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프랑스 X등급 영화 - 베즈 무아(Baise-Moi)
0
|
|||||||||||||||||||
베즈무아(Baise-moi) - 과도한 선정성과 폭력성으로 배급 중단 조치되어 검열과 작품성 등 프랑스 문화계에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영화의 원작소설
오늘은 남자들이 보기엔 조금 껄끄러울지도 모르는 영화를 한 편 소개하겠다. <베즈 무아(Baise-Moi)>. 영어로 해석하면 Rape-me, 즉 '날 강간해줘' 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이 영화는 프랑스의 여성작가 비르지니 데팡트의 원작 소설 '베즈 무아'를 원작으로 하여 작가 데팡트가 직접 포르노 배우 코랄리 트린 티 와 함께 메가폰을 잡고 찍은 영화다. 영화 이야기를 하기 전에 감독인 데팡트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고 넘어가보자. 데팡트는 1969년 프랑스 낭시에서 태어나 어릴적부터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무척 험난한 삶을 살아왔다고 한다. 스트립 쇼는 물론 데이트 클럽의 접대부 등등 수많은 직업을 전전했지만, 락 그룹을 만들어 공연을 하며 음반도 만드는 예술활동도 겸해왔다.
그렇게 밑바닥 생활을 하던 와중에도 창작에 대한 열의를 잊지 않았던 데팡트는 93년 자전적 경험이 들어갔다고 볼 수 있는 '베즈 무아'를 출판하여 작가로서의 삶을 시작으며 '재주 부리도록 훈련받은 암캐들', '예쁜 것들', '가로질러 물어뜯기' 등의 많은 책을 냈다. <베즈 무아>는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과는 거리가 먼 작품으로 제목만큼이나 도발적이며 충격적인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매춘부 나딘과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한 마뉘의 비이성적인 살인과 섹스를 다룬 이 작품은 시종일관 검은 톤의 색채로 어두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영화 자체도 상당히 칙칙한 내용을 다룬다. 데팡트가 현대 사회에 여성이 어떻게 취급받는지, 어떻게 무시당하고 우롱당하며 사는지에 대한 일종의 반항심에서 쓰기 시작했다는 이 작품은 두 하층 여성의 파멸적인 결말을 여과없이 보여주어 '불쾌하지 그지 없다' 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권위와 제도, 억압에 신랄한 비판을 한 수작 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비르지니 데팡트 작가 데팡트가 체제를 터뜨리고 싶은 심정을 담은 책이라고 얘기한 문제의 <베즈 무아>는 2000년 영화로 만들어졌지만 바로 엑스등급의 개봉금지 조치를 받았다. 적나라한 실제 정사와 이유를 알 수 없는 두 주인공의 살인행각들이 도를 넘어선 선정성과 폭력성을 보였으니 그럴만도 하다. 허나 데팡트는 '그림으로 표현하면 인정되는 장면을 영화로는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은 억지이다' 라며 개봉을 추진했고 카트린느 브레이야(로망스, 섹스 이즈 코메디등)와 장 뤽 고다르(네 멋대로 해라, 작은병정등)를 비롯한 많은 예술인의 지원을 힘입어 일 년 만에 다시 개봉하는 해프닝을 얻기도 했다. 그럼 그런 우여곡절을 겪고 개봉한 영화 <베즈 무아>는 어떠한가? 영화를 소화하기 위해 두 주인공 역으로 실제 포르노 배우인 Karen Lancaume와 Raffaela Anderson을 캐스팅 했으며, 이 과격하기 그지없는 성인 버젼의 프랑스판 델마와 루이스를 찍기 위해 그녀들은 실제 섹스를 감행했고 모든 면에서 '더할 나위 없이 자연스럽다'라는 극찬을 받았다. 상상력에 의지하는 책과는 달리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영상으로 강렬한 이미지를 뇌리에 남긴 <베즈 무아>는 전통적인 여성상을 깡그리 무시한 문제작으로 성적표현과 폭력신의 수위가 한국에서 검열의 대상이었던 그 동안의 프랑스 영화 <로망스>, <폴라 엑스> 등보다 더 굉장한 것이었다. 분노 어린 나딘의 매서운 눈으로 오프닝을 시작한다. 강간을 당하지만 반항하지 않는 마뉘.
왜 반항을 하지 않느냐는 친구의 말에 시니컬하게 내뱉는다. '그냥 거시기고 그냥 여자일뿐이다.' 그때 나딘은 한 남자에게 몸을 팔고 있다. 그는 섹스 내내 저질적인 말을 내뱉아 그녀의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기분이 안좋아진 나딘은 언제나 잘난척 하는 룸메이트를 실수로 죽여버리고.. 같은 시간 마뉘도 살인을 하게 된다. 둘은 서로가 같다는걸 알고 같이 여행을 하게 된다. 그리고 살인 섹스 총을 구하기 위해 또 다시 살인 흘러내린 피와 하이힐이 대조적이다. 콘돔을 쓰겠다는 이유로 죽여버린 남자 섹스, 살인 이제 모든 것이 그녀들의 마음대로다. 더 이상 살인에 이유는 없고 그저 분노만이 남아있다. 공허한 그녀들의 마지막은.. 영화를 다 감상하면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은것인가?' 라는 의문이 든다. 하층민이었던 두 여자가 살인을 저지르고 여행을 다니며 엽기적인 살인행각과 섹스를 벌이다 끝나는 이 영화는 관객에게 많은 불편함을 안겨주는 것이다. 뭐냐? 도대체 왜 이런 이야기를 굳이 영화로 만든걸까? 작가 데팡트가 말했듯 현대 사회의 여성이 어떻게 대우받는지에 대한 설명인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들이 사회로부터 받은 폭력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폭력을 선택하지만 그것이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폭력이 또다른 폭력을 낳지만 더 이상 아무것도 나아질 게 없는 악순환의 연결고리. 그것을 보여준 <베즈 무아> 는 사회에 대한 작가의 폐부 깊숙히 찌르는 비판 의식이 담겨져 있다. <베즈 무아>의 파멸형 주인공들은 작가 자신의 분신이라 말할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것은 계몽영화나 마찬가지다. 크게는 사회, 작게는 남자들을 고발하여 시사적인 메시지를 던져주지만 영화는 우리에게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까지는 제시하지는 못한다. 그것은 결국 영화를 관람한 우리들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 사회에 대한 조롱으로 가득 담겨져 있는 문제작 <베즈 무아> 를 한국의 관객들은 과연 어떤 시선으로 받아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영화의 주연인 그녀는 작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녀는 영화를 찍으면서 자신의 삶을 본걸까? <베즈 무아> 는 2000년 타임지가 선정한 <와호장룡>, <화양연화>와 같은 10대 영화에 선정되었다. 허나 IMDB 평점은 4.7로 낮은 편에 속한다.
|
|||||||||||||||||||
|
|||||||||||||||||||
|
|||||||||||||||||||
|
|||||||||||||||||||
|
|||||||||||||||||||