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포로노그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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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사과가 맛있는 것은 이미 벌레가 그몸에 길을 내었기 때문이다 뼈도 마디도 없는 그것이 그 몸을 더듬고, 브딪고, 미끌리며 길을 내는 동안 이미 사과는 수천 번 자지러지는 절정을 거쳤던 거다 그렇게 철얼철 넘치는 당도를 주체하지 못해 저렇듯 덜큰한 단내를 풍기는 거다 봐라 한 남자가 오랫동안 공들여 길들여 온 여자의 저 후끈하고 물큰한 검은 음부를 ......나의 포르노그라피 / 박이화 햇살 가득한 대낮 지금 나하고 하고싶어 ? 네가 물었을때 꽃처럼 피어난 나의 문자 " 응 " 동그란 해로 너 내 위에 떠있고 동그란 달로 나 네 아래 떠있는 이 눈부신 언어의 체위 오직 심장으로 나란히 당도한 신의 방 너와 내가 만든 아름다운 완성 땅위에 제일 평화롭고 뜨거운 대답 " 응 " ..........응 / 문정희 박이화의 시에 보면 사과를 보지로, 벌레를 자지로, 벌레가 사과를 파먹는 것을 섹스 행위로 비유한 은유는 빤하지만 퍽이나 그럴싸 해서 은연 중 얼굴을 붉어지게 만들어놓는다. 제목 마따나 한 편의 포로노그라피 맞다. 한편, 문정희 시인은 '응'이란 단순한 글자 한 자에서 섹스 행위를 포착해내고 있는데, 해가 남자, 달이 여자...그래, 정상위. 뒤집어 놓아도 같은 글자가 '응'일텐데 여성 상위면 탈이라도 나던가? 우리사회든 섹스든 남여평등 아니가? 아무튼 글자 한 자에서 체위까지 연상하게 만들다니 이 시 또한 한 편의 포로노그라피다. 두 시가 다 포로노그라피라도 박이화의 시가 다소 하드코어 쪽이라면 문정희의 시는 소프트코어 쪽이다. 역시, 전자가 다소 섹쓔얼하다면 후자는 에로틱하다. 섬세와 예민이 다르고, 순수와 순진이 서로 다르듯 섹쓔얼과 에로틱도 다른 것. 불초는 에로틱한 게 섹쓔얼한 것 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이다. 해서, 문정희의 시에서 더 많이 꼴렸다. 꼴리게 만드는 시라니... 이 어찌 포로노그라피 아니랴! 햇살 가득한 대낮 지금 나하고 하고싶어 ? 네가 물었을때 꽃처럼 피어난 나의 문자 " 응 " 이라니... 누가 햇살 환한 대낮에 섹스를 느끼며, 그렇기로 또 누가 그 즉답을 듣겠는가? 은밀한 애사라 다 알 수는 없지만 수동적인 쪽은 아무래도 여성이 아닌가.. 하지만 이 시에선 능동의 응락을 얻고 있다. 두 시인이 다 여류지만 만약 문 시인이 여성이 아니라면 최하 이 '응'이란 시가 최하 내게 삽상하게 다가오진 안했을 것이다. 어느 사내가 섹스를 아니 갈망하랴만, 여인으로부터의 갈망이라니, 이윽고 벌일 갈망의 섹스라니.... 레홀의 소개서는 아직 쓰지 않았지만 나의 성적환상을 묻는 그칸엔 다음과 같이 서술 할 것이다. " 섹스 하고파서 쩔쩔 매는 여자랑의 섹스" 땅 위에 제일 평화롭고 뜨거운 대답 " 응 " 평화의 해법은 시 한 줄에서도 얻을 수 있는 셈인가? 섹스가 평화를 가져다 주기도 하지만 우리는 평화를 얻기 위해서도 섹스를 하지 않든가... 모쪼록, 여러분께 평화가...... https://youtu.be/khy_0BTIdmg Lemon Incest / Serge Gainsbourg & Charlot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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