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방, 긴글)추석, 만월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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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월의 밤입니다. 본래 따뜻한 빛이어야할 달빛이, 차가워진 초가을 바람에 한결 날카롭습니다. 풍성한 추석 보내셨나요? 저는 농군이신 할아버지를 따라 대추도 따고, 산소주변 나무도 솎아내고, 고추밭에도 다녀왔습니다. 풍성함의 이면엔 농군들의 땀이 있었습니다. 할머니댁에 있다보면 으레 변비에 시달립니다. 그 다음엔, 허전해진 복부가 마치 바람빠진 풍선처럼 휑하고요. 올해는 지방이 좀 쌓였는지, 묵직하게 헐거웠고요. 여느때처럼, 블록쌓듯 채워봅니다. 달이 쉼없이 차고 기울기를 반복했듯이. 차이점이라면, 달은 거의 비슷한 모습으로 변하지만 (TMI : 달의 위상변화는 좌우뿐만 아니라 상하로도 약간씩 존재합니다. 정말 미묘해서 눈으로 안보일뿐) 제 몸은 비어있던 시간만큼 무너졌다는거네요. 재건은 하루아침에 안될 모양입니다. 카페엔 가족들이며 연인들이며 다정한데, 오늘은 온전히 혼자된 하루였습니다. 내심 기다리던 님은 친구를 만나러 가셨고요. 그래도 쉬는날도 없이 일 상대만 만나던분이 편한자리에서 밝게 웃으실걸 생각하니 차라리 다행스럽다 싶기도 합니다. 이 글, 읽어주시련지 모르겠지만요. 추석 연휴의 끝자락이 저물어갑니다. 평안하고 풍성하고 섹시한밤 보내세요 :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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