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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가 바로서야 삶이 바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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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atonement] 우리는 왜 섹스를 하는가? 우리는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라고 삶의 주인공이고 싶다. 진실로 우리는 신으로부터 내 드라마의 주연으로 캐스팅되었기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는 날까지 당연히 주인공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의 여러 국면에서 주인공이기보다 주변인물이나 희생자가 된 듯한 피해의식 속에 살아간다. 부모님이 원하는 것과 내가 원하는 것과의 불일치, 친구나 동료들 사이에서 나의 위치와 정체성 찾기의 어려움, 직장이나 사업장에서 부딪히는 여러 문제들, 연인이나 부부 관계에서 발생하는 복잡하고 미묘한 갈등, 부모로서 최선을 다해 양육하지만 자기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자녀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건상황과 관계들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좌절하고 실망한다. 자신의 생각과 타인의 생각을 조율하는 것이 얼마나 만만찮은 일인지, 자신이 원하는 것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얼마나 크고 벅찬 것인지, 자신의 노력과 의지와는 전혀 다르게 펼쳐지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갈 길을 잃고 방황한다. 다행히 우리 사회는 그동안 힐링과 명상이 자연스러운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아, 길을 잃고 방황하는 많은 이들을 치유와 건강의 삶으로 이끌어주었다. 소수의 사람들에게 ‘도道’를 찾고 ‘깨달음’을 얻는 수행법이었던 명상은, 이제 현대인들에게 삶의 방향을 알려주고 내적 갈등과 억눌린 감정들을 치유하며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자신만의 빛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안내한다. 특정인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삶의 한가운데서 자아실현을 구현하는 ‘생활 속의 깨달음’으로서의 명상은, 세속적인 삶을 기꺼이 환영하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장 가까운 동반자인 셈이다. 나 또한 그중 한 사람으로 명상을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특별히 ‘깨달음’을 추구하거나 삶을 벗어나고자 하지 않는다. 반면에 일상적이고 소소한 사건들 속에서 일어나는 갈등이나 혼란으로부터 나를 괴롭히지 않고, 더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힘을 얻는 데 초점을 맞춘다. 내가 경험해본바, 명상이나 깨달음을 추구하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이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마음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서 회피하려는 구실로 ‘깨달음’을 좇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정작 본아갈 힘을 낼 수 있다면 굳이 깨달음을 추구하거나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다. 자신이 만들어내는 드라마가 얼마나 재미있고 신나며 즐거운지 모르는 이들만이 드라마가 없는 ‘무無’의 세계나 ‘공空’의 세계에 마음이 흔들린다. 명상은 이 드라마에 기꺼이 뛰어들면서도 본질에서는 꿈같은 드라마에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는 일이다. 나는 깨달음의 궁극적인 목적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 현실에서 요구하는 엄중한 의무와 책임을 기꺼이 짊어지면서도 생을 기쁨과 축복으로 이끄는 영혼과 끈끈히 연결되는 것. 