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자유게시판
두개의 포로노그라피  
0
리가 조회수 : 4877 좋아요 : 1 클리핑 : 0



썩은 사과가 맛있는 것은
이미 벌레가
그몸에 길을 내었기 때문이다
뼈도 마디도 없는 그것이
그 몸을 더듬고, 브딪고, 미끌리며
길을 내는 동안
이미 사과는 수천 번 자지러지는
절정을 거쳤던 거다

그렇게
철얼철 넘치는 당도를 주체하지 못해
저렇듯 덜큰한 단내를 풍기는 거다
봐라
한 남자가 오랫동안 공들여 길들여 온 여자의
저 후끈하고
물큰한 검은 음부를 

......나의 포르노그라피 / 박이화 
 
햇살 가득한 대낮
지금 나하고 하고싶어 ?
네가 물었을때
꽃처럼 피어난
나의 문자
" 응 "

동그란 해로 너 내 위에 떠있고
동그란 달로 나 네 아래 떠있는
이 눈부신 언어의 체위

오직 심장으로
나란히 당도한
신의 방

너와 내가 만든
아름다운 완성
땅위에
제일 평화롭고
뜨거운 대답
" 응 "

........../ 문정희



박이화의 시에 보면 사과를 보지로, 벌레를 자지로,
벌레가 사과를 파먹는 것을 섹스 행위로 비유한 은유는 빤하지만 
퍽이나 그럴싸 해서 은연 중 얼굴을 붉어지게 만들어놓는다.

제목 마따나 한 편의 포로노그라피 맞다.
 
한편, 문정희 시인은 '응'이란 단순한 글자 한 자에서 섹스 행위를 포착해내고 있는데,
해가 남자, 달이 여자...그래, 정상위.

뒤집어 놓아도 같은 글자가 '응'일텐데 여성 상위면 탈이라도 나던가?
우리사회든 섹스든  남여평등 아니가?


아무튼 글자 한 자에서 체위까지 연상하게 만들다니
이 시 또한 한 편의 포로노그라피다.

 
두 시가 다 포로노그라피라도 박이화의 시가 다소 하드코어 쪽이라면
문정희의 시는 소프트코어 쪽이다. 역시, 전자가 다소 섹쓔얼하다면 후자는 에로틱하다.
 
섬세와 예민이 다르고, 순수와 순진이 서로 다르듯 섹쓔얼과 에로틱도 다른 것.
불초는 에로틱한 게 섹쓔얼한 것 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이다.

해서, 문정희의 시에서 더 많이 꼴렸다.
꼴리게 만드는 시라니... 이 어찌 포로노그라피 아니랴!
 
햇살 가득한 대낮
지금 나하고 하고싶어 ?
네가 물었을때
꽃처럼 피어난
나의 문자
" 응 "
이라니...
 
누가 햇살 환한 대낮에 섹스를 느끼며, 그렇기로 또 누가 그 즉답을 듣겠는가?
은밀한 애사라 다 알 수는 없지만 수동적인 쪽은 아무래도 여성이 아닌가..
하지만 이 시에선 능동의 응락을 얻고 있다.
 
두 시인이 다 여류지만
만약 문 시인이 여성이 아니라면 최하 이 '응'이란 시가 최하 내게 삽상하게 다가오진 안했을 것이다.

어느 사내가 섹스를 아니 갈망하랴만, 여인으로부터의 갈망이라니, 이윽고 벌일 갈망의 섹스라니....

레홀의 소개서는 아직 쓰지 않았지만 나의 성적환상을 묻는 그칸엔 다음과 같이 서술 할 것이다.

" 섹스 하고파서 쩔쩔 매는 여자랑의 섹스"

 
땅 위에
제일 평화롭고
뜨거운 대답
" 응 "
 
평화의 해법은 시 한 줄에서도 얻을 수 있는 셈인가?
섹스가 평화를 가져다 주기도 하지만 우리는 평화를 얻기 위해서도 섹스를 하지 않든가...

모쪼록, 여러분께 평화가......
 
 https://youtu.be/khy_0BTIdmg
 
 

 
 
Lemon Incest / Serge Gainsbourg & Charlotte 


 
 
리가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 추천 콘텐츠
 
Thelma 2020-09-15 00:44:37
시 너무 좋네요
(그런데 사진이 안 보여요)
리가 2020-09-15 00:43:52
첨부음악도 한편의 포로노그라피..장르는 인세스트...
1


Total : 36909 (502/1846)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26889 토크가이드라인이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2] 섹시고니 2020-09-19 3525
26888 출근 중에 [44] 오예아리아 2020-09-18 5887
26887 조심스러운레홀녀 [7] 키스는참아름답다 2020-09-18 8016
26886 왜 사랑에 빠지는지... [4] 리가 2020-09-17 3987
26885 얼마만 일까요? [5] dukeet 2020-09-17 4603
26884 속보 [2] 킴킴스 2020-09-17 4960
26883 가장 하고 싶을때 [3] 밀크보이 2020-09-17 4403
26882 쾌락수치 [4] 불꽃숭이 2020-09-15 5260
26881 레드홀릭스 콘텐츠 마케터 모집 섹시고니 2020-09-15 5199
26880 오늘은 [8] 킴킴스 2020-09-15 4442
26879 뒤져써 진짜 니네 [13] 삐까삐 2020-09-15 7575
26878 차단 각 [6] jj_c 2020-09-15 4505
-> 두개의 포로노그라피 [2] 리가 2020-09-15 4879
26876 밤공기가 시원하다 [6] 올라 2020-09-15 3684
26875 아놔....정말 답답해서 글을 씁니다. [19] 핑크요힘베 2020-09-14 6406
26874 보빨 움짤파티 [45] 야쿠야쿠 2020-09-14 66355
26873 안녕하세요 ! 아까 가입한 뉴페이스 입니다~ 인사 올립니다!.. [4] 은하 2020-09-14 4237
26872 모두 즐거운 한주 되세요~^^ 시노무라 2020-09-14 3074
26871 케케케 부부의 주말이야기~ [7] 케케케22 2020-09-14 20276
26870 좋은 한 주 보내셨나요? [30] 삐까삐 2020-09-13 4396
[처음] < 498 499 500 501 502 503 504 505 506 507 > [마지막]  


작성자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