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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에 대한 우리말을 새로 만든다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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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요힘베 조회수 : 5280 좋아요 : 5 클리핑 : 1
자려다 페북에서 어느 한 회사가 주최한다는 한글 공모전이 눈에 띄었습니다. (굳이 어느 회사인지는 언급을 안하겠습니다)

섹스의 순우리말을 짓는 공모전인데 ‘섹스를 밝고 유쾌한 것으로 느낄 수 있도록 새로운 우리말 단어’를 짓는다는 것이네요.

표면적으로는 사회적으로 터부시되고 부정적인 이미지인 ‘섹스’를 실제로는 아름다운 섹스의 이미지로서 새로운 단어를 선정하고 사용하자는 취지로 보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취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싶습니다.

이런 이슈에 있어서 덮어놓고 새 단어를 만들자는 것보다 기존에 존재하는 섹스에 대한 우리말 단어를 찾아내거나 현황을 조사하고 그의 사회적인 투영을 회복시키고나 조정을 해나가는 운동을 벌이는 것이 옳은 방향이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검색을 해보면 섹스에 대한 우리말 단어가 있습니다.

‘얼이’

라는 단어입니다. 우리말의 고어로서 자동사의 형태로 쓰였다고 하며 여기서 파생된 단어가 ‘얼우다’로서 혼인하다의 뜻을 가진다고 한다네요.(검색해보면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순우리말 표현을 더 많이 쓴다고 믿고 있는 북한에서는 ‘속잔치’라는 속어를 쓴다고도 하구요

그외 ‘씹’이라는 우리말 단어도 있습니다. (저속하게 쓴다고 해서 우리말이 아닌것이 아닙니다. 어원은 저속하지 않은데 사회적으로 점차 저속하게 써온 것이지요. 비속어로서 쓰인다고 해서 우리말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바보들이 종종 있더군요)

빠구리, 떡치다 등의 단어나 표현은 어원을 알 수 없으니 논외로 하겠습니다.

각설하고, 섹스 혹은 성교를 지칭하는 우리말 단어가 없을리가 없잖아요. 상식적으로. 인류를 유지하는 가장 핵심적인 행위인데 없을리가 없죠.

엄연히 존재하는 단어를 다시 재사용하고 사회적인 인식을 바꿔나가는 작업을 우선시해야한다고 저는 주장을 하고 싶습니다.

해당 회사가 하려는 행사의 의미는 언어적 의미에서 보면 마치 이런 것입니다: 자지, 보지는 속되고 음란하고 사회적으로 부정적으로 보이니 새로운 우리말 단어를 지어서 사용하자.

자지, 보지는 우리 몸의 부위를 지칭하는 중립적인 우리말 단어일 뿐인데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니 이 단어를 쓰지말고(지워버리고) 새단어를 만들자(이미지 세탁). 좀 더 풀이하면 이런 뜻이죠.

