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수술을 해도 정액은 정상적으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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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한 환자가 정관수술 후에 살쪘다고 호소하면서 흡수된 정액의 칼로리가 높아서 그러는 거 아니냐고 여쭈어본 환자가 있었다. 그거랑 전혀 상관없다고 웃으면서 말씀드렸는데, 며칠 전에는 한 타과 의사선생님께서 정관수술을 하면 정액이 완전히 나오지 않느냐라는 문의가 있어 의외로 일반인들이 정액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Vasectomy Brochure, Page 1 by kristykay22
(정관수술을 하면 위 그림처럼 정관을 잘라내고 묶는다. 그럼 그림 위쪽에 있는 방광 아래의 전립샘과 정낭은 그대로 있기 때문에 정액은 정상적으로 나온다) 자, 그럼 정관수술을 하고 나면 정액은 어떻게 될까? 위의 답변을 하기 위해서는 정액이 어디에서 만들어지는지를 알아야 한다. 우선 남성에서 한번 사정으로 나오는 정액의 양은 일정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2ml 이상은 되어야 한다. 남성불임 검사에서도 정액양이 중요한데, 이때 WHO 진단기준은 최소 2ml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중에 전립샘 바로 뒤에 위치하고 있는 정낭(seminal vesicle)이라는 조직에서 분비되는 정액량이 약 1.5 ~ 2.0 ml 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립샘에서 분비되는 정액량이 약 0.5ml를 차지한다. 나머지 약 0.1~0.2ml는 쿠퍼액(Cowper’s gland)이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정자가 보통 1억 마리 정도 있는데, 이 1억 마리의 정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정액의 5%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 정자는 고환에서 생성되는 기간이 약 64일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이후 고환 바로 옆에 있는 부고환에서 약 2 - 12일 동안 숙성된다. 이후 정자가 정상적으로 움직이면서 수정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것이다. 보통 생성된 정자들은 부고환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사정시에 정관이라는 가느다란 긴 관을 통해서 전립샘으로 이동하여 여기서 전립샘액과 정낭액이 같이 섞이면서 남성의 음경을 통해 바깥으로 나오는 것이다. 정관수술은 보통 음낭으로 들어가 정관을 일부 잘라내거나 묶어서 정자가 지나가는 길을 막는다. 수술을 하게 되면 정자는 막혀서 나오지 못하지만, 전립샘이나 정낭액은 당연히 사정할 때 같이 나온다. 쉽게 이야기해서 씨없는 수박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위의 답변을 이야기하자면 정관수술을 하게 되더라도 정자만 나오지 않고, 정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전립샘액과 정낭액은 그대로 나오기 때문에 정액만 보고 정관수술을 했는지 안했는지 알기 어렵다. 그래서 그럴까? 가끔 진료실에 보면 부인 몰래 정관수술을 하고 난 뒤에 아기를 가졌다고 전전긍긍하는 남편들이 어쩌다 한분 씩 있는 게 그래서 그럴지도…… 덤으로 비뇨기과 학회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한번 사정한 정액의 칼로리는 9Kcal라고 한다. 그거 많이 먹는다고 살찌지는 않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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