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리더]
살면서 남녀불문, 저마다 섹스판타지를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누구나 한 번쯤 그것을 경험하고 싶어 할 것이다. 그 중엔 침대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의 섹스판타지도 있다. 차 안, 공공장소, 야외, 집 안 어딘가… 장소에 대한 섹스판타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좁은 공간에서의 밀착된 상태, 공공장소에서의 스릴 있는 섹스, 침대나 쇼파가 아닌 집 안 어딘가에서의 섹스는 일반적으로 서로 준비된 상태가 아닌 갑작스러운 상황에서의 시작이 대부분이지 않겠는가?
그래서 좀 더 짜릿하고, 강렬한 기분을 느낄 것 같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섹스판타지로 이어지는 게 아닐까? 나의 섹스판타지 중 하나인 수중섹스도 그랬다. 영화나 AV 속 수영장에서 하는 키스와 섹스는 너무 황홀해 보였다. 모니터 속의 여자와의 섹스를 상상하기도 했었다. 그러던 중 전혀 생각지도 못한 때에 나의 섹스판타지를 경험했다.
좋아하는 사람과 간 스파 펜션이었다.
간단한 음주와 함께 스파를 즐기고 나올 생각이었기에 스킨십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빨리 하고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더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달아오르는 취기(사랑과 섹스의 뗄레야 뗄 수 없는 교집합 술!)와 조금씩 가까워지는 그녀와의 거리는 어떠한 신호도, 준비도 없이 서로의 몸을 탐하게 만들었다. 정말 그랬다.
물이 묻은 그녀의 몸. 입술과 목, 가슴에 키스할 때마다 느껴지는 살결과 물의 느낌이 나를 더 자극했다. 그래서일까… 평소보다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던 것 같다. 눕지도 서지도 않은 비스듬히 기댄 자세 속의 섹스는 정말 황홀했다. 그 순간엔 어떠한 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아니 생각할 수 없었다. 그 순간만큼은 멈춰있었다. 그녀와 나뿐이었다. 그리고 그녀를 만나고 처음으로 "사랑해"라는 말을 들었다. 귀에서 속삭이듯 들리는 그 말은 섹스만큼 날 강하게 때렸다. 사랑하는 여자에게서 처음으로 듣는 '사랑해'였다.
어떻게 보면 장소에 대한 섹스판타지, 수영장이나 일반 물속에서의 섹스판타지는 흔하디흔한 판타지일 수도 있다. 하지만 판타지도 판타지다!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섹스를 실제로 경험하고 있다는 그 자체가 나와 그녀를 자극하는 또 하나의 바이브레이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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