이러한 언어적 관점에서 보자면 해당 행사는 그 행사 자체가, 취지 자체가 이율배반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레드홀릭스만 하더라도 보지, 자지의 쓰임과 대중적 투영을 바로 잡기 위해 정말 부단한 노력을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유니브 엑스포 때도 자지 보지 스티커를 무료 배포하면서 사회적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을 많이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이게 맞다고 봅니다. 기존에 있는 단어를 다시 살리고 이미지를 회복해나가야 그와 연관된 사회적 관념과 문화도 같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잡혀 나간다고 봅니다.
근데 이미지를 바꾼답시고 기존에 존재하는 우리말 단어를 배제하고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내고 선정을 한다? 전문적인 언어학자의 관여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이건 기획의 의도와 방향등이 엇나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덧글
이미 이런 시도가 있었더라구요. 그리고 폭망했습니다.
http://m.seoul.co.kr/news/newsView.php?cp=seoul&id=20131010500005
핑크요힘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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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h 2018-09-28 00:23:53
얼이 ㅡ 라는 단어를 어떻게 검색하면 되나요? 어학사전 검색으로는 제가 못찾아서요 ~
핑크요힘베/ 고어/옛말이라서 일반 어학 사전에는 잘 안나올 수 있습니다. http://uriul.or.kr/board/4371222 참조하시구요 구글상에 얼다 라고 검색하면 교합/성혼하다 라는 옛말 풀이가 구글사전으로 뜹니다
Mnh/ 감사합니다 !!
Sasha 2018-09-27 18:48:42
공감합니다.
핑크요힘베/ 캄사합니다~
새벽안개 2018-09-27 12:39:30
동감백배...
원래의 뜻은 그렇지 않으나 지 네들이 희한하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면서 난리를 치는 꼬락서니...
자지 보지가 뭐 어때서?
정작 이름 주인공들은 아무소리 않고 있는데 불러줘야 할 호명자들이 희한한 색깔의 안경을 끼고 보면서..
스스로 일어서는 가지라고 해서 자지요.
보배로운 연못이라 해서 보지 인데 왜 난리?
그럼 갸들이 입이 없어서 말을 못하는거지라고 할수도 있겠지만
정작 입이 있어서 한 말씀 들을수 있게 된다면 상상 이상의 잔소리를 들을수도 있다고..
너네들이 우리를 뭐라고 부르던 간에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니라..
요렇게 말입니다^^
핑크요힘베/ 단어 하나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는 것만으로도 대중이 생각하는 성에 대한 관념을 엿볼 수 있죠
레몬그라스 2018-09-27 09:36:01
기본적인 고찰이나 깊은 고민도 없이 일단 질러보는 얕은 마케팅이죠. 저도 그래서 레홀이 열심히 하고 있는 자지, 보지를 제대로 알리는 캠페인에 큰 박수와 응원을 보냅니다.
이미 있는 단어의 잘못된 인식을 바꿔야지 왜 오래 전부터 있었던 순우리말을 부정하고, 없던 말을 만드는 거죠?
akrnlTl/ 레그님 말씀 완전 동의. (쓸데없이 뭐 만드는거 너무 좋아하는거 같아요. 있던거나 잘 활용하지...)
레몬그라스/ 마귀씨 글쵸! 쓸데없이 뭘 자꾸 새로 만든다고 난리를 치는지..마케팅 수단에 불과한 이벤트라니 에효
핑크요힘베/ 우리말 단어가 있는지 없는지 검색이라도 먼저 해봤는지 의문이네요. 말로는 온갖 의미 부여를 해놨는데 그럴수록 자기 모순에 빠지는 것을 아는지 모르겠네요
레드홀릭스 2018-09-27 09: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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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랑 2018-09-27 09:10:09
교미잇!!!
핑크요힘베/ 그...그건 한자어...
르네 2018-09-27 06:01:09
니디티는 참 아니네요.
쟤하고 나는 서로 얼우는 사이야 표현 쓰면
예쁘겠습니다.
핑크요힘베/ 어루는 사이. 참 잘 붙네요 ㅎㅎ그 놈의 니디티는 참;;; 취지 자체도 문제에요;; 착한 섹스를 지지하고 나쁜 섹스를 경계한대;; 대체 섹스에 착한거랑 나쁜거를 나누는 이분법적인 잣대는 어디서 들고오는건지;;;
akrnlTl/ 어루는 사이 진짜 이쁜데요.. :)
-꺄르르-/ 얼우는사이 입니다. 좋네요 ^^
르네/ a.k.a 했네했어
핑크요힘베/ 응용: 어루어만지다, 민족의 얼(응?)
야쿠야쿠 2018-09-27 05:27:24
얼이ㅎ 얼이하자! ㅎㅎ얼이 귀여워요>_<ㅎ 섹스말고 얼이 이걸루 함 써봐야겠어요ㅎ
핑크요힘베/ 발음이 참 예쁘죠. 뜻도 좋고. 이미 좋은 단어가 존재하는데 굳이 또 무슨 새로운 단어를 공모한다는 발상이 안타깝네요
야쿠야쿠/ 보지,자지는 어린아이의 성기를 말하고 씹, 좆은 성인의 성기를 말한다고 하네요 덕분에 지식이 더 늘어나고 있습니당 ㅎ
핑크요힘베/ 보람차네요 ㅎㅎ 아....예전에 페북에서 보지, 자지가 우리말이라고 했더니 국어대사전에 비속어라고 나와있다고 하면서 우리말이 아니라고 빼애액 거리던 사람들이 생각나네요...으으;;
redpool/ 보지 자지는 어린아이 성인의 구별을 하지 않은 남녀의 성기를 가리키고 좆과 씹은 성인 남녀의 성기를 비속하게 이르는 말로 구분하는게 온당할 듯 싶습니다.
해피마더 2018-09-27 03:26:58
씹이 순수한 우리말 입니다. 씹은 씨+입 의 준말 입니다. 즉 씨에 들어가다라는말 입니다. 씨는 보지고 입은 자자기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요즘 씹이라는 말을 욕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알고보면 바른 말이죠.
핑크요힘베/ 맞습니다~비속어로 쓰인다고 해서 우리말이 아닌것도 아니고 비속어라고 해서 원래부터 나쁜 뜻인것이 아닌거죠
redpool/ 씹이 우리말인 것은 동의합니다만.. 어간과 어미분석에 의문이 듭니다. '씹'이 순수 우리말이라면 들어간다는 의미의 한자어 '입(들: 입)'으로 분석하면 오류가 생길 듯합니다. 씹을 검색하면 '성숙한 여자의 성기를 비속하게 이르는 말'로 설명합니다. 따라서 씨+입으로 나뉠 때 '씨'는 남자의 씨앗(정자)를 가리키고 입은 그를 받아들이는 '관문'으로서의 '입(입술-구강과 같은)'을 지칭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할 것 같습니다. 예; 씹질-여자의 성기에 (성기든 손가락이든 도구든)반복 삽입 및 문대는 모든 행위 씹팔- 성기를 팔... 하지만 '날궃이 씹(비가 오거나 날이 궃어서 일없이 집안에서 남녀가 성교를 하는 행위)' 같은 경우에는 '씹'이 성교를 지칭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씨+입으로 어간과 어미가 나뉠 때, 씨(남자의 정자 정액) +입(들다:입)으로 순우리말에 한자어가 혼합된 형태로 분석될 것 같네요. 님의 댓글에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추가해봅니다
독학생 2018-09-27 01:54:54
우리 니디티 하자 ㅎㅎ 요힘배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핑크요힘베/ 맷돌 손잡이가 사라진 기분이죠 ㅎㅎ 긴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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