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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사건과 페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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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ha 조회수 : 5827 좋아요 : 13 클리핑 : 0
더불어 민주당 최민희 의원의 말에 의하면 #미투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세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첫번째, 권력 관계 하에서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발생했을때
두번째, 직업적 가치가 훼손되거나 현재와 미래의 직업적 가치가 훼손됐을 때
세번째, 성범죄가 동반될 때 

장자연 사건을 말하는데 왜 뜬금없는 #미투냐고요? 
장자연 사건이야 말로 대한민국 사회에서 가장 최초의 #미투 였기 때문입니다. 완벽한 핵심 표본이라 불릴 수 있지요. 

얼마전에 익명의 글에서 제가 여성계는 장자연 사건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뭉갰다 라고 댓글을 달았더니 그것을 반박하는 글이 올라왔더라고요. 여성단체가 수사 제대로 하라는 기자회견을 했었더군요. 사실을 말하자면 여성계가 장자연 사건을 아예 외면하지는 않았죠. 외면하지 않은척 언론 플레이하고 눈치보면서 슬슬 뭉갠거지요. 

세월호 사건 같이 사회 기득권층이 가해자로 존재하는 경우 처벌을 위한 사회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경찰 검찰 허수아비가 되고 정치권 또한 믿을게 못됩니다. 요즘 이슈처럼 사법권 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요. 심한 경우 언론조차 사실을 숨기거나 오도합니다. 

장자연 사건도 그랬었죠. 

경찰 검찰 모두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고요, 기득권과 관련되어 있던 정치권 또한 입을 닫았습니다. 언론은 어땠나요? 언론은 아예 가해자로 거론이 됐었죠. (일반적으로 언론은 언론들끼리 까는거 싫어합니다. 이때도 역시 그랬죠.)

이런 경우가 생길때 나오는게 시민단체입니다. 

시민들은 그들이 가진 작은 힘을 조직해서 권력에 맞섭니다. 끊임없는 언론제보와 관심없는 사람들에게 지나간 사건을 환기시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한푼두푼 돈도 모으고 후원금도 받아서 변호사도 선임하고 소송도 겁니다. 

그렇다면 장자연 사건때 여성계는 대체 무엇을 했나요? 한 여성이 사회 최고 권력층으로부터 지속적인 성접대를 강요당했고 그것을 폭로한 후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 흔한 규탄시위나 추모시위가 있었나요? 혹시 총선때마다 당연하게 가져가는 여성 비례대표 정치인의 입에서 재수사의 운이라도 떼어 봤나요? 이것도 아니면 이것을 이슈화 하기 위해 제2의 피해자를 알아보거나 언론에 재보라도 했었나요? 조선일보가 이 건으로 여러 폭로들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건으로 수십억대의 손해배상액으로 겁박하며 고소를 했지만 여성계와 관계있는 곳은 단 한곳도 없었습니다. (일부 폭로기사를 냈던 언론과 문성근 이종걸 의원 등이었습니다. )이정도면 그냥 뭉갠거지요. 



요즘 페미니즘 이슈로 매우 시끄럽습니다. 페미니즘이 표현되는 방식이 거칠다는 여론이 많은데 저는 오히려 그건 이해가 됩니다. 원래 민주주의 운동 초기에도 화염병 던지고 벽돌던지고 그랬지요. 무엇보다 중요한건 방향성입니다. 방향성만 맞다면 그 속도가 느리던 빠르던 방식이 거칠건 부드럽건 대중이 원하는 시대는 결국 옵니다. 

하지만 과연 페미니즘을 이끄는 사람들이 정말로 어렵고 여성인권이 필요한 여성들과 연대의식을 가지고 있느냐? 저는 이같은 의구심을 마음속에서 치울수가 없습니다. 제 생각이 과연 틀렸을까요...?

페미니즘은 진보적인 가치이며 정의로운 가치입니다. 한국 페미니즘이 진정으로 진보적이고 정의로우려면 지금도 학계나 연예계 안에서 신음하고 있는 제2의 장자연씨를 찾아서 보호해줘야 하는것 아닐까요? 쓸데없는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하지만 그대들의 힘을 과시할 수 있는 이슈에 매몰되지 말고 말이죠. 

장자연 사건이 일어난지 10년이 지난 지금. 장자연씨가 우리를 보고 있다면 그녀의 시선에서 우리사회는 얼마나 더 나아졌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글을 줄입니다. 
Sasha
인생에서 훌륭한 성과와 즐거움을 수확하는 비결은 위험하게 사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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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홀릭스 2018-06-25 18:3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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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요 2018-06-13 21:20:09
어디에서 과연 어떤 여성단체가 어떤 힘을 과시하는지 정말 정말 궁금해집니다. 제가 알기로는 여성단체에서는 성범죄 피해자를 돕고, 성노동자들의 안전을 지키고, 사이버 성범죄 영상을 삭제하고, 여성인권에 공론화와 교육을 위해 에 앞장 서고있습니다. 제가 아는 바로 제 2의 3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힘쓰고 있고요.

