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랜 섹스파트너인 S양은, 종종 최근에 클럽에서 만나서 원나잇을  즐긴 남자들에 대해 재잘거리는 것이 일상이다.
 
"근데, 걔 꺼 하드웨어는 좋은데, 그게 너무 아깝더라."
 
"그래?"
 
아쉬움이 진한 크림치즈처럼 묻어 나오는 게 수화기 너머로 느껴질 정도였다.
 
"자기 꺼가 길다고 자랑하더라고. 들어갔다 나왔다 왕복 시간이 길다고 말이야..."
 
"크면 좋지 뭐."
 
"크면 좋다고 해줘. 칼럼 쓰는 사람이 왜 그래?"
 
내심 뜨끔 하여 "으응..." 하고 말았다.
 
"위에서 여유 있는 웃음을 짓는데, 왜 그거 있잖아. '나 잘하지?' 라고 말하긴 좀 아마추어 같으니까 여자 표정 보고 즐기는 거."
 
"뭔지 알 것 같아."
 
그녀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하여간 억지로 좋은 척해줘야 할 때가 제일 짜증 나. 계속 끄트머리 찔러서 아프기나 하고."
 
"평소답지 않게 왜 그랬어? 섹스하다가도 짜증 지대로 내는 분께서."
 
"잘생기긴 했거든. 가끔 보려고 말이야."
 
저절로 쓴 웃음이 지어졌다.
 
"액세서리 하나 챙겼네. 그 남자가 불쌍하다."
 
"나 정도면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지 뭐. 섹스만 잘했으면 좀 데리고 다니는 건데 말이야."
 
 
| 페니스 길이, 집착하지 말자
 
여러 여자와 섹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봐도 사이즈에 대한 이야기는 그중 5% 남짓.
 
'크던데?'
 
'약간 작았던가?'
 
'그냥 비슷비슷하던데'
 
오히려 더 비중이 높은 이야기는
 
'위로 많이 휘어졌던데?'
 
'되게 두꺼웠어, 꽉 차던 걸.'
 
'한 번 사정했는데도 단단하더라.'
 
굳이 하드웨어라면
 
1. 강직도(단단함)
2. 굵기
3. 길이
 
이런 말 들어보지 않았는가? 같은 하드웨어라도 어감이 다르다.
 
"오빠 꺼, 가득 차..." - 이건 good
"아파. 좀 빼 봐." - 이건 not good
 
게다가 이건 절망스러운 사실이지만, 아무리 좋은 하드웨어도 소프트웨어가 엉망이면 망작이라는 것.
 
G스팟이 어딘지도 모르고, 3대 스팟이 어딘지도 모르고, 피스톤 운동할 때마다 내 귀두 아랫부분이 어디를 쓸고 가는지도 모르고, 질 내 주름이 잡혀 있는 곳을 어떻게 훑어야 하는지도 모르고, 들어갈 때와 나올 때 어느 부위를 자극하기 위해서 힘을 언제 주었다 빼었다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남성상위, 좌위, 측위, 후배위에서 각각 내 휘어진 성기 끝이 어디를 향해 있는지도 모르고. 허벅지를 오므렸다 폈다 할 때마다 어느 근육이 힘을 받아서 질 위치를 변화시키는지도 모르고, 해당 질 위치가 변할 때마다 어느 시점에서 찔러 넣어야 하는지, 고환이 지렛대의 축 역할을 한다는 것도 모르는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기껏 논한다는 게 자기 성기 길이다.
 
"15~16cm면 어느 정도인가요?"
 
"어머나, 16cm 성기라니, 저 이렇게 긴 분과 섹스하고 싶었어요. 우리 만나요"
 
이런 반응을 기대한 거라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문제가 아니다. 개념 문제이다. 자신의 성기가 어떻게 여성을 자극하는지 파악하는지 먼저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성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의 심리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이미 탈락이다.
 
 
글쓴이ㅣ 이태리장인
원문보기▶ http://goo.gl/BaUKw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