우리가 늘 이 상태에 머물러 있다면 희로애락이라는 인간의 모든 감정들 속에 있으면서도 그것에 구애되지 않고 자유로울 수 있다. 그때 비로소 우리의 삶은 진실로 새로 시작되는 것이다. 나는 이 상태를 독특하게도 ‘성性’이라는 통로를 통해 경험했다. 평범하고 수더분한 시골 아줌마였던 나는 명상이나 깨달음과는 전혀 거리가 먼 여자였다. 먹고살기 위해 대학교 주변에서 하숙집을 운영하며 다른 사람들처럼 종종걸음 치는 생활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남편이나 아이들에게는 여느 여자들과 똑같은 평범한 아내이자 엄마였다. 그런 내가 성적 엑스터시ecstasy를 경험하게 된 것은 아주 단순한 일에서 시작되었다. 출산 후 어느 날, 가벼운 재채기를 하는데 소변이 질금 새는 것을 느낀 나는 급하게 팬티를 확인하고는 화들짝 놀랐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네 아줌마들과 수다를 떨던 중 배꼽을 잡고 웃다가 또 같은 일이 일어났다. 너무나 아연하고 어이없었던 그때의 기억은 지금도 아찔한 충격으로 남아 있다. 여자의 몸은 출산 전과 출산 후가 완전히 다르다. 가늘고 부드러웠던 머리카락이 돼지 털보다 더 억세지고 골반이 벌어져 더 이상 처녀 적 몸매가 아닌데다 급기야 오줌까지 지리다니…. 출산 후 요실금을 겪은 여성들은 누구나 내가 경험한 것과 같은 충격을 잊을 수 없으리라. 너무도 놀란 나는 부랴부랴 해결책을 찾아 나섰고, 우연히 질 조임 운동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것이 묘하게도 요가의 중요 행법인 ‘샥띠반다’라는 것이었다. 지금은 ‘케겔 운동’으로 널리 알려진 ‘질 조임 운동법’이었는데, 6개월 정도 꾸준히 하고 나니 이상하게도 성욕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섹스를 왜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는 무지한 여자였다. 남편의 정성 어린 애무에도 무감각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애무라는 것도 몰랐다. 남편이 왜 그토록 정성 들여 나를 어루만지고 핥아대는지 이유를 알 수 없어 “왜 그렇게 하느냐?”라고 눈을 말똥말똥 뜨고 물었으니, 남편은 얼마나 어이가 없었을까? 그러던 내가 성욕이 일기 시작하니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게다가 당시 남편은 다른 지방에서 일하느라 몇 개월에 한 번씩 집에 오는 형편이었다. 이래저래 상황이 여의치 않아 나는 결국 ‘자위’로 욕구를 풀기 시작했다. 이후 나날이 욕구가 커져가면서 몸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클리토리스 오르가슴을 시작으로 질 오르가슴, 사정, 클리토리스와 질을 동시 자극하여 절정에 도달하는 복합 오르가슴, 질 내부의 여러 부분들에서 터지는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오르가슴을 경험하고 멀티 오르가슴까지 섭렵하게 되었다. 그 와중에 디스크를 치료하기 위해 시작한 요가와 명상에서 성적 자극이 전혀 없어도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멀티 오르가슴과 에너지적 오르가슴의 물결 속에 흠뻑 빠지는 경험이 연이어 일어났다. 이 경험에 이르자 이제는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자동으로 멀티 오르가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매일매일을 남자도 없이, 성적 자극도 없이 내 몸은 저절로 멀티 오르가슴의 파도속에서 넘실댔다. 거의 3년에 걸쳐 자연스럽게 진행된 이 과정 동안, 나에게는 기쁨으로 깨어나는 몸의 변화와 함께 마음에도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났고 삶의 영역에서도 천지가 뒤바뀌는 듯한 변화가 일어났다. 그것들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남편과의 성적 갈등을 전적으로 이해하게 되었고, 여자와 남자의 몸과 성 심리를 깊이 있게 헤아리게 되었다. 2— 성적 본성은 수치스럽거나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 아니라 신의 선물로 기쁘게 환영하며 즐겨야 함을 깨달았다. 3— 온몸의 성적 감각이 깨어나 전신이 성감대가 되었다. 몸 어느 부분을 자극하든 성적 쾌감이 일어나 성감대를 찾기 위한 노력을 크게 할 필요가 없어졌다. 4— 흥분하는 시간과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시간이 빨라졌고 오르가슴을 느끼는 시간이 길게 연장되어 황홀한 쾌감 속에 머무는 시간이 아주 길어졌다. 