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rls, Interrupted, 처음 만나는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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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처음 만나는 자유] Girls, Interrupted , 처음 만나는 자유 하나의 작품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제목입니다. 같은 영화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참 상반되죠? 아마 10년 더 된 것 같아요. 2000년 6월 국내 개봉 당시 어렸던 저는 15세 관람등급의 이 영화를 알지도 못했고 몇 년이 지난 후에 품도 맞지 않는 교복을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채로 입고 있을 때 이 영화를 처음 봤던 걸로 기억해요. 너무 오래 전이라 어떻게 보게 됐는지 정확히 언제였는지 기억은 잘 안 나지만 흑발 숏컷에 예쁘장한 얼굴로 담배를 물고 일기장을 펼쳐 무언가 써 내려가는 소녀에게 시선이 묶여 영화의 한 장면은 또렷하게 기억나요. 팀 버튼의 영화 가위손의 금발 소녀 '킴'이 위노나 라이더라는 것도 그때 알게 됐어요. 1960년대, 17살 소녀 수잔나 케이슨이 정신병원에서 겪은 실화를 영화로 만든 이야기. 책으로 먼저 출간되었고 이 이야기를 읽고 푹 빠져버린 위노나 라이더가 판권을 구입하여 영화를 제작하는 것까지 참여했다고 해요. 술과 함께 다량의 아스피린을 복용한 수잔나가 병원으로 실려와 치료를 받으며 영화가 시작됩니다. 의사와 면담을 하면서 죽으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두통 때문에 약을 먹었을 뿐이라고 부정하지만 자살 미수 판정을 받고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어 그곳에 있는 같은 또래 소녀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중 가장 돋보이는 등장인물은 바로, 사회에 대한 불신과 반항심으로 똘똘 뭉쳐있는 반사회성 인격장애를 가진 소녀 리사입니다. 금발이라기보다는 푸석한 노란 머리에 비쩍 마른 몸의 리사는 광기 어린 모습으로 자신의 심리상태를 위태롭게 표출하는데 보는 사람들마저 불안하게 만들죠. 24살 나이로 리사를 연기한 안젤리나 졸리는 그 당시에는 인지도가 높지 않았음에도 이 영화로 골든글로브, 아카데미를 수상합니다. 이제는 고인이 된 브리트니 머피는 Daddy's girl이라 불리는 데이지를 연기했죠. 숨어서 몰래 치킨 먹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다들 다른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지만 각자 상처를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 이 소녀들은 병원에서 함께 생활하며 서로 친구가 되어주고 의지하면서도 각자의 약점을 들춰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으로 볼 때 그게 소녀들의 진정한 우정이라기보다는 공동체가 가지는 연대에 더 가깝지 않나 싶어요. 위노나 라이더가 너무 예뻐서 보기 시작했는데 암울한 마이너의 향기가 짙게 풍기는 이 영화, 점점 빠져들어 이 소녀들에게 동일화되더라고요. 같은 또래였던 저는 영화를 볼수록 이 소녀들 중 또 다른 한 명이 된듯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이 영화를 보고 이런 생각을 했어요. '영화의 배경이 60년대였기 때문일까,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잖아. 세상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아픈 게 아니라 정신이 미쳤다고 하면서 피하지. 사실 그들은 완전하지 못한 것뿐인데... 사람은 누구나 완전하지 못해. 그걸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건데... ' 뭐 이런 생각?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지금, 이 영화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됐네요. 제가 좋아하는 장면들을 꼽는다면 차 안에서 수잔나가 리사에게 입 맞추는 장면, 수잔나와 리사가 불 꺼진 복도에 앉아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 부르는 장면, 병원에서 퇴원하는 수잔나가 집에 돌아가기 전 결박된 채로 침대에 누워있는 리사의 손톱에 매니큐어를 발라주는 장면이 있네요. 아, 우피 골드버그가 연기한 간호사 발레리가 수잔나를 번쩍 들어 안아 욕조에 내던지는데 물에 빠진 수잔나가 욕을 퍼붓는 장면도 좋아요. 글쓴이ㅣ라비앙로즈 원문보기▶ https://goo.gl/5nKjS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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