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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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하고 좋아하던 것들을 할 수 없게 되면 외면를 해버리는 못된 버릇이 있다. 또한 한 번 빠지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이면서도 금새 질리기도 하는 터라 성격적인 면도 작용하는 듯 하다. 극과 극. 중간이 없다. 흠.. .. 음악이 그랬고 영화가 그랬고 책이 그랬다. 뮤지컬 배우로 노래를 부르고 시를 쓰고 싶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포기를 해야 했을 때 그냥 모든 것을 놔버렸었다. 가까이 한다는 것이 사치라고 여겼었던. 타협도 없이 무심한 듯 거리두기! 참 못됐다. 반항심이랄까. 공부조차 안했었다. 그 덕분에 나는 예술문화에 관해 쥐뿔도 모른다. 생각없이 보고 듣는다. 그래서 내 것으로 담아두질 못했다. 대신 그 세계를 누리고 사는 사람을 동경하고는, 그의 감성이 내 감성을 건드려주면 금새 사랑에 빠져 영혼까지 내어주려 했었으니 참 답 없는 사람인 듯하다. 본질은 멀리한 채 다른 곳에서 대리만족을 하려던 비겁함이었을까. 노래를 잘하고 글을 잘 적고 음악이나 영화, 책에 박학다식한 사람들을 참 동경하며 애정해왔었다.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 동안은 나의 무지함이 마음을 조금 작아지게도 했었는데도.. .. 하지만 이제는 내가 그 무리에 들어가봐야겠다고 생각을 한다. 더도 말고 그냥 즐기는 이들의 무리 안에. 잘하고 못하고는 의미가 없다는 걸 이제는 알겠다. 멀리 거리두지 않고, 내가 누리고 내것으로 담고 그렇게 내 생각으로 표현할 수 있기를.. 채워넣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는 직업을 가지고도, 외면하는데 급급했던 지난 시간들이 아쉽지만 지금이라도 정면으로 마주해야겠다는 생각. 가나다라부터 다시 배워야겠다ㅎ 내 생각을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라도! .. "딱 그만큼의 인연이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몰아서 보던 중 결말 속의 저 문구가 아련하다 누구에게나 정해진 인연, 인연의 길이가 있는 듯 하다 상대의 마음이나 행동, 애정도와는 별개로 내게 정해진 인연의 길이만큼만 왜 내게는 허락지 못한 인연이 타인에게는 허락되는 걸가 하는 작은 마음에 옹졸해지기도 했었고.. 그가 내게 바라는 욕심이 큰 거라며 원망하고.. 내가 부족했던 걸까, 내가 넘쳤던 걸까 자책하며 나 자신을 탓하곤 했었는데.. 저 문구를 되뇌이다 보니, 그냥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하게 된다. .. 어제 오늘은 이승환옹의 '화양연화'에 취해있다. 평온하고 별일없는 일상,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밥을 먹는 시간. 이 시간도 화양연화 일거라는 생각을 해보며... 모두가 스스로에게 온전하고 안전한 시간들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사랑도 하고 섹스도 하고 불타오르기도 하고 휴식도 할 수 있을테니.. 인생 = 일상 = 삶 = 섹스 라는 생각도 한다. 붉게 타오르다가 차갑게 식어버리기도 하고 잿빛으로 현자모드를 지나기도 하고 투명하게 흘러가기도 하는.. 내게 화양연화를 선물해 준 과거의 그들에게도 고맙다는 인사 또한.. 추억과 기억은 그곳에 내려두고서 현재와 내일을 위한 나에게 몰입해야겠다는 생각.. 모두가 안녕하기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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