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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의 친구와 단 둘이 여행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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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목을 읽은 순간, 당신은 무슨 상상을 했는가? 그 상상이 바로 당신이 성을 보는 시각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두 사람이 여행하는 경치를 떠올리는가 하면, 두 사람이 침대에서 뒹구는 것을 떠올릴 수도 있다. 그것이 아니라 해도 둘만의 여행을 통해 매우 가까워져서 결국 그 두 사람의 사랑이 싹텄을 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다. 두 사람이 여행을 간 것 이외에 어떤 정보도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러 가지 상상을 한다. 바로 우리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성에 대한 인식이 그런 상상을 하게 만든다. 예전에 인기 TV 프로그램 중에 ‘미녀들의 수다’라는 것이 있었다. 한국 연예인과 여러 명의 외국 여자 게스트들이 출연해 특정 주제나 관련된 내용의 영상을 본 후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 프로그램이다. 독일 미녀 ‘미르야’가 프로그램에 나와서 남자 친구가 바빠서 함께 여행을 갈 수 없기 때문에 남자 친구의 친구와 여행을 갔었다고 말했다. 방청객들은 모두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와아~!’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어떻게 남자친구의 친구와 여행을 갈 수 있느냐, 남자 친구가 그것을 허락했느냐, 갔다 와서 아무 일이 없었느냐고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미르야는 이렇게 말했다. “낯선 곳에 여자 혼자 여행하는 것보다 아는 남자와 함께 가는 것이 더 안전하지 않느냐?”라고.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을 했다. 자신은 남자 친구가 있고 그의 친구가 여행의 위험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함께 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자는 문화적인 차이라고 말하며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문화적인 차이일까? 섹스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남녀가 한방에서 잤다고 하면 반드시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믿는다. 사람이 성적인 동물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그렇다고 아무하고나 섹스를 하지는 않는다. 낯선 남녀가 한방에 있었다고 해서 반드시 섹스를 해야 한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일이다. 물론 미르야가 남자친구의 친구와 한방에서 지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만약 섹스가 필요하다면 조금 기다렸다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를 하면 되는 것이다. 굳이 자신이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 친구의 친구와 마음에도 없는 섹스를 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여행이 섹스를 하기 위한 여행도 아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 생길 이유가 없는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자기 친구보고 여자 친구와 함께 동행을 하라고 허락할 수 있느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성에 대해 부정적인 상상을 하는 사람은 혹시 두 사람에게 성적으로 무슨 문제가 생길지 모른다는 상상을 한다. 그래서 자신의 여자 친구를 의심하고 믿지 못하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이 선택한 여자가 단지 성욕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을 만난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사람의 관계는 꼭 성욕을 해결하기 위해서만 만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모든 것을 성적인 것과 연관시켜서 생각한다면 오히려 그 사람이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어쩌면 자신의 여자 친구를 믿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를 믿지 못한다고 말할지 모른다. 그 말은 결국 남자인 자신이 성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아무 하고나 섹스를 하려고 하는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한다고 고백하는 것과 같다. 유유상종이라고 사람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과 친구로 지낸다. 결국 친구를 믿지 못한다는 것은 자신과 똑같이 성욕을 조절할 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성을 억압하는 사회일수록 남녀의 관계를 성적으로 음탕하게 상상하는 나쁜 버릇을 가지고 있다. 섹스를 사랑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성욕을 해결하는 것으로만 생각을 한다. 그래서 남녀의 관계를 꼭 성적인 면으로만 보려고 한다. 그것은 섹스를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그렇다. 사람은 하나의 인격체이고 그것을 서로 존중해주는 것이 인간관계이다. 여자가 원하지 않는데 그것을 강제로 어떻게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그 여자를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자에게는 섹스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 그런데 여자의 의사를 무시하고 한방에 있으니 섹스를 허락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보수적인 사회일수록 성문제가 더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바로 성을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자신도 모르게 남녀 이야기만 나와도 음탕한 상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평소 성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듣다 보니 배운 것이 모두 성에 대한 부정적인 것들뿐이다. 그래서 부정적인 상상을 하고 그것이 습관이 되어서 자신도 모르게 부정적인 성적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여자들의 사회 진출이 늘면서 남자 사원과 함께 출장을 가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그렇다고 남녀가 함께 출장을 갔다고 해서 성적인 문제가 생긴다는 상상을 한다면 그것은 거의 정신병자 수준인 것이다. 출장을 간 남녀가 일할 생각은 하지 않고 성적인 것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데도 모두 성적인 것과 연관시켜서 생각하는 것은 결국 여자는 집에 가두어 놓아야만 안심이 된다는 보수적인 시각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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