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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같은 가시나 갱생 프로젝트 2. 자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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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같은 가시나 갱생 프로젝트 1. 프롤로그▶ https://goo.gl/3z0DTb


영화 [에곤 쉴레: 욕망이 그린 그림]
 
아무래도 제목을 잘못 지은 것 같다. 고구마 백 개 먹은 듯한 남자도 많은데, 이게 우직함이라고 남자다움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도 많은 듯하다. 그건 그냥 답답한 건데. 어차피 오늘은 답답함에 대해 이야기 할 건 아니고 많고 많은 연애로 고통받는 언니, 오빠야들의 원초적인 문제점에 대해서 다루고자 한다.
 
작년 가을쯤, 내가 참다 참다 폭발한 가시나가 하나 있었다. 얼굴도 예쁘장하고 몸매도 괜찮은 데다 긴 머리에 남자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항상 밥 먹자는 남자들이 줄을 섰고 걔랑 강남역을 걸어 다니면 3보 1배라 부를 정도로 남자들 헌팅이 줄줄이 들어왔다.
 
그런데 그 애의 연애는 항상 불행했다. 항상 남자친구에게 매달렸고 울고 짜증 내고 주변을 힘들게 만들다가 결국엔 항상 차였다.
 
나는 그 아이랑 3년 정도 알고 지냈는데 같이 여행을 갔음에도 쌩얼을 본 적이 없다. 남친이랑 일정이 있으면(없어도 함께하고 싶으면) 그 가시나는 두 달 전 예약한 비행기 표 취소도 불사하는 가시나였다.
 
그 가시나에게 약속이란 한 달 전에 미리 잡아도 남친과 있고 싶으면 파투내도 되는 아무것도 아니었고 심지어 남친이랑 싸우면 기분 나빠서 안 나온다. 이 기분으로 못 놀겠다고. 남자친구가 할 일이 있어서 다음에 보자고 하면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듯 슬퍼했다. 오빠는 나를 사랑하지 않냐며. 내가 간다는데 왜 그러냐며.
 
남자친구 집에서 다른 여자 성형외과 약 봉투가 발견되어도 제대로 따지지 못하고 징징대고 그 여자 SNS를 뒤지면서 험담이나 해댄다. 남자친구가 다른 친구와 곧 헤어질 거야 라는 대화를 한 걸 보고도 매달리고 항상 자신에게는 남들에게 일어나지 않는 불행한 일이 일어나고 여자들은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아이였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런 푸념을 받아주는 친구는 다른 모임에 가서 깎아내렸다. 그 가시나 동생이 좀 예뻤는데
 
"아 동생은 좀...많이 고쳤어요. 다 고쳤는데 저랑 닮았다고 그러니까 되게 싫어해요."
 
이런 식으로 남을 깎아내려야 올라간다 생각하는 타입의 가시나였다.
 
이러다가 그 그룹 내에서 혹은 남친과의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SNS를 탈퇴하거나 번호를 바꾸고 재탄생한다. 마치 태양으로 나무에 불을 붙여 재 속에 다시 태어나는 피닉스처럼.
 
이거 말고도 재미있는 사건이 정말 많지만 그건 오늘 주제를 벗어나니까 여기까지. 이쯤이면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지 똑똑한 레홀러들은 알아차리라 생각한다.
 
주변에 저런 사람 대부분 한 명쯤은 있다. 항상 나는 나쁜 일만 있고 찡찡대고 툭하면 SNS 탈퇴하고 재가입하고 전화번호를 수시로 바꾸는.
 
바로 자존감이 약한 사람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자존감이 높다는 게 더 신기하지만...
 
자존감이란 뭘까?
섹스칼럼을 보면 자신감을 가져야 잘 할수 있다는데 자신감과 자존감은 닮은 듯하면서도 서로 다르다. 자신감은 나의 실력이라던가 몸매에 대해 다른사람에게 노출 시켜도 창피하다 느끼지 않는 느낌이라면 자존감은 나를 노출하지 않아도 스스로의 가치에 대해 알고 다른 사람의 충고나 험담에도 의연할 수 있는 내면의 단단함이다.
 
