 다른 사람을 좋아하면 안된다.'라고 스스로를 되뇌이며 살고 있다. 이렇게 사는 편이 주변에 아무도 없는 상황을 받아들이는데 그나마 힘이 됐다. 썩은 동아줄이라도 없는 것 보다는 나은 그런 심정으로.

그런데 덜컥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 버렸다.

내가 그림 그리는 것에 대해 유일하게 호응을 해준 그 사람은 동네 카페 사장님이다. 나이가 어린데도 불구하고 자기 가게가 있는 사람이다. 내 그림을 본 사장님께선 언젠가 멋진 그림을 많이 그리면 꼭 우리 카페에 전시 해달라고 하셨다.


제일 븅신같은게 이부분이다.

카페에서 일하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친절하다. 그걸 머리로는 알고 있다. 이 사람이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에는 일적인 면 외에 다른 것은 없다. 내가 먼저 말을 걸지 않으면 대화는 시작조차 안된다. 이 사람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그걸 머리로는 알고 있다. 머리만 알고있다.

커피향과 같이 나는 비누향, 아담함, 상냥함. 정말 예쁜 눈. 싫어할 남자가 없을 것 같은 사람. 그리고 제발 커플링이 아닌, 그냥 패션용으로 낀 반지였음 하는 반지까지.

혼자 지낸 시간이 너무 길었나,  좋아해도 될사람 구분도 못하나.

어쨌거나 나는 그림을 그린다. 이번 크리스마스 카드는 직접 그리기로했다. 말로는 주변에 고마운 사람을 챙기고 싶다고 말하고 다니지만, 그런사람 없다. 그냥 좋아하는 모습이 보고싶다. 나도 그정도는 할 수 있다. 내편이라곤 하나도 없는 이 상황에서, 그나마 눈꼽만큼이라도 내편을 들어주는 사람한테, 그정도는 할 수 있다.





븅신같은걸 하나 추가로 달자면, 술은 땡기는데 살빼고 싶어서 술을 안마신지 꽤나 오래 됐다는 점이다. 
스쿨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 추천 콘텐츠
 
alhas 2017-12-03 21:36:04
응원합니다. 좋은 일이 생기시길........
함덕 2017-12-03 12:18:03
좆, 응원합니다
뿅뿅아love 2017-12-02 18:12:36
추가 뵹신에서. 저도 마니 느끼는 부분인데, 그걸 이겨내시는게 뵹신이 아닌거 아시죠? ㅋ 먼가 제가 읽었던 소설을 닷
읽는
기분이였어요, 하지만, 너무 님의
세계에만 빠져있지 않길 바래요. 아마 더많이
소통하면 그님 말고도 좋아하는 님이 많이
생기실거예요. 그리고 스쿨님을 좋아할 사람도 곧 생길거예요!
쿠키25 2017-12-02 17:56:17
스스로를 잘알고 해결하려는 의지도 있고 헤쳐나가려 이겨내려는 힘도 있어보여요 .자신을 븅신같다.샹각 안하셔도 될듯합니다...학업도 아르바이트도 열심히 하세요.
카페 전시회하면 보러가고 싶네요.
응원헙니다 당신의짝사랑을요 2.....고백할수있는 기회도 생기시길.
눈썹달 2017-12-02 17:52:28
이 세상에 다시오심을 환영해요.
두 다리, 가급적이면 세 다리로 굳건히 버티고 일어나시길, 그리고 그 바보같은 사랑, 원래 사랑이라는게 미련한 짓이잖아요. 그것이 이뤄지는 순간을 응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도 눈꼽만큼이라고 느끼실지 모르겠지만, 당신편이에요. 응원합니다.
레몬파이 2017-12-02 17:36:56
가끔 하게되는 짝사랑이라는 감정이 저는 많이
소중해요.  말라버린 줄 알았던 내 심장소리가
느껴지는 날도 있구나.
나도 이렇게 남을 좋아할 줄 아는 사람이었구나!!!
여기까지요..  그냥 그 감정을 즐기는 과정도
참 소중하더라구요!!!!
응원합니다.  당신의 짝사랑을요!!!
1


Total : 36976 (824/1849)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20516 저같은 고민 있으신분..? [6] 레홀구 2017-12-04 3022
20515 오늘밤 슈퍼문 [20] 써니 2017-12-04 4198
20514 언니오빠들한테 물어보고 싶어요 [30] 음랸나타샤 2017-12-03 4469
20513 PM10:54 [3] hh33hh 2017-12-03 3427
20512 처음 가입했습니다~ [10] Amjufour 2017-12-03 3082
20511 이상해지는거 같네요 ㅎㅎ [6] 죽은깨는주근깨 2017-12-03 3443
20510 이블데드님때문에......... [17] 뿅뿅아love 2017-12-03 4085
20509 [헌혈증] 다섯번째 기증자 여우가되고싶은곰 님의 등기도착!.. [7] 쭈쭈걸 2017-12-03 3345
20508 이런 상큼한♥ [1] 벤츄 2017-12-03 3446
20507 ☆급 커피벙 ☆ [16] 달콤샷 2017-12-03 3497
20506 혼자 이태원 [4] 청석 2017-12-03 2866
20505 자유게시판이니까 혹시... [5] 007007007 2017-12-02 3003
20504 여자 옷 싸이즈 급 질문 [9] 킴킴스 2017-12-02 3089
20503 왁싱 질문드려요~ [8] 연상녀굿 2017-12-02 2799
20502 동성로 [4] hh33hh 2017-12-02 3400
20501 오늘 퇴근하고 집에가서 거품목욕이나 해야겠음... [2] 탱글복숭아옹동이 2017-12-02 2579
20500 헌혈증 도착.... [10] 다크호스 2017-12-02 3230
20499 주말에 5일장이란 [4] 섹종이 2017-12-02 2898
20498 그 사람을 볼 수 있는데요.. 홀릭미 2017-12-02 2573
-> 주체할 수 없는 븅신같음 [6] 스쿨 2017-12-02 3322
[처음] < 820 821 822 823 824 825 826 827 828 829 > [마지막]  


작성자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