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라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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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맞대지 않고, 닉네임과 글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기에 할 수 있는 얘기를 또 한번 해볼까 해요.
저는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자위를 하는데요. 누구나 비슷하겠지만 들킬 위험 없이 개인적이며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사정 뒤에 뒷처리까지 용이한 공간에서 하는 것을 선호해요. 그래서 늘 선택하게 되는 곳이 욕실인 것 같고요. 자위라는 건 그저 욕구를 해소하고 쾌락을 느끼기 위한 행위일 뿐 그 의미에 대해 크게 생각해보지도, 의식하지도 않았었는데 요새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나는 자위를 할 때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한다'라는 생각. 첫 글에서도 그렇고 제 소개글에서도 언급했었지만 저는 콤플렉스가 매우 커서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나 자존감이 낮은 편이거든요. 제 외모를 마주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고, 성인이 되고 나서부턴 제 얼굴이나 몸매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좋은 평가를 준 적이 한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자위를 할 때만큼은, 사정을 하고 쾌락을 느끼는 그 순간만큼은 제 몸에 도취된다고 해야 하나. 정확히 말하면 제 외모를 전혀 생각하지 않게 되고 오롯이 스스로를 사랑해줄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평소에는 그런 생각을 조금도 하지 않는데 말이죠. 한자로 쓴 자위(自慰)라는 단어에는 '스스로를 위로하다'라는 뜻이 담겨있는데요, 이런 뜻을 지니게 된 것에는 역시 이유가 있는건가 싶어지기도 해요. 어쩌면 저에게 자위라는 건 단순히 성욕을 해소하거나 쾌락을 얻기 위한 행위 이상의 의미를 주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쾌락이라는 말로는 제가 자위에서 얻는 행복감이나 애정을 완전히 표현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저에게 자위에 찬성하냐, 반대하냐 두 가지 선택권만 주어진다면 저는 아마 찬성을 넘어서서 자위를 예찬하는 쪽에 서게 되지 않을까...싶은 실없는 상상을 해보면서 글을 마무리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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