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할 수 없는 븅신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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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는 글입니다. 속에 쌓인 이야기가 많은데, 딱히 풀 곳이 없어서 이곳에 씁니다. 일신상의 이유로 방문 밖을 나가지 못한 세월이 2년, 그러다 생긴 우울증을 비롯한 각종 정신질환을 치료하는데 또 4년. 6년이란 기간동안 정신적인 문제를 끌어 않고 사는동안 주변에 남아있는 사람들이라곤 하나도 없었고, 나의 카카오톡 친구 목록은 이제 한손으로 셀 수 있을 지경이 됐다. 이렇듯, 다시 사회에 멀쩡하게 나오기 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는 나의 븅신같음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기 위해 첫번째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120이 넘던 몸은 이제 70대까지 줄었다. 옷 사이즈에서 X가 떨어지는 순간은 스스로의 수많은 븅신같음이 같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정신적으로 오르가즘을 느낀다면 아마 그런기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몸매는 멋지지 않다. 내 키에 저 몸무게면 근육질이 아닌 이상에야 비만이다. 다음으로는 중단했던 미술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이제 혼자 끙끙 앓는 일도 없다. 공부하는데 머리를 굴릴 만한 심적인 안정도 예전보다는 많이 생겼으니, 늦춰진 나의 진로를 하루라도 빨리 붙잡아야 한다. 늦어질수록 나의 븅신같음은 배가 된다. 학비도 벌어야 한다. 나는 요즘 알바와 공부를 병행한다. 밤 10시는 넘어야 집에 들어가는 생활을 3년째 하고 있다. 이짓을 계속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하루라도 빨리 그림으로 돈을 벌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가장 크다. 더 나이먹으면 체력적으로 후달려서 이짓을 못 할 것만 같다. 혹시 체력적으로 후달리더라도 나의 가운데 다리만큼은 힘찼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물론 그걸 쓸 일이 생기면 그게 더 좋겠지만. 그 다음은 가족들과의 불화를 해결하고 싶었다. 허나 정신병은 의지의 문제라는 이야기를 들은 이후 불화는 더 커졌고, 봉합은 불가능해졌다. 여기서 가족들과도 싸웠다간 알바도 공부도 좆된다. 아니, 똥된다. 좆은 소중하니까. 이런 찌질함과 븅신같음이 넘쳐나는 사람인지라, '나는 다른 사람을 좋아하면 안된다.'라고 스스로를 되뇌이며 살고 있다. 이렇게 사는 편이 주변에 아무도 없는 상황을 받아들이는데 그나마 힘이 됐다. 썩은 동아줄이라도 없는 것 보다는 나은 그런 심정으로. 그런데 덜컥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 버렸다. 내가 그림 그리는 것에 대해 유일하게 호응을 해준 그 사람은 동네 카페 사장님이다. 나이가 어린데도 불구하고 자기 가게가 있는 사람이다. 내 그림을 본 사장님께선 언젠가 멋진 그림을 많이 그리면 꼭 우리 카페에 전시 해달라고 하셨다. 제일 븅신같은게 이부분이다. 카페에서 일하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친절하다. 그걸 머리로는 알고 있다. 이 사람이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에는 일적인 면 외에 다른 것은 없다. 내가 먼저 말을 걸지 않으면 대화는 시작조차 안된다. 이 사람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그걸 머리로는 알고 있다. 머리만 알고있다. 커피향과 같이 나는 비누향, 아담함, 상냥함. 정말 예쁜 눈. 싫어할 남자가 없을 것 같은 사람. 그리고 제발 커플링이 아닌, 그냥 패션용으로 낀 반지였음 하는 반지까지. 혼자 지낸 시간이 너무 길었나, 좋아해도 될사람 구분도 못하나. 어쨌거나 나는 그림을 그린다. 이번 크리스마스 카드는 직접 그리기로했다. 말로는 주변에 고마운 사람을 챙기고 싶다고 말하고 다니지만, 그런사람 없다. 그냥 좋아하는 모습이 보고싶다. 나도 그정도는 할 수 있다. 내편이라곤 하나도 없는 이 상황에서, 그나마 눈꼽만큼이라도 내편을 들어주는 사람한테, 그정도는 할 수 있다. 븅신같은걸 하나 추가로 달자면, 술은 땡기는데 살빼고 싶어서 술을 안마신지 꽤나 오래 됐다는 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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