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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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6월경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같은 부류의 일을 하고 있었던 형님. sos였다. 개발관련 일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공감하실것으로 짐작한다. 일의 진행상황이 고구마 10만개를 먹은듯 답답하게 정체되어있을때, 다른사람의 무심한듯 흘리는 한마디가 뚤어뻥처럼 상황을 역전 시킨다는걸~ 그래서 최대한 알고 있는것을 설명 하였고, 그것도 부족하다 느끼셨는지 한달음에 달려오셨고, 종이에 차트를 그려가며 상의를 해드렸다. 그리고 한달정도 흘렀을까. 또한번의 sos요청. 일하고 있던 업체로 장비를 바리바리 싸들고 찾아가 키포인트 디버깅을 해주고 돌아서면서 그쪽 업체 담당자에게 명함을 드리며 한마디를 했다. '더 어려운 일이 생기면 연락주세요'. 그리곤 시간이 흘러 작년 1월. 그 업체사장님이 전화를 해왔다. 개발자가 도망을 갔다고. 남아있는것을 해결해 줄 수 있겠냐고. 6개월만에 다시 찾은 업체. 기존 작업분을 점검해보니. 이건 뭐 수정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였다. 하드웨어 플랫폼의 구성부터 외부노이즈에 전혀 내성이 없는 설계였기에... 펌웨어의 작업량이 상당한 프로젝트였는데, 베이스 하드웨어부터 이렇게 불안정한 설계라니... 일을 맏아서 할 수 는 있는데, 이 하드웨어 플랫폼으로는 모래성을 쌓는격이니 기존것은 버려야합니다. 그래서 시작한 CNC방전가공기. 계약은 작년 3월 1일 부터 였는데, 기존에 작업하던 S사 AGV 충전스테이션 생산작업이 5월말에 끝나는 관계로 작년 6월 1일에 작업이 시작되었다. 계약기간은 6개월, 최장 8개월안에 완료를 목표로 시작했던 개발프로젝트가 그제부로 공식 종료가 되었으니 1년 2개월 14일만에 종료되었다. 중간에 ZNC(범용)타입이 출고되는바람에 현장 디버깅작업이 2달가량 추가된점도 있었지만, 일 자체가 많이 어려운 작업이였고, 많은량을 하나하나 확인을 해가며 진행하다보니 더딘 작업진행율을 보일수밖에 없었다. 영업을 담당하는 업체 사장님의 입장에서보면 더디고, 답답할 수 밖에 없겠지만. 각 단계에서 확인을 하고, 정상이라는 확신이 서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이다보니 입장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났다. 그로인해 얼굴붉히는 시간이 꾸준히 이어졌고. 그렇다고 바늘허리에 실매어 쓸 수 없다는게 내 입장이고... 가끔은 나도 대충 넘어가고싶은 마음이 들때가 한두번이 아니였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당시에는 편할지 몰라도, 결국은 나중에 그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써가면서 수정을 해야할것을 알기에 도닦는 심정으로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천천히... 아무튼 계약금액보다 많은 손해가 났지만, 일단 시작한 일은 손해를 감수하서라도 끝마쳐야 하기에~ 1년이 넘는 기간을 주말개념없이, 매일 18시간가량을 투자했다. 그러던중 작년 11월에 임대하고있던 공장이 매각되는 바람에 억지춘향 식으로 이사를 하게되고, 그 짐정리는 아직도 않된상태... 그 와중에도 딱 한가지 시간을 할애했던것은 바디맵모임. 하루작업을 빼야했기에 모임전날은 거의 철야를 해야했지만, 잘은 못해도 개근상은 받고싶어서... ㅎㅎㅎ 사실 장기 프로젝트를 하게되면 많은 경우가 웃으며 악수하고 끝내기가 참 힘들어요. 그래도 많은 우여곡절끝에 지난 14일 웃어가면 쫑파티를 하고 돌아왔네요. 고정거래로 밥먹던 식당을 다시 찾았더니 장부도 없어지고, 그쪽 식당에 맙맛이 맞춰졌는지 음식도 입맛에 안맞고, 생활리듬도 뒤바뀌었고, 이사를 해온 내 사무실이 아직도 낯설고, 체력은 고갈되고... 이번일만 끝나봐라. 어후 기냥... 이러고 버텨왔는데 막상 일이 끝나고 사무실로 복귀하니 모든게 어색하고, 뭔가를 해야하는데 일이 손에 안잡히고, 정리도 안되고 엄청 어수선한 이틀을 보냈네요. 다시 기존의 생활로 적응하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듯하지만 새로이 마음을 다잡아보려 어울리지 않는 글을 일기처럼, 기록성으로 남겨봅니다. 너무 뭐라 타박하시면 쥐구멍을 찾을지도 모르겠네요~~~ 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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