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지독함, 영화 <팬텀 스레드>
0
|
||||||||||
|
||||||||||
1. 영화 Phantom Thread는 195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하여 유명 디자이너인 <레이널즈>와 시외에 위치한 작은 레스토랑의 직원인 <알마>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영화는 '운명적 끌림'으로 시작된 관계를 말하고 있기에 로맨스 장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관계의 전개 방식이 다소 가학적이라 볼 수 있기에 스릴러 장르라고도 할 수 있다. 2. 보이는 이들의 관계는 남성 주도적이다. 레어널즈는 본인의 큰 저택을 의상실이자 일터로 사용하며 누나와 자신의 <모델>과 함께 산다. 모델과는 연인 사이는 아니지만 이와 비슷한 특별한 관계라 할 수 있다. 서로를 연인으로 이해하고 있는 모델은 연인으로서의 대우를 요구하는데 이를 부정하는 레이널즈의 차가움에 싫증을 느끼며 결국 떠난다. 정확하게는 버림받는 것에 가깝다. 이후 레이널즈는 알마를 만나게 되고 그녀는 그의 '간택'을 받아 드레스의 새로운 모델이자 '신데렐라'로 변모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며 알마 또한 레이널즈에게 연인으로서의 대우를 바라게 된다. 3. 영화 제목인 '유령처럼 보이지 않는 실'처럼 영화는 얽힌 실타래와 같은 복잡한 관계를 보여준다. 그들은 서로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레이널즈는 그녀를 '이상적인 몸의 소유자'라 빗대며 아무나 입을 수 없지만, 그녀만을 위해서는 언제든지 가능한 새로운 드레스를 선사한다. 그는 그녀에게 의식주를 제공하고 드레스 제작하는 일에도 함께하게 한다. 그의 눈빛은 연인을 바라보는 눈빛이지만 그의 사랑 표현 방식은 다소 애매하다. 알마는 자연스럽게 사랑에 빠진다. 그와 만남으로 사회적 위치가 변하고 생활의 질이 변했다고 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방을 쓰면서도 그녀는 밤이 되면 옆 방에 있는 레이널즈를 찾아가기도 하고 레이널즈에게 특별한 순간을 주기 위해 깜짝 선물을 준비하기도 한다. 4. 이 둘의 관계는 복잡한 것을 넘어 지독하다. 레이널즈의 이기심은 영화 중간중간 쉽게 찾을 수 있다. 아침 식사시간, 토스트에 잼을 바르는 알마에게 그 소리가 크다면서 그러한 행동을 하지 말라고 정색한다. 그는 매 아침 식사때마다 노트에 작업을 하는데 그것을 방해받는 것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한다. 자신이 싫어하는 방식으로 요리를 할 경우에는 제발 이런 행위를 반복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자신의 경계가 뚜렷하여 조금이라도 자신의 방식, 자기 삶의 선을 넘어온다고 느낄때면 그는 매우 철저하게 막아선다. 알마는 이러한 레이널즈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 조금 더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해보지만 그럴수록 레이널즈에게는 그들의 관계가 끝나감을 확신케한다. 알마는 자신을 연인처럼 대하지 않는 것에 분노를 느끼고 레이널즈가 다른 사람에게 특별한 드레스를 만들어주는 것에 질투심을 느낀다. 그녀는 이전 그의 모델과는 다르게 그의 방식을 그대로 수용할 생각도 그렇다고 떠날 생각도 없다. 레이널즈가 제작하는 공주의 드레스를 악의적으로 망친다거나, 레이널즈의 음식에 독버섯을 넣어 그를 병약한 사람으로 만들어 자신에게 의존하게 만드는 식으로 그의 사랑을 독점하려고 한다. 5. 이 영화는 이 외에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한 의미와 이들 관계의 결말을 말하게 되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함구한다. 영화를 보다 보면 누구의 사랑하는 방식이 더 옳은 것일까?라 질문을 할 수 있지만, 오히려 그것을 따지기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너무 연약하고 불완전하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 우리의 관계는 엉킨 실과도 같다. 얽힌 실을 쉽게 푸는 방식은 자르는 것이다. 하지만 자르는 것이 능사는 아니기에 자를 수 없는 경우 풀 수도 없는 얽힘을 그대로 유지해나갈 수밖에 없다. 이런 관계의 유지는 '유령처럼 보이지 않는 실'처럼 때론 지독하게 흘러간다. 이를 일반적인 사랑 이야기라 할 수 없지만 이 영화는 우리의 모습과 관계를 보다 노골적으로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매우 사실적이라 할 수 있다.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