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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이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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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라마 조회수 : 3135 좋아요 : 3 클리핑 : 0
 저는 몇 년 전에 이혼한 돌싱입니다.

아들이 하나 있어요. 전처가 양육하죠.

전처는 이혼 이유가 된 상대 남자와 재혼했어요.

오늘 연락을 하더라구요. 아이 성이 새아빠 성으로 바뀌었다고.

새 가족에 적응해야 하고, 새아빠가 데리고 온 형과 성이 다르면 학교에서 말이 나오기도 하니까 받아들였어요.

그래도, 마음이 아파요.

어제 일요일에도 아이랑 만나서 오락실 가서 같이 보글보글, 1945, 각종 슈팅게임을 500원 동전 몇 년간 모은 걸 다 써가면서 놀았어요.

집에 와서 피곤해서 조는데 아이가 같이 놀자고 조르길래 뽀뽀해주면 에너지 충전해서 놀겠다고 했어요.

세 번이나 침을 묻히며 입맞추더라구요.

내 아들 성이 전처 외도남 성으로 바뀐다는게 마음이 참 그렇네요.

혼술했어요.

증류소주 한 병에 기네스 오리지날 세 병 마셨네요.

연애에 울고 웃던 시절은 지났어요.

아무리 좋은 여자라도 안 맞으면 그만인데, 자식은 다르네요.

그냥 푸념해요.  

섹스도 좋지만, 아들과 몸을 부대끼며 노는게 더 좋은 아빠거든요. 

하필, 만나던 여자와도 헤어졌네요. 

결혼할 생각이 없는데 결혼 이야길 하길래 놓아줬어요.

그냥 가만히 삼키기보다 어떻게든 말하고 싶었어요.

혹시라도 읽으셨다면 미안해요. 

감정을 내지르고 싶었어요. 

지금은 이래도 전 어떻게든 살아갈거에요. 

책을 읽고, 사람들을 만나고, 여자도 만날거에요. 

나름대로 잘 살고 행복해요.

그런데 지금은 마음이 이상해요. 

사랑은, 연애든 자식이든 어렵네요. 

언제나 최선을 다할 뿐이에요. 


[ 진화하지 않는 슬픔은 강하다. ] -- 남덕현

.
"새는 다리가 있고, 바람은 다리가 없다. 그래서 새는 날다 지치면 어딘가에 내려앉지만, 바람은 그럴 없다. 바람은 그래서 밑이 없고, 끝이 없다. 밑도 끝도 없는 것들의 우는 소리는 참으로 서럽다. 우는 소리 아무리 서러워도 바람 우는 소리에 미칠 것인가.

새의 조상, 조상의 조상은 누가 뭐래도 바람이다. 새가 바람을 타지 않고는 없는 이유다. 바람의 무리 속에서, 밑도 끝도 없는 서러움을 견디지 못한 종자들만이 다리를 얻는다. 그것은 일종의 진화다. 밑도 끝도 없는 것을 견디지 못한 것들만 진화한다. 그래서 진화하는 것들은 절대 강하지 않다. 진화하지 않는 슬픔이란 밑도 끝도 없이 견디고 견디는 슬픔이다. 끝끝내 견디는 인간의 슬픔은 결코 진화하지 않는다. 그런 슬픔은 강하며, 그런 슬픔만이 세상을 그리고 우리 자신을 전복할 있다고 믿는다. ......

어설픈 희망과 기쁨보다는 차라리 절절한 슬픔과 절망이 고단한 삶을 치유할 있을 것이다. 아마도 시대가 잔인한 이유는 밑도 끝도 없이 슬프고 절망할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는 것이리라. 밝은 의지와 의욕으로 가득 있을 것을 강요하는 시대의 야만을 얼마나 견뎌야 하는가.

나는 슬플 가장 착하고, 슬플 가장 명징하며, 슬플 가장 전복적이다."

.
<슬픔을 권함>, 양철북, 2015
프롤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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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화 2018-02-13 18:40:09
마음으로 응원할게요.
독학생 2018-02-13 10:49:35
힘내세요. 좋은일은 항상 다시 오더라고요
프롤라마 2018-02-13 09:31:47
좋은 말씀과 응원 감사합니다. 잘 자고 일어나서 운동도 했어요. 삶은 계속됩니다~
불편한진실 2018-02-13 00:57:43
위로해 드리고 싶은데 그 마음을 헤아리기가 힘들어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디스커버리 2018-02-13 00:57:33
후.....
울컥합니다...
피는 물보다 진한데 어찌
쉽게 놔줄 수 있겠습니까만
부모 된 입장으로써 너무
아프겠지요..
아무쪼록 기운 내시고
아무때나 좋으니 술 한잔
같이 나누고 싶습니다
마이룽 2018-02-13 00:08:50
파도 철석이는 동해바다에 가서 목이 터져라 소리지르기.
그러다 눈물이 나오면 그냥 꺼이 꺼이 울어버리기.
아무 모임에나 나가서 시덥지 않은 농담에 숨 넘어가게 웃기.
언제고 반가운 친구 만나 맛있는 거 먹으며 실컷 웃고 돌아오기.
혼자 생각이 많아질땐 코미디영화나 액션영화 보기.
꾸준히 뇌를 속이지 않을거면 감정도 털어야 병이 안생기더라구요.
내일 하루도 잘 보내세요 ^^
4나2 2018-02-12 23:44:09
이상한 마음에 공감합니다.
달콤샷 2018-02-12 23:21:35
인상좋으신 프로라마형님 뭐라말을해야할지  음.....
사람사는게 기복이 있다고는 하지만.....
사랑하는 아드님 성이바뀐다는것에는
그냥 힘내시라는 위로한마디뿐이~화이팅입니다!
따스한 봄이오듯이~ 형님기분도 풀어지길 바래요 ~☆
로비스트 2018-02-12 23:19:18
감히 그 마음을 다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쇼부의달인 2018-02-12 23:09:54
프롤라마님을 모르지만
어줍잖은 위로대신 같이 술한잔  나누고 싶네요
명동콜님 댓글에 깊은 동감입니다
Sasha 2018-02-12 23:09:22
건투를 빕니다...
명동콜 2018-02-12 22:50:59
토닥토닥
하필 명절 직전이라 더 생각나시겠어요.
프롤라마님을 모르지만
어줍잖은 위로대신 같이 술한잔 나누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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