다른 사람의 말에도 의연하다는 것을 고집부리는 거로 여기거나 네가 뭘 안다고 그래!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타인의 충고에 방어적인 것이 아니라 적절히 수용하고 문제를 피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건강한 자존감이라고 볼 수 있다.
 
한 번은 저 가시나 남자친구가 얘를 너무 막 대하는 것 같아서 헤어짐을 권했으나
 
"모든 사람이 언니처럼 다 야무진 건 아니에요!!!" 라고 오히려 나를 욕하더라.
 
자존감 약한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인데, 보통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를 직면하면 최대한 직면해서 방법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렇게 발전이란 걸 해 나간다.
 
하지만 이 약하고 여린 사람들은 그 문제를 직면하기보다 피하고 주변에 불평을 늘어놓는다. 주변에서 막상 해결책을 얘기해주면 "그게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야!!!" 라며 주변에 화를 낸다.
 
내가 사랑을 쏟음에도 불구하고 부당한 대우를 당했다면 그 연애는 돌아서는 게 맞다. 연애란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고 좋아 죽는 게 연애다. 어느 정도의 다툼도 있겠지만 그건 서로가 발전해나가기 위한 건강한 싸움이다.
 
섹스도 마찬가지다.
 
둘이 서로 좋자고 하는 건데 일방적이거나 내가 원하지 않을 때는 NO를 외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맞추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피하지 말고 대화를 해야 한다.
 
레드홀릭스 익명게시판에 남친 뿅 가게 하는 방법을 질문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서로의 속내를 더 알 수 있는지 대화법을 질문하는 게 맞는 거다.
 
섹스하다 보면 눈을 마주치지 않고 그냥 씩씩 대면서 달리기만 하는 사람들 있는데 대부분 대화가 없고 싸고 끝이다. 당연히 그 이상의 무언가는 없다.
 
자존감이 약한 사람들 보면 남들이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나는 비련의 여주인공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주로 이런 거다. 남자친구에게 미심쩍은 부분이 있는데(아까의 약 봉투 같은) 이 관계가 끝날까 봐 무서워서 제대로 문제를 직면하지 못하고 있다면, 결론부터 말해줄게요. 그 남자친구는 어차피 멀어질 거다.
 
정말 티 안 나게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문득문득 떠오르는 미심쩍은 부분에 이유 없이 퉁명스러운 당신을 그가 좋아하리라 생각하는 건가? 멀어지고 싶지 않아서 선택한 방식이 오히려 그를 멀어지게 하고 오히려 짜증 나는 여자로 기억되게 한다.
 
마지막으로 그녀들은 이렇게도 이야기한다.
 
"나는 얘기했어!"
 
그래, 잘했다.
 
그런데도 개선이 되지 않는 남자와 왜 함께 있는 건가? 자존감이 약한 사람들의 관계에서 대표적인 문제점만 집자니 너무 길어진다.
 
한 번 쭉 정리하자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의 큰 특징
- SNS 탈퇴 가입이 빈번하고 거기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 화장이 진하고 하루 몇 번이고 다시 고친다.
- 다른 사람들이 못살게 군다는 이야기를 자주한다.
- SNS에 실제와 다른 사진을 많이 올린다(셀카, 여행지 등등)
- 타인에게 조언을 많이 구하지만, 변화는 없다.
- 기분이 나쁘면 그걸 컨트롤하지 못한다.
 
사람이 적게는 20년, 많게는 30~40년을 살아왔는데 이게 글 한 편으로 써질 리가 없고, 쓰다 보니 그 가시나가 생각나서 잠시 욱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했는데... 꼭 한번 마주치고 싶다. 그때 제대로 못 쏴댔더니 마음에 앙금이 남아서.(집요함)
 
아무튼, 자존감 약한 사람의 특징에 대해서 열거를 해 보았으니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자존감이 강해지는지 시간 날 때 또 써보도록 하겠다.
 
호응이 없으면 안 쓸거다.
그렇게 되면 이거랑 전에 꺼도 지우는 게 낫겠죠??
메롱. 난 본투비 관종이니까.
 
 
글쓴이ㅣ코라
원문보기▶ https://goo.gl/Bi2aTj
레드홀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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