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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여자를 욕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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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pretty woman]
 
2명의 여자가 있다. 이해하기 쉽게 여자 A와 B로 나누겠다.
 
여자 A는 평소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 하나뿐인 남자친구와의 건강한 성생활을 위해 정기적으로 산부인과에 들러 검사를 받고, 피임약도 꼬박 꼬박 잘 챙겨 먹으며, 청결제, 세척제, 생리 캘린더 사용 등 정말 그러한 부분에서는 최고로 노력한다고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관리를 잘한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사상 또한 지고지순, 천상여자이다.
 
반면 여자 B는 자유로운 성생활을 지향한다. 한 남자에게 얽매이지 않고 기회가 될 때마다 다양한 남자들을 만나며 본인의 쾌락을 가장 중요시 여긴다. 그렇다고 콘돔을 쓰지도, 피임약을 먹지도, 병원을 정기적으로 다니는 것도 아니다.
 
단연 대비되는 이 두 여성의 직업은 무엇일까?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A는 소위 말하는 ‘술집여자’. 강남 유명 룸살롱에서 일하고 있는 대학생이고, B는 잘나가는 변호사이다.
 
자. 여기서 또 우리의 또 다른 새로운 편견이 생성될 수 있다.
 
‘뭐야, A는 룸살롱에 다니기 때문에 자기 관리에 철저할 수 밖에 없지! B는 잘나가고 유능한 변호사니까 그동안 풀지 못한 욕구를 푸는 거 아니겠어?’ 하고 말이다.
 
하지만 둘 다 현재직업을 갖기 전 과거의 모습을 세세하게 다 아는 나로서는 의문이 들 수 밖에는 없다. 흔히 범죄관련 뉴스 기사를 보거나 할 때, 가해자 혹은 피고인이 ‘술집여자’일 경우 사람들은 대부분 ‘분명 꼼수가 있어서 저랬겠지. 돈이 목적을 아닐까?’ 라고들 말한다. 물론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우리에게 주는 이미지가 그런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돈 때문에 웃음을 팔고 몸을 판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나와 개인적으로 아는 A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녀도 돈 때문에 웃음을 팔고 몸을 팔고 있다. 더욱 자세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그녀는 도박꾼 아버지 때문에 쌓인 빚을 갚기 위해 유흥업소에 뛰어들었다. 대학 등록금은 물론 일상 생활비 조차 받을 수 없는 집안 사정 때문에 그녀는 웃음을 팔며 술을 따르고 있다. 그녀와 이야기를 나눌 때면 가끔 가슴이 먹먹해질 때가 있다. 물론 그녀에게 다른 일을 하라 권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녀는, ‘직접 돈 줄 거 아니면 그렇게 이야기 안해줬으면 좋겠어. 내 상황 뻔히 알면서..’ 라고 냉담하게 이야기하곤 했다.
 
변명도, 합리화도 아니었기 때문에 내가 그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이해라기 보단, 인정하게 되었다. 현재 나는 그녀를 응원하고, 서둘러 빚을 갚아 원래 그녀가 가졌던 꿈을 빨리 이루길 같이 소원하고 있다.
(물론, 정말 돈을 목적으로 술집에서 일하는 여자들도 있을 것이다.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모든 여성이 집에 빚이 있고, 개인 속사정이 있다고 하면 이 얼마나 대한민국에 심각한 현실인가?)
 
내가 ‘술집여자를 욕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건 비단 이러한 그녀의 속사정 때문만은 아니었다. 하루는 산부인과 관련해서 조언이 필요해, 내 주변에 성생활에 오픈 되어 있는 사람들을 떠올렸는데 딱 A와 B가 생각이 났다. 먼저 A에게 전화를 걸어 내 이야기를 하자, 그녀는 ‘여자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연설을 늘어놓았다. 그녀로 인해 경각심이 들기 시작했을 때, 그녀는 곧, ‘아, 근데 어제 진상 때문에 진짜 고생했잖아.’ 라며 일에 대한 불평불만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순간, 친한 나조차도 아차 싶었다. 룸살롱에서 일하는 그녀에게 관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뭔가 이치가 맞으면서도 그녀의 속사정을 아는 나로서는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여차저차 그녀와의 통화를 마치고, 계속 수다를 떨고 싶었던 나는 B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전화를 바로 받지 않았고, 약 1시간 후 그녀에게 ‘미안. 섹스 중이라 전화 못 받았다.’ 라는 문자가 왔다.
 
그 때의 아이러니한 모순이란!
 
여기서는 굉장히 많은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다.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자들 한명 한명의 사정을 고려하여 생각할 수도 없는 사실이고, 사실 자기관리를 잘한다고 좋은 사람도 아니고 섹스를 많이 한다고 나쁜 사람, 문란한 사람도 아니다. 예외는 무수히 많다. 그래도 나는 단순히 한 사람이 – 여자가 되었든 남자가 되었든 – 한 집단 혹은 단체로 매도되어 쉬운 오해를 받는 것 자체가 안타까울 뿐이다.
 
A와 B가 일할 때의 모습은 분명 상반될 것이다. 나는 그녀들의 사생활이 어떻든, 여러 남자들 만나던 한 남자를 만나던, 섹스를 많이 하던 많이 하지 않던, 하는 일이 어떻든 둘 다 응원한다.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있을 그녀들을 위해! 
봉우리
꽃봉우리터트리기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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