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선> 나의 섹슈얼리티 기록 / 홍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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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선> 홍승희 . “붉은 선은 견고한 금기로 보이지만, 사실은 누군가가 멋대로 쳐놓은 허술한 실타래다. 누구도, 어떤 존재도 저 붉은 선 안에 나를 가둘 수 없다. 알몸인 나는 완전히 발가벗었지만 수치스럽지 않다. ‘붉은 선 위의 비체’, 기존 질서에서 비껴난 더러운 몸. 더러워서 고유하고 규정지을 수 없는 존재.” . 홍승희 작가는 특별한 사람이라고 하면 특별할 수도 있고, 아니라면 평범한 한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만 세상은 그녀가 어디에서든 인간이기 전에 ‘여자’일 것을 요구하였다. 그렇게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여자’가 되어야 하는 여성들이 다만 그녀뿐이겠나. . 이 책은 한 여성의 삶 속의 섹슈얼리티를 통해 지금의 호모 소셜 사회, 가부장제 등의 문제와 자신이 겪었던 피해 등을 알리며, 현재의 억압된 남자/여자의 성 역할극의 해방을 말한다. . 평소 페미니즘과 섹스, 성, 연애 등의 책과 글들을 읽고, 또 연인들도 만나며 어느 정도는 그녀들을 이해하며 지내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자만하고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해’를 해야만 관계 속에서 갈등이 일어나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이해’를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공감하려는 자세’의 중요성이 느껴졌다. 흔히들 말하는 ‘오빠가 허락하는 페미니즘’ 같은 행동을 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도 해본다. . “나는 나를 양보하지 않으려고 글을 쓴다. 이 책을 만나게 된 당신도 당신을 양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자신의 욕망에 대해서 당당하게 대면하는 자세가 멋지다. 자신의 실수와 잘못된 선택에 의해 실패, 좌절, 후회 등을 겪어도 그것을 양분으로 한 층 더 성숙해진 자신으로 나아가는 게 인간일 것이다. 다만 그런 자세를 가지기가 쉽지 않다. 사회라는 곳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선 타인의 시선과 평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 말하면 타인들도 각자 자신들만의 욕망이 없을 수 없다. 모든 사람들이 비슷하다 자신의 욕망을 밖으로 드러내기가 어렵다. 무섭고, 두렵다. 이런 환경 속에서 강자와 약자의 모습이 선명해진다. 강자 욕망은 정복적, 지배적, 자신감의 형태로 환원되고, 약자의 욕망은 더러운, 창녀, 금기로 낙인 된다. . 강자가 되지 못한 남성들도 억압을 받는다. 여성들은 생존을 위해서 여자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세계는 남자/여자의 성 역할극에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역할극 놀이 억압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그 시작으로 우리는 스스로를 양보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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