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글을 이렇게 써도 될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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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눈팅만 하다가 처음 가입하고 글을 쓰게 되네요. 먼저 썩 유쾌하지도 않고 흥미롭지도 않은 얘기가 될 것 같아 미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요.
여기 계신분들의 대부분, 어쩌면 전부가 일단 섹스의 즐거움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글을 쓰시는 것 같아요. 횟수나 정도의 차이는 제각각이겠지만, 기본적으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의 이야기가 주가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저는 반대로 경험이 전혀 없는, 섹스의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의 입장에서 글을 써보고 싶었어요. 경험이 전무한 사람도 이 곳에서는 똑같이 글을 쓸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번쯤은 속 시원하게 얘기하고 싶었거든요. 저는 곧 계란 한판을 채우게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남자예요. 그런데 아직 숫총각이고요. 네, 여러분들이 아시는 그 숫총각 맞습니다. 말 그대로 이제껏 그 어떤 사람과도 잠자리 경험이 없었던 남자란 뜻이죠. 무성욕자? 아니고요. 혼후관계주의자? 역시 아닙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혹시 종교적인 이유라던가 성적인 트라우마가 있어서? 이 역시 아닙니다. 전 문자 그대로 경험해볼 기회가 없었던 것뿐이거든요. 10대 때, 전 첫 자위를 했어요. 야한 비디오를 보면서요. 그때는 제가 하는 게 자위인지도 모르고 있다가 제 방바닥에 실례를 했던 기억이 나요. 뭔진 몰랐지만 좋은 거라는 건 그때부터 알았죠. 20대 초반 때, 전 한없이 바닥에 꽂혀있었어요. 제가 가진 신체적인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질 못했고 자존감은 다 날아가버렸죠. 남들처럼 대학에는 들어갔지만 마음을 꽁꽁 싸매고 살았고요. 사랑이나 성적인 무언가는 아예 꿈도 못 꿨어요. 하지만 그때만 해도 내가 섹스를 못해봤다는 것에 대해 의식하지 않았고 창피해하지도 않았어요. 20대 중반을 지났을 때, 저는 제대를 했고 남들처럼 사랑을 하고 섹스의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졌어요. 제가 긴 시간을 제 안에서 꽁꽁 갇혀서 보내는 동안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첫경험을 했고, 새로운 즐거움을 알았고, 사람의 체온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를 깨달아 갔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저는 어느 순간 그들과는 동떨어진 존재가 되었고요. 그리고 또 시간이 흘러 이제는 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결혼하는 모습을 바라보게 되는 나이가 됐네요. 저를 뺀 모두가 사랑을하고, 섹스를 하며 제가 알지 못하는 저 멀리의 세상을 경험하고 있는데 저는 여전히 제 콤플렉스를 해결하지 못하고 시간이 멈춘 것처럼 서 있어요. 요새들어 더 자주 그런 생각을 해요. 신체적인 나이만 먹었지 정신적으로나 경험적으로는 한참 어린 아이들과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을요. 레홀러 여러분들의 생각을 듣고 싶어요. 제가 지나치게 섹스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걸까요? 섹스가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아닌데 저 혼자 경험을 못해봤다는 것에 쓸데없이 우울해하고 의미를 부여해서,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걸 고민하고 있는 걸까요? 저처럼 경험을 못하는 다른 사람들도 극소수지만 있긴 있을텐데 저 혼자 체념을 못하고 이 문제로 고민하는 걸까요? 나이는 끝도 없이 먹어가는데 앞으로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왜 이렇게 마음이 답답하고 괴로울까요. 나라는 사람이 이렇게 성욕에 굶주린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에 자괴감이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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