또한 오르가슴으로 폭발되기 전까지의 황홀함이 너무나도 좋아서 굳이 오르가슴에 집착하지 않고 순간순간을 즐기게 되었다. 세 번째와 네 번째 경험은 섹스 시에 남자로 하여금 여자를 이끌면서 흥분시키고 오르가슴에 도달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을 줄여주며 감미로운 섹스의 시간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5— 마음속 수많은 갈등을 녹여내고 일상생활을 활기 넘치고 즐겁게 영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때 나는 늘 생기가 넘치고 조잘조잘 수다를 잘 떨었으며 인생이 너무나 신나는 놀이처럼 느껴졌다. 6—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끊임없이 질문해온 ‘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 질문이 저절로 사라져버리고 안온하며 따뜻한 신의 보호 아래 있음을 신비로운 체험으로 경험했다. 알 수 없는 어떤 존재를 우리가 신이라 한다면, 인간은 언제 어디서나 항상 신의 보호와 은총 속에 있다는 믿음이 내 안에 안착되었다. 그 당시 내가 주로 했던 말은 “신의 은총 받을 줄 아는 이 되세요”였다. 나는 언제나 알 수 없는 어떤 큰 존재와 연결되어 있었고, 그 연결감은 몸의 감각과 마음의 감각으로 감지되었다. 7— 자연과의 깊은 교감이 일어났다. 흘러가는 구름, 흐르는 물, 불어오는 바람, 길가의 잡초들과 꽃, 나무들이 마치 살아 있는 사람처럼 생명의 빛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운동하기 위해 집 밖을 나서면 모든 자연이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아 한 걸음 내딛는 일이 몹시 더디고 한참 소요되었다. 손은 어느새 공기나 바람을 어루만지거나 나무와 풀들을 다정하게 애무했고 그들과 소리 없는 대화를 나누곤 했다. 내 몸은 완전히 개방되어 자연 속에 녹아들어가 사라지기 일쑤였다. 8— 오감이 완전히 열렸다. 모든 음악은 마법의 숲에서 들려오는 환상의 하모니였고, 눈에 보이는 모든 자연은 너무나 아름답고 찬란했다. 세포 하나하나가 완전히 열려 우주의 에너지가 피부를 통해 자유로이 호흡하며 드나들었다. 음악이 나오면 몸이 저절로 움직여 때로는 요염한 춤을, 때로는 태극권 같은 몸짓을, 때로는 원시적이고 동물적인 춤을 추었다. 몸은 마치 나만의 몸이 아닌 다른 존재의 몸인 것 같았다. 9— 삶의 중심이 잡혔다. 그전의 내 영혼은 몹시 방황하며 이리저리 떠도는 부평초와 같았으나 이제는 더 이상 방황할 필요가 없어졌다. 잠시 집중하면 어느새 내 안에서 중심이 잡혀, 피해자이며 희생자였던 이전의 삶과는 이별하고 삶의 주인공으로 자리 잡았다. 내 삶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고통스러웠던 나는 더 이상 거기 없었다. 10— 나에 대한 사랑이 깊어졌다. 나는 결코 예쁘거나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여인이 아니다. 그래도 누가 뭐라 하든 내 몸이 너무나 사랑스러웠고 다른 어떤 여인의 몸과도 바꾸지 않을 만큼 몸에 대한 존중감이 자리 잡았다. 또한 나의 성격이나 내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부정적인 감정을 껴안을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지금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완전하며 충분하다는 신뢰와 믿음으로 벅차고 감사했다. 수많은 변화가 있었으나 크게 짚어보면 이상과 같은 변화가 성 엑스터시를 통해 내 삶에 들어온 것들이다. 섹스란 단순히 성적 욕구 해소나 육체적 쾌락의 차원으로만 다루기에는 그 깊이나 차원이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 깊고 거대하다. 나는 이를 직접 체험했고, 수련생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도 확인했기에 ‘섹스가 바로 서야 삶이 바로 선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성은 인간의 본질과 가장 근본적으로 맞닿아 있어서 섹스 문제가 풀리면 삶의 다른 부분도 보다 쉽고 부드럽게 풀린다. 성은 두려움을 가지는 만큼 기쁨을 선물하고, 기쁜 만큼 평정한 삶과 만나게 한다. 성은 그만큼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본성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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