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 속 3 some에 대한 단상
0
|
|||||||||
|
|||||||||
암흑 속 3some에 대한 단상
1. 생각보다 암흑은 그리 만들기 쉬운것은 아니다! 완벽한 암막커튼이 장착된 모텔이나 호텔이 생각보다 흔치는 않고, 암막커튼이 있다해도, 해가 완전히 진 시간대가 아니면 눈앞의 손 조차 보이지 않는 완벽한 어둠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모텔이나 호텔 안의 온갖 전자기기에 부착된 갖가지 패널들 또는 미세한 센서 불빛들은 생각보다 밝은 빛공해를 만들어 암흑을 방해하고 웬만해서는 실루엣과 얼굴이 드러나는 조도를 만들어버린다. 에어컨에 달린 빨갛고 초록 꼬맹이 전구조차 생각보다 밝다. 입구 또는 욕실 부근의 자동센서등은 갑자기 부지불식간에 암흑을 밀어낸다. 그렇다! 암흑을 만들기 위해서는 꽤나 많은 품을 들여야 한다. 모든 전자기기들의 플러그를 뽑아버리고, 센서등과 플러그를 뽑을 수 없는 전자패널들과 센서들에 테이핑을 해야한다. 암막커튼이 달린 장소를 찾는 것은 기본이다. 중요한 것은 그 모든 미세 불빛들을 완벽하게 차단하지 못하더라도 침실위의 암흑을 지켜내는 것이다. 왜 그런 수고를 하냐고 묻는다면, “그건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으니까!”라고만 설명이 가능할 듯 하다. 2. 교감이 중요하니까, 미리 얼굴도 익히고 술도 한잔하는 아이스브레킹이 없이 몸을 마주하면 데면데면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기우다! 얼굴을 모른채로 얼굴과 알몸을 손으로 더듬어 가며 그려보고, 어둠속에서 음성과 촉감으로 나누는 첫교감은 생각보다 금새 친밀감과 흥분감을 만들어준다. 문제는 그와 그녀의 사이에서 ‘내가’ 그것을 어떻게 촉진시키냐에 달려있을 뿐이다. 3. 한 공간에 있으면서 알 수 있는 것과 알 수 없는 것이 뒤얽히는 묘미가 있다. 어둠이 있기에 그는 그녀의 외양 전부를 절대 알수없고, 그녀도 그의 외양 전부를 파악할 수는 없다. 오직 이벤트를 진행하는 진행자인 ‘나’만이 양측을 모두 알수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나'또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암흑 속 3Some은 은밀하고 매력적이다. 외양의 전부를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은 표정을 알 수 없다는 것임으로 많은 몸의 언어 중 가장 무의식적으로 솔직한 감정을 오롯이 혼자만의 것으로 간직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따라서 나는 나 스스로 그녀를 ‘걸레’, ‘창녀’, ‘좆물받이’ 따위로 함부로 치부하지 않을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망을 만든다. 그녀는 그런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3some은 그녀를 최고로 떠받들기 위한 형식이다. 따라서 아마도 그녀는 내게 귀속되어 있으면서도 동시에 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운, 아이러니조차한 본연의 자신을 어둠속에서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이성과 본능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유롭지만 귀속된 그녀가 그의 몸놀림에 어떠한 표정을 짓고 있는지를 훔쳐보고 싶은 나의 마음이 간절하지만 때로는 그 표정을 그녀만의 프라이버시로 남겨주고 싶은 생각 또한 간절하다. 이렇듯 각자에게 몇가지 비밀은 숨겨둘 수 있으니 그 누구도 끝까지 모든 패를 볼 수는 없는 수수께끼 같은 음란한 7포커판이 만들어진다. 어둠속에서 적어도 세 장의 패는 서로에게 오픈하게 되는데, 교성이 그렇고, 몸의 촉감과 울림이 그렇고, 속삭이는 대화의 내용 중 일부가 그렇다. 그러나 그마저도 그가 그녀에게 ‘은밀하게’ 속삭일때 나는 그것을 듣지 못하고 내가 그녀에게 은밀하게 속삭일때 그는 그것을 듣지 못한다. 그녀가 그에게 은밀하게 속삭일때 나는 또 그것을 듣지 못한다. 끝까지 오픈되지 않는 네 장의 카드는 그의 움직과 나의 움직임을 전격으로 비교해 줄 수 있는 황홀한 또는 덜 황홀한 그녀의 표정이 그렇고, 그녀의 몸전체에 묻어나는 교태가 그렇고, 그녀가 또는 그가 매 순간 어떤 미세한 몸짓의 교감을 주고 받았는지가 그렇고, 이순간 그녀의 속내가 무엇인지가 그렇다. 셋이 한 공간 한 시간에 몸을 얽고 있지만 알수 없는 것은 3이라는 숫자가 무수하게 많은 차원에서 엮어낼 수 있는 경우의 수 만큼이 눈바로 앞에서 은밀하고 농밀한 비밀로 남는다. 나는 그날 밤 그녀의 몸안에 들인 그의 크기를 잘은 알지 못하고, 그녀의 몸위로 흩뿌린 그의 정액의 양을 알지 못한다. 그 또한 그녀가 나의 몸짓에 더 황홀한 표정을 지었는지 그의 몸짓에 더 황홀한 표정을 지었는지 알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어느순간부터 어떻게 그녀가 그의 몸을 만지기 시작했는지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며 그의 그것을 그녀가 언제 입으로 베어 물었는지를 알지 못한다. 4.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은 어둠속에서 아는것과 알 수 없는 것의 조율을 이끌어내는 셋의 움직임의 합일이다. 모든 움직임과 대화는 자연스러워야 하면 끊김이 없이 유기적으로 흘러 썸을 만들어야 한다. 때로는 의도적으로, 때로는 의도치 않았던 변수들을 나름대로의 묘미를 살려 조화시키면서 강약의 움직임과 쉼, 각본과 애드립을 융합시키는 각본과 각본없는 리더십이 ‘나’에게 있어야 한다.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