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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출근 길, 그리고 한 변태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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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N 조회수 : 2826 좋아요 : 1 클리핑 : 0
이른 아침 출근 길.

회사 건물로 들어서다가 나도 모르게 입구의 카페의 전면유리창 너머로 시선을 빼았겼다.

그 시선의 끝에는, 스타킹을 신지 않고 빨간색 스트랩힐을 신은 한 여성의 발이 보였다.
잠시 걸음을 늦추고 천천히 걸으며 시선을 이어갔다.

발톱도 빨간 색으로 물들인 채, 빨간색의 스트랩과 강렬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발목은 예쁘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날카롭지만 멋진 선을 그리며 발목을 지나 정강이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대로 시선은 그녀의 정강이와 무릎을 거쳐, 테이블에 가려 보이지 않는 신체를 넘어 바로 그녀의 얼굴로 향했다.
느껴지는 나이는 약 마흔 중후반.
왠지 그녀의 화장과 스타일은 세월의 흔적을 애써 감추려 하지 않는 자신감이 보였다.
어두운 갈색으로 염색한 머리 사이로 붉은 색의 귀걸이가 보였다.
옷은 검은색이고 화장에서도 강한 색은 없지만, 전반적으로 붉은 색의 악세사리로 강렬한 포인트로 시선을 강요한다.

다시 시선은 발로...
그녀의 발에서는, 얼굴을 봤을 때 느낀 세월의 흔적은 없었다.
예쁘지는 않지만, 자신감을 품고 있는 멋진 발이었다.

다시 걸음을 재촉하여 엘리베이터로 향한다.
엘리베이터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그 사람들 중에서 한 여자의 발로 시선이 갔다.
꽃무늬의 페브릭 재질의 오픈토 슬링백.
그녀의 발목은 하얗고 가늘다. 스트레스를 거의 주지 않는 신발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20대의 여성인가 해서 올려다 보니, 나와 비슷한 연령대인 서른 후반에서 마흔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분이었다.

보통의 신체는 그녀들의 나이를 반영한다.
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단 나이가 들수록 그 흔적도 계속해서 쌓여간다.

하지만 발은 어찌보면 그녀들의 나이를 반영하지 않는다.
아예 어리거나, 아예 나이가 많으신 분들만 아니라면,
그녀의 스타일과 평소의 습관이나 관리에 따라 발은 20대가 되기도 하고 40대가 되기도 한다.
역시 발은 쉽게 알 수 없는 묘한 매력을 품고 있다.

유추되는 나이대와 그녀들의 발에서 오는 세월의 괴리를 느끼며 혼잡한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오늘도 그녀들의 발을 향한 시선과 변태끼 가득한 나의 망상을 모른 채 또는 모른 척 바쁜 일상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A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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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ha 2018-08-10 13:18:38
잘 봤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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