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추운 겨울에 만났던 그는 내 스타일과는 정반대의, 오히려 싫어하는 스타일의 사람이었다. 나 역시 여자로서 멋진 외모를 갖춘 건 아니지만 그 당시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을 좀 이야기하자면, 타인의 눈에는 멋진 사람으로 보일지 몰라도 내게는 별로였다.
첫인상은 별로였으나 편하게 만나보자는 마음으로 나갔다. 다행히 그의 외모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은 한 시간을 넘지 못했고 이내 그런 모습에 차차 적응하기 시작했다.
처음 만난 그 날, 어린 나이도 아니었기에 자연스럽게 섹스까지 이어졌다. 첫 만남에 이루어진 섹스치고는 너무나도 훌륭한 섹스였다. 우리는 서로에게 잘 맞는다고 생각했고 그 이후로도 일주일에 2~3일을 함께 보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출근하고 업무를 봤는지, 지금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
우리의 섹스는 정말 황홀했다. 잘 맞기도 했고 남자들이 한 번쯤 호기심을 가졌을 만한 여러 섹스 스킬들을 모두 시전했다. 물론 그 결과는 환상적이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차차 풀어가기로)
만남이 2~3개월쯤 지속될 때였을까? 그가 질문을 던졌다. 일종의 요구사항과 같은 질문.
"애널 섹스 해봤어?"
"음, 시도해본 적은 있어. 정말 시도만"
"사실 나는 애널 섹스 하는 게 가장 좋아. 그 때 느낌이 제일 좋아"
"아......"
잠시 머뭇하는 나의 눈치를 보던 그는 속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하였다. 애널 섹스만이 자기 자신을 충족시켜준다는 말이었다. 사랑의 감정도, 상대와 모든 것을 소통하고 있다는 감정도 전부 애널 섹스에서 나온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당시 나는 속으로 '지랄하네' 라는 말을 내뱉었지만 그에게 푹 빠져있었기에 조금씩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다.
한 3~4년 전, 남자친구가 궁금하다고 해서 시도해본 적 있었다. 그때 정말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살짝 '피'를 보았기에 애널 섹스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다. 그러나 이상하게 왠지 그와는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고민 끝에 시도해보기로 했다.
결과는 매우 성공적, 그가 그렇게 포효할 수 있는 사람인지 처음 알았다. 그 날 밤, 그는 정말 '폭주' 했다. '폭주' 라는 말이 정말 딱일 정도로. 그리고 다음 날 나는 회사에서 실신을…
애널 섹스에는 여러 준비가 필요했다.
(지금부터는 산통을 깨버리는 사실적 단어가 나오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감안하고 읽길 바란다…)
1. 관장
관장은 필수요소다. 내 배변 통로로 페니스가 들어가기 때문에 잔여물 제거 과정이 꼭꼭 필요하다. 섹스하다가 매트를 갈아버려야 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건 서로를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반드시 해야 하는 준비단계다. 이는 '비데'로 쉽게 할 수 있으니, 너무 겁먹지 말고 비데를 사용을 추천한다. (난 섹스 전까지 한 시간에 한 번씩 했던 것 같다)
2. 천천히 슬로우 슬로우
무턱대고 들이민다고 열리는 게 아니다. 애널은 질과 달리 애액이 분비되지 않아 뻑뻑하고 아프다. 그래서 윤활제가 필요하다. 보통 모텔에 비치된 로션을 쓰기도 하던데 비추다. 러브젤을 사용하길 바란다.
애널은 타이트한 근육이기 때문에 열리는 시간까지 어느 정도 준비시간을 줘야 한다. 먼저 손가락 하나부터 시작해서 두 개까지. 보통 두 개 정도 들어갔을 때 애널이 열리고 긴장한 여자도 안정을 찾는다.
나는 그 날 바로 이게 되었기에 애널 섹스를 할 수 있었지만, 이 과정이 단 몇 분 만에 이루어지는 케이스도 있고 몇 일이 걸릴 수도 있다.
절대 조급해 하지 말고 천천히. 무턱대고 시도하면 안 된다. 콘돔 착용은 필수.
3. 여자의 반응을 잘 살펴야 한다
일단 배변 통로에 페니스가 들어가기 때문에 여자는 배변 시 느끼는 느낌을 느낀다. 이게 정말 그 신호인지 쾌감인지 잘 알지 못한다. 이런 생각으로 많이 불안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애널로 쾌감을 얻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나는 약간의 쾌감이 왔을 뿐, 미칠듯한 쾌감은 없었다. (하지만 몇 번 지속하다 보니 애널에도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스팟이 있음을 느꼈다)
여자가 거부한다면 더이상 진행하지 말길 바란다.
여튼, 이러한 준비과정을 끝내고 그와 나는 첫 애널 섹스에 성공했다.
나도 꽤 무서웠고 긴장했지만 일단 그를 믿어보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에 최대한 긴장을 풀려고 노력했다. 물론 페니스가 들어올 땐 약간의 고통이 뒤따랐다. 고통이 없진 않았지만 참을만했고 이후 피스톤 운동이 지속되면서 알싸한 느낌과 알 수 없는 쾌감이 섞이며 조금씩 흥분하는 나를 발견했다. 보통의 섹스와는 다른 느낌의 쾌감이었다. 더 신기한 건 애널 섹스 할 때만 나오는 신음소리가 있는데 그는 이 소리에 더 흥분했다. 일반 섹스에서는 일본 야동에 나오는 신음소리였다면 애널 섹스에서는 서양식의 신음소리….-_-…
그가 내게 애널 섹스로만 사랑을 느낀다 했을 때, 단지 애널 섹스를 하기 위해 구차한 변명인 줄 알았다. 이게 왠 일, 그는 진심이었다. 그 날 이후 그 전과 다른 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고, 내게 조금 더 마음을 열고 기대는 남자를 볼 수 있었다. 물론 침대에서도 그는 끝내줬다. 그 전보다 더 잘 맞게 되었고 우리는 아무리 바빠도 ‘대실' 이란 없었다.
애널 섹스 이후로 우리는 조금 더 과감한 플레이를 즐겼고 그와 만남을 지속하는 동안 내가 무엇에 반응하고 흥분하는지 조금 더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애널 섹스를 거듭하면 할수록 애널 섹스가 쉬워졌고 조금씩 쾌감을 찾아갔던 나에게 일말의 불안감이 몰려왔다. 그 이후로는 나의 거부로 애널 섹스를 하지 않았다. 생각했던 것 보다 꽤 큰 쾌감을 맛봤으니 종종 생각나겠구나, 했지만 별로 생각나지 않는다. 그와의 말로가 좋지 못했던 탓도 있겠지만 쾌락보다 더 큰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내게 쾌락의 스펙트럼을 넓혀준 그가 아주 조금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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