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캠 피싱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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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피싱 그거 나는 안 당할 자신 있다 했었는데,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지네요. '뭐지, 뭐가 이렇게 쉽게 흘러가지?'하면서도 별로 의심이 되지 않습니다. 머릿속에는 그냥 이 생각 단 하나, 분위기 좋게 이야기 잘해서 만남까지 이어 간다, 이거 하나입니다. 화면 가득히 미녀가 맨몸으로 실시간 자기위로를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정신이 아득해집디다. 저쪽에서 벗으라면 벗고 보여 달라면 보여 주고 그렇게 되더라고요. 외모 칭찬으로 시작해서 꺼츠만 크기만 확인하고 직접 만나고 싶다 그래요. 적으면서 생각하니 진짜 뭔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내가... 외모야 뭐 그렇다 치고, 꺼츠는 내가 꼭 증명해 보이리라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자꾸 얼굴하고 꺼츠하고 한꺼번에 잘 보이도록 해달라 그러기에 그때부터 뭔가 좀 싸했습니다. 그러고는 소리가 안 들린다, 영상이 끊긴다 하면서 다른 곳으로 유인을 합니다. 안 끊기고 소리도 잘 들리는 앱이 있다면서 링크를 보내요. 이때부터 사실 의심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은 뭘 그걸 지금에서야 의심을 하냐 하겠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화면 가득 미녀의 실시간 자기위로가 나온다고요. 아, 미녀의 모습은 당연히 영상 트는 겁니다. 하지만 전혀 그렇게 생각이 안 됩니다. 기가 막히게 편집을 했어요. 꺼츠가 뇌를 지배합니다. 아무튼, 그래서 다행히도 링크를 눌러 프로그램을 깔지 않고, 대신 링크 주소를 인터넷으로 검색하기 시작합니다. 방금까지 내 눈앞에서 딜도를 들고 넣뺐 하던 미녀가 재촉을 하기 시작합니다. 어서 깔고 나랑 야한 거 하자고. 이때 잘 참으셔야 합니다. 아무튼, 이게 또 검색도 잘 안 되네요. 최신 프로그램인건지. 네이놈 지식인에서 겨우 하나 찾았습니다. 그분의 뇌도 지배를 당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일이 있었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며 글을 올리셨더군요. 저와 똑같은 이야기, 제가 받은 링크와 똑같은 주소입디다. 무튼, 저 링크 눌렀으면 저는 지금 한강 갔습니다. 링크를 누르지 않은 덕분에 핸드폰 해킹은 안 됐어요. 가족이나 친구들 회사 동료들한테 뭔가가 전송될 일은 없겠지요. 대신 제 얼굴과 꺼츠가 나온 10초 가량의 영상이 피싱 조직에 넘어갔습니다. 그 파일을 아예 저한테 보내더라고요. 뭐, 어디 싸이트에 퍼뜨리려면 퍼뜨리겠죠. 지금 벌써 어딘가에서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딸잡이' 뭐 이런 제목 달고 제가 출연하겠죠. 이건 그냥 포기했어요. 그래도 주소록 해킹 안 된 게 어디냐, 위로하고 있습니다. 사실 많이 당황스러워서 상황 판단도 안 되고 그랬어요. 최대한 의연하게 대처하고 깨톡 지우고 쓰던 메일 지우고 어쩌고저쩌고 해야겠다 싶은 건 다 했습니다. 며칠은 아마 핸드폰 알림이 뜰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지 않을까 싶어요. '피싱 조직인가?' 하면서요. 대처를 한다고 했지만, 뭐 제가 모르는 방법으로 여전히 저한테 연락을 취할 수도 있는 노릇이니까요. 아무튼 모두 조심들 하십시오. 쪽팔리는 건 둘째 치고, 이거 심각하고 위험합니다. 제가 너무 순진하고 호구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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