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생각하는 것.
10
|
|||||||||||
|
|||||||||||
20대 초중반에, 한창 정신적으로 힘들고 스스로를 받아들이기 힘들던 때가 있었어요. 지금도 솔직히 그런 우울함이나 자아부정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는 할 수 없지만요.
그때 저는 대인기피도 심했고, 사람 얼굴이나 눈을 쳐다보면서 대화하는 건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말을 하는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대화'를 제대로 해내진 못했죠. 대화라는 건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마주하고 표정마저도 읽어나가며 말을 나누는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스스로 느끼는 나라는 사람의 가치가 너무 하찮게 느껴져서, 인간관계에서는 항상 마음속에 죄책감 비슷한 게 있었어요. 누가 먼저 뭐라한 것도 아닌데 괜히 죄송해지는 느낌. 왠지 모르게 내가 먼저 수그리고 자세를 낮춰서 사람들을 대해야할 것 같은 느낌.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기분을 절대 상하게 해서는 안될 것 같았고요. 심지어는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마저도 내비치지 말아야 할 것 같은 느낌까지. 한해 두해 나이를 먹어가며, 또 원하던 목표에 가까워져가며 제 자존감은 아주 조금씩이나마 회복되어가고 있지만, 지금까지도 여전히 저는 마음속에 음울한 괴물이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마음속의 어두운 부분이 문득문득 무의식중에 제 말이나 행동을 통해 다른 사람들 앞에 드러날까봐. 그래서 저를 대하는 사람들이 불편해할까봐 걱정이 되는 요즘이네요. 제 어두운 부분이 저를 대하는 다른 사람들한테까지도 안좋은 영향을 끼치게 될것 같아서 요새는 언행에 그런 부분이 드러나지 않도록 더 신경쓰고 있기는 한데...제가 괜한 걱정을 하고 있는 걸까요.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