마치 자신의 눈에 안 보이면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는 실수를 범하는게 아닌지요.
Sasha/ ㅎㅎㅎ 순진하기 그지없는 내용으로 보이네요. 일단 본문의 내용은 여성단체보다는 여성계를 겨냥한 내용입니다. 둘은 엄연한 차이가 있지요. 여성계가 어떤 정치집단과 연대를 가지고 있으며 어디서 돈을 받으며 정치적으로 어떤 압력을 행사하는지는 구글링좀 해보시면 알 수 있으실거에요. ㅎㅎ 님이 말씀하시는 것은 여성계의 말단에 있으신 분들이죠. 자유한국당 말단 당원들이 다 지도부에 있는 의원들 같을까요? ㅎㅎ 점잖고 건강한 보수적인 분들이 주신 당비받아 처먹어서 눈가려놓고 아웅해서 박근혜 같은 대통령 만들어 주잖아요. 말단에 계신 분들은 이렇게 이용을 당하곤 하지요. 세상이 그렇게 순수하게 돌아가지가 않습니다.
까요/ 네 말씀하시는 논지를 제가 이해한 바로는 1. 여성계는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일하고 있을 뿐, 실제적인 여성의 인권을 위해 일하지 않고 있다. 2. 여성계는 정부의 지원(세금)과 후원비를 자유한국당이 하는 것 처럼 착복하고 있다. 3. 여성계는 쓸데없는 사회적 분란만 일으키고 있다. 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제가 느끼는게 맞는지요? 이런 주장은 마치 저에게 여성계는 왜 모병제에 반대하지 않는가? 왜 여성계는 장애인 운동을 하지 않는가? 왜 여성계는 환경운동을 하지 않는 가? 라고 하는 것 처럼 들립니다. 그런 질문이야 말로 사회정의를 구현하는데 논점을 흐리는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Sasha/ 논지가 조금 확대된 감이 있네요. 일단 본문의 글은 장자연 사건에 대한 여성계의 무관심을 비판하는 글입니다. 까요님이 말씀하신대로 당사자를 여성계 전체로 확대하고 그들이 했었던 모든 활동을 장자연 사건의 케이스 하나만 보고서 추론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여성계는 민주화 세력중에서도 그 세가 매우 큰 세력입니다. 여성단체의 종류도 많을뿐더러 그 단체의 성격 또한 단체마다 상이한 경우가 많고요, 어떤 단체는 쇠퇴한 단체도 있고 어떤 단체는 여전히 건재하기도 하죠. 물론 주류 여성계의 경우에는 제가 비판한 내용이 상당히 들어맞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까요님이 주장하시는대로 어떠한 단체는 선의에 의한 활동을 하고 있겠지요. 여성계 전체를 획일화 하여 그들의 활동 전체를 까내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까요님이 파악하신 논지의 추론은 제가 평소가 가지고 있는 생각은 맞습니다만 이 글 자체에서 주장하는 바는 아닙니다. 근데 만약 제가 이러한 주장을 펼친다고 해도 이런 주장이 사회정의를 구현하는데 논점을 흐리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오히려 사회정의를 구현하는데 도움이 되면 되지 않겠어요? ㅎㅎ
우주를줄께 2018-06-12 05:44:10
남성이건 여성이건, 지금의 우리는 비겁해요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하죠
Sasha/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힘들더라도 계속 두드려야 옳은 길은 나올거라고 봅니다.
레몬파이 2018-06-12 03:02:24
두 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첫째, 왜 우리나라의 첫번째 미투를 장자연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둘째, 우리나라에 여성계가 샤샤님의 눈에 권력으로 보이기 시작한
때가 구체적으로 몇년도인지?
이상입니다.
Sasha/ 1. 대한민국에서 여성인권이 부족하지만 어느정도 정착한 후에 일어난 일이며, 본문의 미투성립조건에 완벽하게 부합하며, 그것을 당사자가 심각하게 인지하였고, 가장 비극적인 결말로 끝이 났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합니다. 2. 본문에 여성계 = 권력 으로 설명하는 내용은 없습니다만.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면 여성계 일부에서는 권력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나 개인이 분명 있기는 하지요.
스카이임 2018-06-12 02:06:34
레홀에서 본 가장  논리정연한 글입니다...^^b
Sasha/ 과찬이십니다 ㅎㅎ 감사해요 ㅎㅎ
르네 2018-06-12 00:56:38
우와 굿굿...
Sasha/ 언제나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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